<장남>
- 시 : 돌샘/이길옥 -
하고 싶지 않다.
‘장남이니까’
소리가 싫다.
모든 책임, 무거운 짐의 무게에 눌려 사는 부담감 때문이 아니다.
집안의 기둥이란 말 때문만도 아니다.
책임질 때는 지고
기둥이 되어야 할 때는 받쳐주면 된다.
그래도 하기 싫다.
‘장남이잖아’
소리로 목에 올가미를 씌우고 발에 족쇄를 채운 뒤
쇠창살의 울타리에 집어넣고 집안의 크고 작은 일 넣어주는 것 때문이 아니다.
집안일이라면
허리 부러져도 발 벗으면 된다.
칠 남매 장남의 자리에 드나들며
지극정성으로 싸 온 동생들의 따뜻한 형제애를
집안의 대들보라서 가져온 훈훈한 대접을
더는 쟁일 곳이 없어
이제 맏이의 옷을 벗고 싶다.
<음악 : 인생 - 색소폰>
첫댓글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신화원 님, 머물러 가심 감사합니다.
비 오는 금요일 오후도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