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에 물들다>
- 시 : 돌샘/이길옥 -
노을이 들어 옆구리가 간지러운 파도가
몸을 뒤척이는 방파제 끝자락에
청승을 깔고 앉는다.
기분 전환으로 좋은 장소 물색에 딱 걸린
그래서 자리 잡은 곳
혼자 민망하여
소주 한 병 데려다 옆에 앉히고
뚜껑을 비틀자
병 속에 갇혀 숨 막히던 술 냄새가 먼저 뛰쳐나와
콧구멍을 파고들어 터를 잡는다.
안주나 잔이 필요 없는 술판엔
병나발이 최고다.
목젖에 걸리는 한 모금의 짜릿하고 알싸한 쾌감이
뱃속을 휘젓고 취기를 쑤셔 넣으며
얼굴에 노을을 편다.
수평선 아래로 몸을 숨기던 해가
배시시 웃음을 쏟는다.
<음악 : 낙조/노래 문주란 경음악>
신화원 님, 댓글 고맙습니다. 나이 들어 찾은 해변에서 맞는 저녁노을은 바로 우리 인생입니다. 황금 시절 뒤로 하고 홀연히 떠나는 마지말 길이 보여 애처롭습니다. 그래도 잘 살았다는 안도로 지는 해를 벗으로 술 병 비우며 붉어지는 얼굴에 떠오르는 홍조가 재법 화끈합니다.
첫댓글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신화원 님, 댓글 고맙습니다.
나이 들어 찾은 해변에서 맞는 저녁노을은 바로 우리 인생입니다.
황금 시절 뒤로 하고 홀연히 떠나는 마지말 길이 보여 애처롭습니다.
그래도 잘 살았다는 안도로 지는 해를 벗으로 술 병 비우며 붉어지는 얼굴에 떠오르는 홍조가 재법 화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