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道)
-박종영
수많은 발걸음으로 수고한 나이를 셈하는
땅의 슬기로움, 경쾌하거나 더디거나 분별없이
발걸음이 닿으면 새로운 인연을 읽으며 세상의 길이 되고,
낯선 타관의 발걸음도 익숙한 고향의 길로 마중한다.
직선의 길보다 구불구불 꽃피고 새우는 길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길이 되는 동행의 즐거움이 있어서다.
길은 끝없는 하루를 따라가면서도
서러운 발걸음은 받아들여 아픔을 달래어 걷게 한다.
사계절이 색깔의 빛을 준비하는 동안
수많은 발걸음이 쌓여 세월의 층계를 이루게 하고,
마지막 걷는 이승의 시간도 저승의 길로 안내한다.
우리는 하루의 설계를 길 위에서 숙고한다.
걸어가며 성취함으로 길의 명령은 위대한 것이다.
발걸음은 무위(無爲)하게 옮겨서는 아니 되고
가장 현명하고 가장 진지하게
유익한 발걸음으로 슬기로운 하루를 점령해야 한다.
언제나 한자리에 앉아 비와 바람,
차가운 눈보라 받아내며 계절의 아픔을 받아내는 생명의 길,
길을 딛고 일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은
흙냄새 정겨운 고향의 황톳길이 으뜸이려니 그 길은,
삶의 길이고, 환하게 열린 행운의 길로,
단단한 이정표를 새워도 무방할 일이다.
첫댓글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인사가 늦었습니다.
푸른 오월이 더욱 빛나는 시간입니다.
감사드리며 건승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