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개발이 아니라,
‘강원도스러움’ 창출, 이미지 마케팅 필요” (3단 두줄 굵게)
교통망 대거 확충시대…자연환경・역사・문화유적지 ‘브랜드화’ 필요
강원도 이미지 제고 방안(아미)
지난호에서 강원도 이미지 디스카운트 현상의 실태와 문제점들을 살펴보았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 모색을 위해 타지역의 성공적인 브랜드 개발 사례와 강원도청의 정책들을 되돌아보며 강원도 이미지 저하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문화유적 활용, 브랜드 개발
최근 특허청이 발표한 ‘지자체별 브랜드 등록건수’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전남이 488건으로 가장 많은 브랜드 등록을 했다. 강원도는 374건으로 1위인 전남보다 무려 114건이나 적은 수치로 4위에 머물렀다.
1위를 차치한 ‘브랜드 왕국’ 전남은 최근 수년 간 역사 마케팅을 통한 지역 브랜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명랑대첩을 바탕으로 한 ‘명랑 마케팅’, 전라수영의 4개 만호진 중 하나였던 ‘목포진 복원’ 등 역사 문화 유적지를 상징화해 이를 지역 브랜드로 개발, 등록하고 있다.
도내에도 강릉의 오죽헌, 영월의 단종 왕릉 등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문화유적지 69개소가 존재한다. 하지만 활발한 마케팅이 이뤄지지 않아 브랜드 개발은 미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도 문화유적관광지들을 개발해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는 ‘지명 바꾸기’ 열풍이 불고 있다. 지명을 역사적·문화적 요인을 포함한 이름으로 바꿈으로써 브랜드 가치 및 관광자원 개발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지역민에게 애향심과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북 울진군의 경우 서면은 경복궁에 쓰인 명품 소나무를 강조한 '금강송면'으로, 원남면은 매화나무를 내세운 '매화면'으로 지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 같은 지명 변경 전략은 강원도의 역사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개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지난 4월 지명을 ‘대가야읍’으로 변경한 강원도 고령읍은 좋은 예이다. 대가야국 수도였던 지역의 역사성과 특색을 살린 것이다. 고령군은 ‘대가야 관문 상징화사업’, ‘대가야 종묘 건립사업'과 유・무형 콘텐츠 개발을 통해 역사 관광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강원발전연구소 박상헌 선임연구원은 “정선군이 전통시장에 정선아리랑 공연을 도입, 먹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를 제공한 것처럼 지역만의 역사적 문화 콘텐츠를 살려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한 유흥관광지보다는 역사문화유적지로서의 관광지를 개발하고 체험기회를 제공해 관광객들을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 자원살린 친환경 개발
강원도는 특유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연 환경과 스카이라인은 크게 훼손됐다. 물론 강원도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보존해야할 미래의 땅’으로만 남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특유의 자연환경을 살리는 ‘강원도다운’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는 2004년부터 ‘아름다운 강원도 만들기’ 사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존하고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지역 특색인 환경을 해지지 않는 친환경적인 개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딱히 이렇다 할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춘천 구봉산, 봉의산의 무분별한 개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등으로 자연환경과 스카이라인이 훼손되기도 했다. 실질적인 도의 정책 시행 과정에서 경관 형성을 위한 규범적 틀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선임연구원은 “특자연경관과 스카이라인을 보존함으로써 강원도다운 브랜드를 만들고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브랜드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가치 또한 높이는 일”이라며 “앞으로 도내에서 국제회의와 평창올림픽 등 각종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는 만큼 내·외국인들에게 강원도만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줌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폐건물을 사업장으로
도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빈집·폐건물을 활용한 사업을 펼칠 뿐만 아니라 도 역시 빈집·폐건물의 재활용 공사 또는 철거를 위해 두 팔 걷고 나섰다.
태백시는 행정자치부가 주최한 2015년 ‘마을공방(Village Factory) 공모사업’에 선정돼 빈집 등 폐건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농촌으로 이주를 원하는 예비 귀촌인에게 농사체험 및 빈집 등 주거정보 등을 제공한다.
태백시는 삼수동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화전발전협의회(회장 우병섭)를 중심으로 폐교가 된 옛 화전초등학교를 활용, 산야초 및 농산물 발효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가칭)『태백산 웰빙랜드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도 역시 빈집·폐건물 철거에 나서고 있다. 도는 지난 3월부터 '2015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을 통해 도내 지자체 농촌지역 7곳과 도시지역 4곳 등 11개 지구에 지원금 136억 원을 포함해 향후 3년간 총 515억원을 투자한다.
이렇듯 도와 지자체가 도내 빈집·폐건물의 철거 또는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도내 빈집 정보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은 하지 않고 있다. 농립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종합센터는 농촌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보다 쉽게 농촌지역의 빈집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는 귀농귀촌종합센터를 통해 달마다 귀농·귀촌인을 위한 지역강좌의 날짜와 장소를 소개하고 있지만 빈집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여러 정책을 통해 도내 빈집·폐건물을 줄여나가는 것도 좋지만 빈집 정보를 제공해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유용한 도움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스런’ 이미지 마케팅
2018동계평창올림픽을 위한 고속도로・전철망 확충 등 인프라가 구축 작업이 활발한 가운데 도의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은 큰 숙제다.
현재 올림픽 특수로 제2영동고속도로(16년 11월 개통 예정)·원주~강릉 복선철도(18년 완공 예정)의 교통망 확충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 국내 유일의 4개 복선전철이 교차하는 쿼드러플 역세권인 KTX서원주역은 △성남~서원주(16년 완공예정) △서원주~강릉(17년 완공예정) △중앙선 청량리~서원주(개통 운행 중) △중앙선 원주~영천(18년 완공 예정) 등이 개통 예정이거나 운행중이다. 게다가, 지난달 국도교통부의 지역수요 맞춤지원 공모사업에 태백·평창·양양·삼척 등 4개 시·군이 선정됐다. 선정된 4개의 시·군에 3억~30억 원의 국비를 단계별로 지원받는다.
이같은 교통망의 대거 확충과 함께 이에 걸맞는 도 이미지 마케팅의 필요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도는 지난달 ‘강원도의 ○○○ 29초 영화제’를 개최했다. 이 영화제는 ‘마음대로 상상하는 강원도’가 부제로, 오감으로 느낀 강원도에 대한 생각들을 29초 이야기로 구성해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도 이미지 마케팅 강화의 필요성에 부응하는 정책의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박 선임연구원은 “정부는 지역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심사해 필요한 사업들을 선차적으로 선별, 이에 대해 지원금을 준다”며 “도청 등 지자체에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브랜드라는 것을 명심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맹목적으로 다른 지역을 따라하는 개발이 아니라 강원도의 보물 같은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활용해 ‘강원도다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은주ㆍ권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