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쓰다 정 끝 별 피나마 A형 독감에 걸려 먹는 밥이 쓰다 변해가는 애인을 생각하며 먹는 밥이 쓰고 늘어가는 빚 걱정을 하며 먹는 밥이 쓰다 밥이 쓰다 달아도 시원찮을 이 나이에 벌써 밥이 쓰다 돈을 쓰고 머리를 쓰고 손을 쓰고 말을 쓰고 수를 쓰고 몸을 쓰고 힘을 쓰고 억지를 쓰고 색을 쓰고 글을 쓰고 안경을 쓰고 모자를 쓰고 약을 쓰고 관을 쓰고 쓰고 싶어 벌루무 짓을 다 쓰고 쓰다 쓰는 것에 지쳐 밥이 먼저 쓰다 오랜 강사 생활을 접고 뉴질랜드로 날아가 버린 선배의 안부를 받다 먹는 밥이 쓰고 결혼도 잊고 죽어라 글만 쓰다 폐암으로 죽은 젊은 문학평론가를 생각하며 먹는 밥이 쓰다 찌개 그릇에 고개를 떨구며 혼자 먹는 밥이 쓰다 쓴 밥을 몸에 좋은 약이라 생각하며 꼭꼭 씹어 삼키는 밥이 쓰다 밥이 쓰다 세상을 덜 쓰면서 살라고, 떼꿍한 눈이 머리를 쓰다듬는 저녁 목메인 밥을 쓴다 |
첫댓글 입맛이 쓰다고 늘 밥상 앞에서 얼굴을 찡그리시던 울 엄마
왜 그런지 늘 입이 써서 아무맛도 못 느끼시곤 했었지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거나 말같지도 않은 일을 당하면 정말 입이 씁니다
아마도 원하지 않은 일이 닥치거나 해결 방법이 없어도 입이 쓰다고 하지요
그런데 저는 저도 입이 써서 늘 사탕을 입에 넣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