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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학자인 저자는 버려지는 똥과 오줌을 에너지와 퇴비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비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것을 일컬어 '화장실에서 시작되는 생태 혁명'이라 규정하면서, 사이트를 만들어 이른바 '똥 본위 화폐'가 통용될 수 있도록 구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생활에는 이미 과도한 물을 사용하는 수세식 변기 시스템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 편리함으로 인해 생태 화장실이라고 할 수 있는 '비비 시스템'은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인 <이것은 변기가 아닙니다>에 담긴 뜻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그저 버려지는 오물이 아닌 재활용되는 똥과 오줌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여겨진다.
최근 환경문제가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가운데 인간의 배설물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여겨진다. 불과 한 세대만에 편리함을 무기로 수세식 화장실은 우리의 일상에 가장 긴요한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말이 까마득한 시절의 속담이 되어버렸듯이, 농담이겠지만 누군가는 화장실 수로 부유함의 척도를 삼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수세식 시스템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도 심각하다는 저자의 발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당장 그 대안이 없으니 그냥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된다면 시간을 들여서라도 그것을 실천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화장실 시스템에 관심이 가는 이유이다
현재의 수세식 변기가 과도한 물 사용과 그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것을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따라 고안된 것이 똥과 오줌의 재활용을 위한 시스템으로서 '비비화장실'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소변과 대변을 분리배출하고, 그것을 수세식 화장실 시스템과 비슷한 원리로 수거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우리의 일상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소규모가 아닌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가 확보되어야만 한다는 전제가 달려있다. 특히 2장에서는 '비비화장실'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데, 일단 그 원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이 되어 있다. 나아가 여기에 건강검진에 사용되는 소변검사용 시트를 접목한다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스스로 점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듯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시스템이라면 더 많은 이들에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매일처럼 막대한 양이 배출되는 사람의 배설물을 재활용하여 자원과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는 '비비시스템'이 우리의 일상에서 실현될 수 있다면,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것이라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대규모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외면을 받는다. 우선 수세식 화장실이 너무도 편리하기 때문이고,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신이 먼저 사용하기를 거리끼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이라고 한다. '비비 시스템'은 개별 주택에서는 설치비가 적지 않게 들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 주택에서 함께 이용할 때, 경제적인 면에서도 효과가 나게 된다고 한다. 아직 사람들에게 이 시스템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좋은 취지가 잘 전달되어 앞으로 보다 많은 이들이 이런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비비변기를 통해서 한곳에 모아진 대변들은 메탄가스를 집적시켜 에너지로 활용된다고 한다. 이 메탄가스는 연료전지를 충전시키는 역할을 주로 수행하며, 그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는 녹조류를 배양해서 건강식품이나 물고기의 사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 부산물인 똥찌꺼기와 부산물은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며, 오줌 역시 따로 모아서 액체 비료(액비)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접맥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용자들이 전제되어야만 할 것이다. 만약 이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다면, 똥에서 '금덩어리'를 캐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겠다.
비비시스템은 일정 규모 이상이 되어야 운용이 가능하다. 최근 환경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특히 수세식 화장실의 편리함과 더불어 그로 인한 물낭비 문제를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생태화장실을 꾸미고, 여기에서 나오는 오물들을 퇴비나 자원으로 재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의 공동주택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대체할 방식으로 ‘비비시스템’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포함된 연구팀에서는 이를 위한 설문조사를 통해, 대다수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보고하고 잇다. 하지만 이를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지불해야할 비용은 물론이고, 이를 공익적인 차원에서 잡근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수세식 화장실을 제외한 생활하수의 처리 문제도 과제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이를 인공습지를 만들어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들은 살면서 똥을 배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활용하여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분노를 처리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면, 이것을 재활용하여 에너지로 만들고 퇴비로 만드는 것은 유용한 일이라고 하겠다. 현재의 과학기술로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면, 일단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저자는 비비시스템의 키워드를 순환과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지향이라고 설명한다. 현재의 화장실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체로 비용문제가 그것을 실용화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한다. 만약 이러한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알려지고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다면, 저자가 생각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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