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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하나의 상품으로 팔리기 시작한 것은 대체적으로 조선 후기로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책을 소유한다는 것은 글을 읽을 수 있는 양반들이나 가능했던 일이었다. 출간되어 유통되는 책의 종류나 양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많은 책을 소장하는 것도 일부 사람들에게나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기록들을 보면, 책을 빌려서 베낀 다음에 돌려준다거나 빌린 책을 갚지 않은 이를 원망한다는 등의 내용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하지만 조선 후기 무렵에는 다양한 책들이 활자나 목판으로 인쇄되어 출간되었으며, 주로 대중들이 많이 찾는 소설들에 집중되었다고 보고되고 있다. ‘조선 후기 세책업의 발달과 소설의 유행’이라는 부제로 보아, 이 책은 소설의 출판과 유통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책업’이란 다량을 책을 보유하여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데, 세책가는 오늘날의 도서대여점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다만 책값이 결코 싸지 않았기에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사람들은 책을 사기보다 주로 세책가에서 빌려보았던 것이다. 저자는 조선 후기에 주로 부녀자들 사이에 유행했던 소설에 대한 관심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써 세책업에 대해서, 다양한 자료들을 중심으로 엮어내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세책 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조선의 그것과의 비교를 하고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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