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30분
어둠이 채 가기 전이다.
창문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며칠 동안 화창 하고, 바람 없었던 날씨에서 불안감을 안긴다.
어둠 속 흔들리는 나무 가지가 바람이 거세다는 것을 입증 한다.
낚시 도구를 주섬 주섬 챙겨 아파트 현관을 나서 바람에 휘말리는 구름을 쳐다보니 금시 비를 뿌릴듯 하여, 발길을 되돌린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창밖을 두드리는 빗 소리가 들린다.
쏟아지던 비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그치고, 구름이 거치며, 눈 부신 태양 빛 뿌려지는 화창한 날씨가 외출을 유혹한다.
오후 세시반. 차에서 하차 한 곳은 한림읍 읍소재지. 마치 중소 도시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와 규모를 갖춘 큰 어항은 어선들이 빼꼭이 정박되어 있다.
오늘은 이곳에서 애월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가기로 결정하고, 쉬엄 쉬엄 걷기로 했다.
길가 수없이 피어 있는 이름 모를 봄꽂에 벌써 벌이 찾아 꽃 술을 바꾸어 분주히 날개짓 하고 있다.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오묘한 제주 돌로 쌓아 올린 돌담가에 이름 모를 봄꽃이 보드랍고 고운 색깔로 시선을 멈춘다. 이 아름다운 한림의 봄 풍경에 도취되어 열심히 핸드폰 샷을 누르며, 바다 바람 쐬는 것 자체가 힐링다.
갯바위에서 낚시대 드리운 어린 아들과 아버지, 바닷말 채취에 물을 적시는 여행 모녀의 모습 조차 이색적이고 아름답게 보인다.
귀덕리 마을 길을 따라 카메라 샷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비양도 지난 수평선이 금빛으로 물들여 가고 있다.
귀덕1리 인어 카페에서 물씬 풍기는 커피 냄새가 일몰과 어울려 귀덕 해변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있다.
앞 정자에 걸터 앉아 sun seting시간을 어림잡아 계산 해 본다.
1시간 후 애월과 경계 지역인 등대를
전경으로 수평선 걸치는 마지막 해를 담고 싶어 걸음 속도를 높힌다.
다리 건너 애월빵공장의 검고 큼직한 글자가 시선에 멎는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핸드폰 빳데리가 4%를 표시하고 있다.
지니고 있던 카메라를 끄집어 내어 이 아름다운 sun seting을 놓칠 세라 분주히 샷을 눌러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