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그마한 축구공에(2006년 한일 월드컵)
2006년 한국의 6월 긴 하루해가 지면
둥근 축구공이 다시 뜬다.
붉은 노을이 서산을 물 드리면
노을의 너울이 밀려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초저녁에서 자정을 지나 여명(黎明)으로
붉은 파도가 밤새도록 붉은 밤(紅夜)을 만든다.
거리 곳곳에 한 두 사람 때로는 무리 지어
빨간 셔츠를 입은 남녀노소
광장과 공원 넓은 네거리와 운동장에
왁자지껄 손잡고 모인다.
간혹 악마의 표시 냥 붉은 뿔 같은 것을 머리에 붙인 이들도 있다.
한국의 심장 시청 앞 광장
작은 섬 마라도 잔디 깔린 학교 운동장 독도 경비대 막사 안
어디 할 것 없이 빨간색과 사람들의 조화
안타가운 한숨 뒤에 터져 나오는 우렁찬 믿음의 소리
아~아 대한민국 짝짝
연출되지 않은 합일의 탄성
4년 만의 재회의 기쁨
남쪽 5천만의 함성이
반도 한라를 휘돌아 북쪽 백두까지
조그마한 축구공에
이 민족의 염원이 뭉쳐 비상(飛上) 의 나래가 되어 지구의 지축을 흔들었다.
뭉쳐 아니 되는 일 없고
당기고 끌면 못 오르는 산 없다.
오늘이 내일이 되고 6월19일이 될 것이다.
아~아 대한민국 짝짝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첫댓글 하필 그날 저녁에 범어로타리 인근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길이 막혀 줄줄이 지각을 했습니다.
붉은악마들의 함성이 지금도 눈에 삼삼 귀에 쟁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