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빛·소리의 거리 이태원 길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는 귀로 듣는 음악이 있어 기쁜 시간도 있고 눈으로 보는 그림이 있어 즐거운 시간도 있고, 소리를 들어 가슴이 뭉클한 시간을 가지는 수도 있다. 이는 개인에 따라 기쁨, 즐거움, 위안을 받는 내용이 다르다.
이태원(1942~2008)은 아버지 이재완과 어머니 김복쇠 여사 사이에서 8남매 중 장남으로 일제강점기 말 1942년 칠곡면 읍내동 교동마을에서 태어났다. 전매청에 다니는 아버지 덕분에 남부럽지 않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공부도 잘하여 항시 1~2등을 놓치지 않는 우등생이었다고 한다. 1955년 칠곡초등학교, 1958년 경북중학교, 1961년 명문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경북고등학교 입학 후 독서광이 되었다. 글재주가 뛰어나 고2 때 지방 문학지 단편소설 공모에도 당선된 우리 고장이 배출한 소설가이다.
보통 사람들의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잡역부, 여러 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수로 떠돌다가 1969년도에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수십 편의 습작품을 공모전에 응모했으나 번번이 탈락하여 마음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역사의 물줄기에 인간의 발을 담그는 작가 이태원은 1970년 동아일보 창간 50주년 기념 공모전에 장편소설 ‘객사’가 당선되어 중앙 문단에 나가게 되었다.
이후 민주화와 인권 향상에 대한 문인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에 가입하는 등 1975년을 기점으로 고은, 황석영 등과 함께 민주화 활동을 했다. 1978년 대하소설 ‘개국’, 1980년 역사 대하소설 ‘낙동강’을 대구매일신문에 연재하고 초야, 낙동강 등 30여 편의 목숨보다 더 아끼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셨다. 소설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2009년 3월 8일 67세에 짧은 삶을 마감하여 아쉬움이 많다.
대구 북구 동천동 897-8 일대의 대구 문화예술 거리 이태원 길은 크게 동천동에 팔거역, 구름광장, 상업지구, 이태원 문학관, 동천 육교까지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디자인 거리로 조성되었다. 행복 북구문화재단에서는 북구 동천동 칠곡3지구 일대에 문화와 예술이 소통하는 이태원 길을 도시철도 지상철 3호선 팔거천 역 앞에서부터 동천 육교까지 보행자 전용 도로 720m에 조성하고 미관광장 두 곳과 버스킹 존 네 곳, 이태원 문학관과 영상관을 마련해 두었다. 광장에서 다양한 예술작품과 행사를 만날 수 있다.
이태원 길 입구에서부터 새로운 조형물이 설치되어 볼거리가 가득하다. 지난날 이곳 칠곡3지구 이태원 길은 다양한 빛 조형물과 경관조명을 설치해서 새로운 볼거리를 조성하고 지역 상권의 활성화를 위한 빛의 거리로 운영되기도 했던 곳이다.
전시된 작품은 이태원 소설가의 책 제목과 함께 녹이 슨 듯한 모습은 시간의 퇴적을 의미하는 것 그것 같다.
이태원 길에서 만난 ‘객사의 길을 그리다’는 <2020 공공 미술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거리를 아름답게 해주고 있다. 서울에 유명한 이태원 거리가 있지만, 대구 칠곡3지구에 문화예술 거리가 바로 이태원 길이다. 소설가로서 우리들의 머릿속에 새겨진 유명한 이태원을 그리는 거리는 이태원 길 안에 있는 팔거 광장에서는 위쪽에서 내려주는 조명이 저녁이 되자 불이 밝혀져 예술의 혼을 불사르라고 자극하고 있다.
객사의 길을 그리다의 ‘이태원 길’은 대구 칠곡지역 출신 천재 소설가 이태원 작가의 이름을 본뜬 문화예술 거리이다. 작가의 고향이자 대표작 ‘객사’의 무대로 칠곡에서 작가를 회상하고, 문학의 흔적과 발자취를 기리며 이태원을 중심으로 한 문화 콘텐츠와 지역민과 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예술 거리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대구 중구 대봉동에 있는 김광석 거리와 같이 이태원 길이 대구 버스킹 명소가 되어 아마추어 예술인의 재능을 맘껏 뽐낼 수 있고 시민들에게는 휴식 공간이 되어 예술혼을 일깨워주는 문화적 공감과 활성화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디자인 거리답게 바닥에 ‘이태원 길’이라고 글자도 적혀있다. 남에게 받은 은혜나 고마움을 모래에 새기면 금방 없어지지만 여기는 콘크리트 바닥에 글자를 새겨 놓았으니 몇백 년을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질 것 같다. 이태원 길 포토존을 지나면 이태원 문학관이 있는 넓은 광장이 있어 이곳도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좋은 곳이다.
탁 트인 버스킹 공연 광장은 이태원 길을 찾는 누구나, 언제든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북구 문화예술 거리 공연장이다. 정말 대구시민이기에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정기적인 공연을 하지 않아 관객은 없었지만, 공연 행사가 있을 때 출연자들은 흥이 나서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 찬 모습으로 공연을 해주었다.
대표작 ‘객사’는 국립극단과 지상파 방송 3사(KBS, MBC, TBC)에 3.1절 특집 드라마로 제작하여 방영된 유일무이한 작품이기도 하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에 순회 공연한 ‘객사’의 작가가 칠곡 출신 이태원이다.
이태원 문학관 벽면에는 ‘객사’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객사는 이태원 작가가 1910년 일제에 의해 나라를 빼앗긴 것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겼다고 한다.
고향 칠곡을 무대로 한 저자의 애정이 깊이 스며있는 명작 ‘객사’는 지체 높은 양반가 남편이 동학 농민 운동, 독립운동하다가 몰락하자 하인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어렵게 살아가며 가진 자의 학대와 제도의 굴레를 꿋꿋하게 이겨내며 살아가는 내용이다.
이태원 문학관은 조성된 지 얼마 안 된 데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해 찾아가기가 힘들다고 한다. 주변 지역민도 이태원 거리는 알지만, 이태원 문학관은 모르시는 분이 많았다.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북구 문화예술 거리의 이태원 문학관 앞에서 이태원 거리에는 토요일마다 문화 공연을 하고 있다. 음악공연이 펼쳐진 날은 많은 사람이 모인다. 2021 대구시민 주간에는 행복 북구합창단, 헤븐스 여성합창단, 대구시민 오카리나 오케스트라 3팀이 문학관을 무대로 “아름다운 나라” 한 곡을 합창과 오카리나의 콜라보를 연출했다. 한 사람의 지휘에 맞추어 3개 팀이 하나가 되어 공연하는 것이 참 잘 어울렸다. 시민의 화합하는 정신, 단결된 힘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하여 대구가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을 내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이태원 길에 지난 2월 21일 대구시민의 날을 맞아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이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대구 시민주간을 의미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예술의 흥과 끼가 넘치는 대구인(Joyful Daegu)을 위해 이태원 길에 노랫소리가 울려 퍼져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아름다운 노래를 귀에 담아가도록 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물러가서 대구 북구 지역의 문화예술 거리 활성화로 많은 시민이 찾을 수 있는 공간, 문화와 감성이 어우러지는 공간, 자유로운 힐링의 공간, 세대 간의 소통 공간으로 대구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생활에서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을 통하여 머리가 맑아지고 눈은 빛을 보고 감성을 키우고, 소리를 듣고 가슴이 넓어지는 생활에 활용되었으면 한다.
대구시민 오카리나 오케스트라 팀원 김경인 씨는 “대구시청에서 이런 행사를 해주어서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 시민주간뿐만이 아니고 종종 더 많은 종류를 발표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였다.
이태원 거리를 문화예술 거리로 더 잘 꾸려나가려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문학적인 요소와 문화체험의 기회, 볼거리, 즐길 거리 등 풍성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방문객의 눈길을 끌고 발을 멈추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