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디뮴/김재용
서울시청을 정년퇴직한 자칭 으뜸 돌팔이 의사라는 어린 시절의
동네 친구한테 정수리부터 발바닥까지 내 몸의 비밀부호를 몽
땅 털렸다
100세를 살더라도 웰빙을 위하여
가끔 자는 중에 종아리에서 징그러운 쥐새끼가 튀어나와 근육을
마비시키고, 혈압은 자꾸만 내 IQ를 따라 와, 어느새 150이고,
뱃속에서는 콩 나와라, 팥 나와라 속 썩이는 내장이 있어 증세에
따른 혈점을 찾아 N극과 S극 자석을 붙여 치료받고 있다
울 친구는
그동안 네오디뮴 자석으로 겨울밖에 모르던 중환자에게 희망이
샘솟는 봄을 선물하기도 했다는데 현재 그 봄을 애타게 기다리
며 치료받는 환자가 500명을 넘는다고 한다
열흘 전
고교 졸업 후 46년만에 친구를 만나 술 한잔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
나누던 중에 자연스레 유효기간이 다 돼가는 몸에 대한 건강 얘기
를 하다 친구 왈
병원에서도 포기한 자(병포자)가 본인 병을 스스로 고쳐보려고 의
학공부를 해 자가 치료로 완쾌하자 욕심이 생겨 현대판 동의보감을
터득하고는 노후를 봉사하는 맘으로 살자고 환자를 무료 치료한다
는 친구의 말에 깜짝 놀랐다
워낙 바빠서 엄살 부리는 환자는 치료를 안 하고 말 그대로 죽을 똥
살 똥 하는 환자들만 치료한다는데 난 특별히 봐준다며 치료를
하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밤에 30분마다 소변보느라 잠을 못 자는 환자가 있었는
데 그런 분도 완쾌되어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환자를 관리하느라 그동안 친구들 모임에 못 나왔다며 친구들
단톡방도 볼 시간이 없었는데 어느 날 단톡방에 올라 온 내 시가 맘
에 쏙 들었다며 언제 시가 또 올라오나 하는 바람으로 단톡방을
보게 된다며 종종 올려 달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뇌리에 느낌이 번쩍
왔다
그래
"시약 詩藥"을 개발하는 거야 세계 최초로,
암에 대한 시를 써서 암 환자가 시를 읽고는 병이 호전된다든가
고혈압에 대한 시를 써 고혈압 환자가 시를 읽고는 혈압이 내리는,
세상에나 이런 시도 있나 하고 세상이 뒤집어지는 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ㅎㅎ
암튼 말도 안 되는 얘기이지만은
돌팔이 의사인 친구가 열심히 의학 공부를 해서 삶의 희망을 잃은
환자들에게 새 삶을 살게 하는 것처럼 나도 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에게 살맛 나고 꿀맛 나는 세상을 선물해야겠다고 다
짐을 해 본다. 노벨 문학의학상을 위하여 위하여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