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핏빛으로 뚜욱 뚜욱 떨어지는 동백의 낙화를 보면서
詩人은 천 년 전 김유신이 자기 말의 모가지를 단칼에 잘랐다는 고사를 떠올리고
다시 자신의 초고(草稿)에서 엇나간 詩句를 그렇게 툭툭 잘라내며 느낀 아픔을
연상한다.
말 모가지를 자르는 참마검(斬馬劍)은 아무나 휘두르지 못한다.
좋은 시상(詩想)을 떠올리기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군더더기를 매섭게 걷어내 작품을 완성하는 일, 퇴고(推敲)는
그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좋은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 좋은 글들을 잘라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詩는 ‘하고 싶은 말을 꾸욱 참으며 쓰는 글’
나는 얼마나 더 냉정해져야 하는가.
"절제여 ...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글, 정명 시인)
첫댓글 동백을
말 모가지에 비유를~~~
배웁니다
꽃 떨구듯 날마다
말[言]을 자르느라 낑낑.
오네 귀한 글 감사합니다
말 모가지를 어찌 자를까ㅜㅡ
잘라도 잘라도 자라는 종양같은 모가지
하고 싶은 말을 꾸욱 참으며 쓰는 글, 나는 얼마나 더 냉정해져야 하는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