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영상 : https://youtube.com/shorts/lB7ZbXGcDaw?si=oHhgc0NiWgWit5GU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가장 이례적이면서도 성공적인 이종산업 간의 결합으로 평가받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現 코웨이)’ 인수는 게임 산업과 실물 구독경제 산업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에 걸쳐 진행된 이 대규모 M&A는 단순한 기업의 외형 확장을 넘어, 넷마블이라는 IT 및 게임 기업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을 전통적인 가전 렌털 사업에 접목하여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진화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의 산물이었습니다.
수년간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여 심층 분석을 하였던 <김영진M&A연구소>에서 넷마블의 ‘웅진코웨이(現 코웨이)’ M&A가 어떠한 맥락에서 이루어졌는지, 두 기업이 어떠한 성장 과정을 거쳐 만났는지, 그리고 인수의 구체적인 조건과 자금조달 방식,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과정까지 모든 측면을 깊이 있고 상세하게 분석하여 보겠습니다.
■ 넷마블의 설립과 성장 과정 : 벤처 신화에서 글로벌 게임 공룡으로
넷마블의 역사는 방준혁 이사회 의장의 개인적인 굴곡과 궤를 같이하며 한국 IT 및 게임 벤처의 신화적인 서사로 불립니다.
1968년에 태어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자란 방준혁 의장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영화사업과 위성 인터넷사업 등 초기 벤처 비즈니스에 연달아 뛰어들었으나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의 문제로 두 차례의 큰 실패를 맛보아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2000년, 자본금 1억원과 단 8명의 직원으로 넷마블을 설립하며 게임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초기 넷마블은 치열한 닷컴버블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였고, 2002년 PC 온라인 게임 ‘캐치마인드’ 등을 필두로 국내 게임 시장에 최초로 '부분 유료화(Free-to-Play)' 과금 모델을 도입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내었습니다.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하여 거대한 자본과 마케팅 역량이 필요하였던 넷마블은 2003년 당시 상장기업이었던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되었다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모회사인 플래너스를 흡수합병하는 이른바 ‘새우가 고래를 삼킨’ 기적적인 M&A를 성사시켰습니다.
이후 2004년 대기업인 CJ그룹에 편입되며 ‘CJ인터넷’으로 사명을 변경하였고, 방준혁 의장은 막대한 부를 거머쥠과 동시에 경영권을 일정 기간 보장받으며 대기업의 시스템을 흡수하였습니다.
그러나 방준혁 의장이 건강 악화로 2006년 회사를 떠난 이후 CJ의 게임사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고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하여 2011년 방준혁 의장이 화려하게 경영에 복귀하면서 넷마블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그는 모바일 시대의 도래를 직감하고 회사의 체질을 PC 온라인에서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메가 히트작을 연달아 쏟아내었으며, 2014년에는 중국의 텐센트로부터 5억달러라는 막대한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였습니다.
결국 2017년 상반기 넷마블은 유가증권시장(KOSPI)에 화려하게 상장하며 2조6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였고, 시가총액 13조원을 돌파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 대장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풍부한 현금 창출력과 두둑한 실탄은 훗날 코웨이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 코웨이의 설립과 성장 과정 : 정수기 렌털 신화와 웅진그룹의 굴곡
반면 코웨이의 역사는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뚝심과 국내 방문판매 및 렌털 비즈니스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1989년 윤석금 회장이 설립한 ‘웅진코웨이’는 본래 정수기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평범한 생활가전 기업이었습니다.
정수기는 당시 고가의 가전제품이었기 때문에 대중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고가의 정수기 판매량은 급감하였고 회사는 존폐의 위기에 처하였습니다.
이때 윤석금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획기적인 발상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1998년에 도입한 ‘렌털(대여) 마케팅’과 이를 관리하는 서비스 전문가 ‘코디(CODY, Coway Lady)’ 제도의 창안이었습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정수기를 초기 비용 없이 매월 2~3만원대의 저렴한 렌털료만 내고 사용할 수 있게 하였고, 코디가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필터를 교체하고 위생을 관리하여주는 시스템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었습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하여 코웨이는 정수기를 넘어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으로 렌털 영역을 끝없이 확장하며 국내 1위 생활가전 기업이자 독보적인 현금 창출 기업으로 성장라였습니다.
그러나 코웨이의 굴곡은 모기업인 웅진그룹의 유동성 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웅진그룹이 극동건설 인수를 비롯한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웅진그룹의 유일한 알짜배기이자 캐시카우였던 웅진코웨이를 2013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여야만 하였습니다.
MBK파트너스 산하에서 ‘코웨이’로 사명을 바꾼 이 회사는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통하여 기업가치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이후 웅진그룹은 회생절차를 조기에 졸업하고 절치부심한 끝에 2019년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약 1조6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여 코웨이를 6년 만에 다시 되찾아오는 극적인 드라마를 썼습니다.
하지만 웅진그룹의 이 ‘승자의 저주’는 오래가지 못하였습니다.
인수를 위하여 끌어다 쓴 막대한 차입금의 이자 부담과 웅진에너지 등 계열사의 신용 등급 하락이 겹치면서 웅진그룹은 재인수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되었고, 결국 눈물을 머금고 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놓아야 하는 비운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 M&A 배경 : 웅진의 절박함과 넷마블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
넷마블이 코웨이 인수전에 깜짝 등장한 배경에는 웅진그룹의 극심한 유동성 압박이라는 외부적 요인과 넷마블 내부의 치열한 미래 전략적 고민이 완벽하게 맞물려 있었습니다.
2019년 하반기, 코웨이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었습니다.
사모펀드들이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고 전략적 투자자(SI)로 거론되던 SK네트웍스 등도 높은 몸값에 부담을 느끼고 발을 빼는 분위기였습니다.
웅진그룹은 당장 이듬해 도래하는 수백억원 규모의 사채 만기와 막대한 인수금융 대출을 갚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협상의 주도권은 인수자 측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넷마블의 등장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게임회사가 왜 정수기 회사를 인수하려는지에 대하여 많은 의문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넷마블 방준혁 의장의 시각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첫째, 넷마블은 게임 산업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흥행 리스크를 상쇄하여 줄 강력하고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Cash Cow)이 절실하였습니다.
게임은 신작이 흥행하면 엄청난 수익을 얻지만, 실패하거나 트렌드가 변하면 매출이 급감하는 변동성이 큰 사업입니다.
반면 코웨이의 렌털 비즈니스는 수백만명의 계정을 바탕으로 매월 안정적인 현금이 들어오는 전형적인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모델로, 넷마블의 재무적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완벽한 보완재였습니다.
둘째, 넷마블은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시대에 코웨이가 가진 실물 인프라가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넷마블은 오랫동안 게임 서비스 과정에서 방대한 글로벌 유저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최고 수준의 IT 및 AI 기술력을 축적하여 왔습니다.
코웨이는 국내외에 700만개가 넘는 실물 렌털 계정(기기)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기기들에 넷마블의 IT 기술과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접목하면 단순한 정수기를 넘어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하고 스스로 작동하는 '스마트홈 구독경제'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온라인의 디지털 콘텐츠 구독(게임)과 오프라인의 실물 렌털 구독(가전)이라는 본질적인 유사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융합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넷마블의 거시적인 M&A 배경이었습니다.
■ M&A 조건, 인수지분 및 인수가격 : 막판의 험난한 협상과 극적 타결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19년 10월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전격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최종 타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당시 넷마블이 인수하려던 대상은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씽크빅이 보유하고 있던 웅진코웨이 주식 1,851만1,446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25.08%에 해당하는 지분이었습니다.
넷마블은 당초 본입찰에서 주당 약 9만9,000원 선, 총액 약 1조8,300억원 이상의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실사 과정 및 우선협상 과정에서 커다란 암초를 만났습니다.
바로 코웨이 내부의 노사 갈등, 특히 정수기 설치 및 수리 기사인 'CS닥터'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 문제였습니다.
당시 CS닥터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코웨이와 위탁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었으나, 법원으로부터 근로자성을 인정받으며 회사를 상대로 정규직 전환과 체불 임금 지급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파업 등 실력 행사에 나섰습니다.
넷마블 입장에서는 수천명에 달하는 CS닥터를 모두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할 경우 엄청난 노무 리스크와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충당금 등)을 떠안아야 하였습니다.
이는 M&A 거래에 있어서 중대한 부정적 변화(Material Adverse Change)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넷마블과 웅진그룹 양측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은 원래 예정되었던 시일을 넘기며 난항을 거듭하였습니다.
M&A 시장에서는 넷마블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흘러나왔습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웅진 측은 어떻게든 연내에 매각을 마무리하여야만 다가오는 채무 상환을 감당할 수 있었고, 넷마블 측은 노무 리스크를 매각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여 인수가격을 깎아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결국 벼랑 끝 협상 끝에 웅진그룹은 넷마블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여 매각 가격을 당초 넷마블이 제시하였던 금액보다 약 1,000억원 가까이 낮추어 주는 양보를 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2019년 12월 27일, 넷마블과 웅진씽크빅 양측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인수조건을 최종 확정하였습니다.
넷마블이 취득하는 최종 인수지분은 25.08%(1,851만1,446주)이며, 1주당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여 9만4,00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를 전체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1조7,400억원 규모였습니다.
이는 당시 넷마블의 자기자본 대비 38.23%에 달하는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빅딜이었습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넷마블은 2019년 12월 30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전체 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지급하였고, 나머지 90%의 잔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등 모든 선행 조건이 충족된 이후인 2020년 2월 중순에 전액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 M&A 방식과 자금 조달 : 웅진그룹의 LBO 방식 실패와 넷마블의 안정적 인수금융 활용 전략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자금 조달방식을 이해하기 위하여서는 직전에 웅진그룹이 어떻게 코웨이를 인수하였다가 실패하였는지 그 구조적 한계를 비교하여 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통상적으로 기업가치가 조단위에 이르는 대형 M&A에서는 LBO(Leveraged Buyout; 차입매수) 기법이 빈번하게 사용됩니다.
LBO란 인수하려는 대상 기업(이 경우 코웨이)의 미래 현금흐름이나 자산을 담보로 막대한 자금을 금융권으로부터 빌려 인수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웅진그룹이 2019년 3월 코웨이를 되찾을 당시, 웅진그룹은 자체 보유자금이 턱없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인수대금 2조원 중 약 1조6천억원을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한 인수금융(대출) 및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조달하였습니다.
즉, 코웨이의 우량한 가치를 레버리지 삼아 극단적으로 빚을 내어 기업을 샀으나, 막대한 이자 비용을 웅진그룹이 감당하지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완전히 붕괴되는 비극을 맞이하였던 것입니다.
반면 넷마블은 웅진그룹과는 완전히 다른, 매우 안정적이고 전략적인 재무 방식을 채택하였습니다.
당시 넷마블은 수년간의 성공적인 게임 서비스와 상장(IPO)을 통하여 무려 1조8,000억원 이상, 최대 2조원 가까운 막대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1조7,400억원이라는 인수대금 전액을 외부 차입 한 푼 없이 오로지 자체 보유 현금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적 여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넷마블 경영진은 자체 자금만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공언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최종 거래 종결을 앞두고 넷마블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경영진은 전략을 수정하였습니다.
1조7,4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한 번에 전부 소진하여버리면, 본업인 게임 비즈니스에서 훌륭한 게임 개발사를 추가로 인수하거나 예기치 못한 글로벌 투자 기회가 발생하였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재무적 실탄'이 바닥나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기업의 유동성을 보호하고 투자의 기회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인수금융(Acquisition Financing)'을 적절히 혼합하는 구조를 설계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넷마블은 총 인수대금 1조7,400억원 가운데 약 1조1,400억원은 자체 보유하고 있던 내부 현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6,000억원에 대해서만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일으키는 방식(차입금 조달)을 택하였습니다.
이 6,000억원의 인수금융은 KEB하나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공동 주관하여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 형태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넷마블은 우량한 기업 신용도를 바탕으로 매우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으며, 대출의 담보로는 새로 취득하게 될 코웨이 지분(25.08%)이 활용되었습니다.
이 방식은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과도하게 빚을 내는 전형적이고 공격적인 무자본 LBO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넷마블은 자신의 막대한 자본 투입을 전제로 하면서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레버리지를 일으킨 것이며, 코웨이에서 매년 창출되는 막대한 배당금 수익만으로도 이 차입금의 이자는 물론 원금 상환까지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매우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춘 M&A 방식을 보여주었습니다.
■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 경쟁 제한성 문제 없는 '혼합결합'의 쾌속 승인
M&A 계약의 법적 종결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은 대한민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였습니다.
기업합병(M&A)으로 인하여 시장의 독과점이 형성되어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지 정부 기관이 엄격히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는 크게 수평결합(경쟁사 간 합병), 수직결합(부품사와 완성품사 등 공급망 간 합병), 그리고 혼합결합(전혀 다른 이종 산업 간의 합병)으로 나뉘어 심사됩니다.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는 전형적인 '혼합결합'에 해당하였습니다.
넷마블의 주력 시장은 PC 및 모바일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사업이었고, 코웨이의 주력 시장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의 환경 가전 렌털 비즈니스였습니다.
두 기업은 서로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가 완전히 다르고,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지리적 혹은 기능적 시장이 전혀 교집합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즉,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다고 하여서 게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높아져 경쟁 게임사를 배제할 우려도 없었고, 반대로 렌털 가전 시장에서 코웨이가 독과점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할 우려도 없었습니다.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수평적 중첩'이나 '수직적 차단'의 가능성이 수학적으로나 경제학적으로 전무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기업결합 신고서를 접수한 후 매우 신속하고 원활하게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심사 결과, 해당 합병이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명확히 판단하여 무조건부로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였습니다.
이처럼 독과점 우려가 전혀 없는 이종산업 간의 결합이었기 때문에, 2019년 12월 30일 본계약 체결 이후 불과 한 달 반 만인 2020년 2월 중순경에 공정위의 승인 절차를 포함한 모든 선행 조건이 말끔하게 충족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넷마블은 약정된 날짜에 6,000억원의 인수금융 차입금과 사내 유보 현금을 합친 잔금 90%를 웅진 측에 차질 없이 전액 납입함으로써 거래를 완벽하게 종결지었습니다.
■ <김영진M&A연구소>의 평가 : 구독경제와 스마트홈 플랫폼으로의 도약
인수 직후 넷마블은 웅진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회사명을 다시 '코웨이'로 단일화하였으며, 방준혁 의장이 직접 코웨이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강력한 책임 경영에 돌입하였습니다.
넷마블이 가장 먼저 해결한 것은 M&A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CS닥터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였습니다.
넷마블 체제의 코웨이는 노동조합과의 대타협을 통하여 전국의 설치 및 수리 기사 수천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전격 채용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림으로써 내부의 오랜 갈등을 치유하고 노사 화합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는 두 가지 측면에서 완벽한 성공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첫째, 넷마블은 코웨이로부터 매년 발생하는 수천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배당 수익을 통하여 게임 비즈니스의 리스크를 훌륭하게 방어할 수 있는 철벽 같은 재무적 방파제를 구축하였습니다.
둘째, 코웨이는 웅진그룹 산하에서 겪었던 잦은 주권 변경과 유동성 위기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현금이 풍부하고 혁신적인 IT DNA를 가진 넷마블이라는 든든한 대주주를 맞이하여 R&D에 전폭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에 IT 기술을 결합하여 자가 진단 및 스마트 케어가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혁신 스마트 가전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빅딜(Big Deal)은 자금난에 허덕이던 웅진그룹에게는 부도를 면하게 해준 생명줄이었으며, 넷마블에게는 게임이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실물 기반의 IT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게 하여준 ‘신의 한 수’로 기록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기업이 만나 약점을 보완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구독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한민국 기업 M&A 역사의 가장 모범적이고 입체적인 사례로 남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진M&A연구소(SINCE 2000) 대표 김영진(이메일 : yjk21c@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