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수게·숫개(?)
떡갈나무 숲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바다가 보이는 양지 바른 언덕엔 벌써 푸른 기운이 감돈다. 땅·바다 할 것 없이 희망을 노래한다. 생육과 번성엔 양과 음의 조화가 필요하다. 생명체를 다룰 땐 표기에도 신경 써야 한다.
동식물의 수컷임을 나타낼 때 일반적으로 접두사 ‘수-’를 사용한다. 수은행나무·수꿩·수소·수나귀 등 편리한 표현이다.
하지만 ‘숫개’는 다르다. ‘수캐’가 맞다. 수캐를 포함해 몇몇 동물의 경우 ‘수-’의 어원적 전 형태인 ‘숳’을 인정해 표현한다는 규정이 있다.
‘숳’의 받침 ‘ㅎ’이 다음 음절 첫소리에 ‘기(氣)’를 불어넣으면 대개 거센소리로 변한다(이어 붙여 발음하는 언중의 언어 습관을 배려한 흔적도 역력하다). 수캉아지·수탉·수퇘지·수평아리·수탕나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앞 동물의 경우 성분상 접두사 ‘암-’이 붙을 때도 거센소리로 적지만 ‘양·염소·쥐’는 또 다르다. 이 동물들은 ‘수’를 앞에 세울 때 발음상 사이시옷 비슷한 소리가 덧난다[순냥·순념소·숟쮜]고 보아 각각 숫양·숫염소·숫쥐 등으로 적기로 했다.
김준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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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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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0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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