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신 경 림
배낭 하나 메고 협궤철도 간이역에 내리다 물이 썰어 바다는 먼데도 몸에 엉키는 갯비린내 비늘이며 내장으로 질척이는 수산시장 손님 뜸한 목로 찾아 앉으니 처녀적 점령군 따라 집 떠났다는 황해도 아줌마는 갈수록 한만 늘어 대낮부터 사연이 길다 갈매기가 울고 뱃고동이 울고 긴 장화로 다리를 감은 뱃사람들은 때도 시도 없이 술이 취해 유행가 가락으로 울고 배낭 다시 들쳐메고 차에 오르면 폭 좁은 기차는 마차처럼 기우뚱대고 차창으로 개펄이 긴 서해바다 가을이 내다보인다 |
첫댓글 신경림 시인이 허술한 간이역에서 잠간 쉬어가는 풍경이
어쩐지 외롭고 쓸쓸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