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짓을 멈추었을 때는 이미 먹잇감 포착, 긴 다리로 성큼성큼 여유있게 걸어간다.
녀석이 다시 깃을 펴고 푸드득 날기를 기다렸지만 허사였다.
물속은 보이지 않았지만 짐작은 간다.
근처에 오리도 있고 원앙도 보인다. 냇물 한가운데를 차지한 백로는 느긋하기만 하다.
조용히 탐색 중. 서두르지 않는 여유만만한 자태.
볼 수는 없지만 징검다리를 건널 때 보았던 송사리떼가 돌틈 사이를 재빠르게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마침내 목을 길게 빼는 것을 보니 대상을 찾은 것 같다.
그러다 다시 망설이고 있다. 그런 일련의 동작들은 의미를 알 수는 없으나 서두르지 않는 품이
어쨌든 의연해 보인다. 주변의 오리들은 잔망스럽게 계속 자맥질을 하며 먹이를 찾고 있다.
지켜보다 지친 사람은 아랑곳 하지 않고 백로는 얼른 먹지도,
그렇다고 다른 장소로 이동할 생각도 없는 것 같다.
처음 그 자리에 멈춰 선 것은 다시 보고 싶은 백로의 비상 때문이었는데
녀석은 쉽게 움직이지도 않는다.
마치 귀족의 식사시간처럼 오래오래 천천히 먹이를 대하는 백로의 우아한 식사시간,
언제나 한끼 떼우는 식으로 부리나케 해치우는 나는 백로보다 한 수 아래다.
지켜볼 여유와 기다리지 못하는 조바심에 떠밀려 결국 그 자리를 떠날 수밖에.
매사에 그렇다.
오늘의 교훈, 백로처럼 천천히 우아하게 식사를 할 것.
적어도 식사만이라도....
첫댓글 백로가는 우아하한 자세로 먹을 수 있는 때를 기다리겠지요. 그러나 그 타고난 인내를 우리는 흉내내지도 못할 거에요.
힘드신 데 댓글까지....
그냥 가끔 걸음하시다 완전회복 되시면 참여해 주세요. 파이팅! 준빠님
ㅋㅋ, 코로나 밥상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