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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국정농단’으로 전임 대통령이 탄핵되고, 선거를 거쳐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의 전례를 보면 5년 단임의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에서, 특히 정권 후반기에는 새로운 정권에 영합하는 언론으로 인해 기존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양산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어떤 정책이든지 모든 국민이 만족하기보다, 그것이 지닌 긍정적 측면과 그렇지 못한 측면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며,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시행을 해서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해야만 할 것이다.
언론 역시 그러한 방향에 초점을 맞춰 보다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하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비판을 넘어 비난으로 일관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음을 기존의 전례로 보아 충분히 목도하였다. 정치권력화한 언론의 이러한 편향된 보도 태도는 이미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되었으며, 정책에 대한 대중들의 객관적인 시각을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 5년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이들이 5년 임기 동안의 성과와 문제점들을 다양한 주제로 정리하고 있다. 그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서 단편적으로 접해왔던 정책들과 그에 대한 결과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대통령의 참모로 함께 일했던 이들의 기록이기에, 기존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집중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죽비를 맞았다’라는 표현으로 자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또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에서 평화의 기운을 이끌었던 정책들은 충분히 평가할 수 있으나, 끝내 ‘정전선언’ 등의 결실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에게 전대미문의 어려움을 안겨줬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의료인들의 헌신 그리고 국민들의 동참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일부의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있지만,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과 성과들은 이른바 ‘K-방역’이라는 용어로 평가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그로 인해 수많은 자엽영자들이 경제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하겠다. 연일 구체적인 수치로 발표되는 확진자의 현황에 촉각을 기울이며, 많은 이들은 하루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기만을 염원하고 있다. 아직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5월부터는 사람이 많지 않은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이끌었던 것은 의료인들의 헌신과 이에 동참한 국민들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책에서는 지난 5년 동안의 정책이 입안되는 과정에서 ‘준엄한 촛불의 명령’을 되새기면서, 비록 ‘논쟁이 첨예하고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서도 ‘언제나 국민’만을 보고 걸을 수 있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 과정을 함께 했거나 지켜본 ‘28명의 국민과 13명의 정부 담당자 인터뷰’를 통해서, 지난 5년 동안 정책을 시행하면서 마주쳤던 ‘당시의 고민과 맥락을 소상히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과 정책 담당자들은 선거를 통해서 ‘권력을 위임받았던 대리인’이기에 비록 그 성과는 훗날 역사에 의해 평가되겠지만, 대한민국이 <위대한 국민의 나라>라는 사실을 직시하며 ‘늘 국민의 뜻을 받들고자 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모두 4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목차에서, 가장 먼저 ‘선도 국가’라는 제목의 1부는 지난 4년 동안의 정책과 그 성과에 대해서 개괄적인 내용을 소개하면서 모두 6명의 인터뷰를 수록하고 있다. 2부의 ‘위기 극복’에서는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통제로 시작된 위기의 국면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코로나19 국면에서의 ‘K-방역’ 등의 성과를 담당자들의 인터뷰와 함께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이러한 노력을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연결시키려는 일관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포용국가’라는 제목의 3장에서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폭넓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보험 정책과 다양한 복지 정책들의 면모가 소개되어 잇다. 하지만 모든 정책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이 아니기에, 거센 비판에 직면했던 ‘미완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죽비를 맞다’라는 표현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실상 한국에서의 부동산 문제는 결코 정책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땅과 집 즉 부동산을 경제적 이익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줄어들지 않는 한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나라다운 나라’라는 제목으로 지난 5년 동안의 정책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과 성과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정치상황을 지켜보면서 여전히 정치권이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러한 갈등은 민주주의로 가는 길목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러한 갈등이 언젠가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어느 정권이든지 집권 시절의 정책을 따진다면 긍정적인 측면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공존할 수밖에 없을 터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펴낸 이 책 역시 이와 상반된 성격의 자료들과 더불어 역사적 평가의 대상으로 활용될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지 공과(功過)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면서, 후에 지난 5년의 역사를 기록하는데 적절한 사료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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