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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한 이후,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외국 시인들의 시를 잘 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전공이 국문학 가운데에서도 고전시가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학 작품을 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도 호기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시인이 쓴 시 해설서는 적지 않지만, 외국시를 싣고 이에 대한 해설을 덧붙였다는 형식에 이끌렸다. 그리고 정말 오랜 만에 적지 않은 시들을 접할 수 있었다.
저자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아마도 대부분의 작품은 원어로 직접 읽었던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작품을 싣기 위해 저자와 직.간접적으로 연락을 했다고 한다. 이 책의 부제는 '인생학교에서 시 읽기(1)'이다. 그냥 시만 읽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시인과 작품에 대한 저자의 해설을 접할 수 있기도 했다. 특별한 목차를 달지 않고, 작품과 그에 대한 해설을 곁들인 책의 체제도 좋았다.
마지막으로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경구와 같은 칼릴 지브란의 시 구절 일부를 소개한다.
절반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말라.
절반만 친구인 사람과 벗하지 말라.
절반의 재능만 담긴 작품에 탐닉하지 말라.
절반의 인생을 살지 말고
절반의 죽음을 죽지 말라.
절반의 해담을 선택하지 말고
절반의 진리에 머물지 말라.
절반의 꿈을 꾸지 말고
절반의 희망에 환상을 갖지 말라.
(칼릴 지브란의 <절반의 생> 중에서)
이 시를 읽은 사람들은 아마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라 생각할 것이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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