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게 문 병 란 내가 지치고 피로 했을 때 여름이여, 너는 머언 항구에서 돌아와 갑자기 퍼붓는 소나기와 같은 그리움으로 피로에 지친 내 육신을 두들겨 천둥 번개로 내 영혼을 일깨우며 그대 불멸의 뜨거운 입술로 내 빈 갈망의 목마른 잔에 그대 소나기의 연정 가득 채워다오. 그리고 여름이여, 창백한 도시의 빛깔을 푸른 바다의 물감으로 새로이 칠하고 지치고 창백한 일상의 언어들에 장밋빛 생기를 부어 주는 사육제의 시간… 넘치는 바다의 그라스에 냉맥주보다 시원한 우유빛 새벽의 나체를 포옹하게 해다오. 지금은 오전 일곱 시 제도와 의무를 반란하는 새벽 시민 조세 지역을 탈출하는 한 사내의 우범 가능성 위험한 금요일을 위하여 바다로 향한 국도의 끝에 서서 이글거리는 7월의 태양에 입맞추게 해다오. 대지는 오랜 갈망의 커다란 술잔 쩍쩍 금이 간 긴 가뭄의 논바닥에 천둥 번개 소나기의 격정으로 두들겨 오래 막힌 봇물들 뚝을 넘게 하고 여름이여, 그대는 부끄러운 입술처럼 다가와서 예절을 지운 곳에 사랑을 창조하고 허위와 위선의 가면을 벗겨 버리고 우리들의 고독한 체온을 탐스런 복숭아, 깨물고만 싶은 싱그러운 포도의 액으로 빚어다오. 왈츠를 연주하는 파도는 해변을 피아노 삼아 4분의 3박자로 휘파람을 불며 깨어지고 갈매기는 외로운 무용수 아찔한 파도타기 신명 나는 날갯짓은 수평선 너머의 태풍을 아랑곳 않는다. 여름이여, 내 연인처럼 와서 어느날 새벽 장밋빛 꿈을 찢으며 문명을 거부하는 야성의 손길로 원시림의 오솔길로 인도해다오 너의 억센 팔에 안겨 뱃사람처럼 껄껄 웃으며 고래의 길로 가는 7월 어느 날 원시림으로 가는 새벽 위에서 그대의 싱싱한 가슴을 포옹하게 해다오 감람 빛 바다의 입술에 입맞추게 해다오 오오 내 사랑하는 여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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