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량리 근방을 몇 번 가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시립대학교 안에 있는 근대건축물인 박물관, 경농관, 강당으로 쓰던 자작마루를 둘러보기 위함이었는데
평일에만 개방하는 바람에 중간에서 새버리게 된겁니다.
(문앞에서 끓고 있는 정체모를 탕. 주문받은 것이라 합니다.)
청량리와 제기동은 경동시장을 중심으로
약령시장, 청량리 시장, 남쪽으로는 마장동 축산시장, 동부청과시장 등이 몰려있어
재래시장으로써 그 규모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곳에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지요.
그러니 갑자기 할일을 잃어버려 맥풀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지난 번 장어탕에 맛을 들여 핑계삼아 다시 한 번 찾아보게 된 겁니다.
수원 화성에 들렸을 때 통닭골목에서 먹었던 튀김 닭똥집을 이곳에서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프라이드치킨이 이 땅에 상륙하기 이전 커다란 기름 솥에 통닭을 넣고 튀기는 것에 친숙한 우리 세대에게는,
입속에 쏙 넣기 좋게 얌전하게 다듬어진 프라이드치킨보다는
숟가락 두 개를 뱃속에 집어넣어 찢어먹는 통닭이 더 야스럽고 먹음직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유명하다는 집을 바로 코앞에 두고도 찾지 못하고 비교적 깨끗한 ‘숙이네’란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3명이 통닭 하나하고 닭똥집 하나 시켰더니 닭똥집 하나를 시켜서 먹어보고 모자라면 또 시키랍니다.
‘장사’ 못하긴 꼭 저와 같습니다.
뭘 하나 했더니 청양고추를 썰어 양념장을 내오고 닭똥집을 튀기기 시작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며 나오는 접시에는 고구마튀김까지 들어있습니다.
튀김옷이 바삭하고 육질은 탄력있고 결이 살아 씹는 맛이 수원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게 짜배기와 정식 메뉴의 차이일까요? 그래도 3명이 닭똥집 한 접시가 뭡니까?
가게를 비우고 마실 나간 주인아주머니를 겨우 찾아 통닭 한 마리를 더 시킵니다.
(마실나간 주인아줌마를 이리저리 찾아 통닭을 다시 주문합니다.)
통닭을 튀기는 동안 할머니 몇 분이 옆자리에 앉더니
‘전에 저 집에 갔더니 저녁엔 여자 손님 받지 않는다’고 박대해서
이 집으로 왔다고 투덜대며 닭똥집과 백숙을 시킵니다.
통닭만으로는 이문이 박하니 술에서 남겨보겠다는 속셈이었겠지요.
대다수는 아니더라도 얄팍한 상술은 인심좋은 재래시장이라고 해서 그냥 지나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온전한 닭 한 마리인 줄 알았더니 프라이드입니다.
조각 닭을 프라이드라 말하는 걸 보니 저도 순치되어가는 모양입니다.
뜯어먹는 재미를 앗아간 듯 해서 왠지 섭섭합니다.
스렇다고 쫀쫀하게 그것 갖고 따질 필요는 없고 한입 뚝 물어뜯으니 닭살이 보들야들합니다.
나오다 보니 할머니들이 시킨 백숙(탕)이 부글거리며 맛있게 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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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영동고속도로 원주 인터체인지에서 시내 들어가는 도중에 태장동이 있는데
이곳 태장닭(튀김닭)도 꽤나 유명했지요 지금은 재개발로 없어졌다던데 ....
영숙,
정숙,
길숙,
말숙,
현숙...
고향이 경상도라서 경숙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니북억양이 무더나오서리 내레 됴션됵 에미나이 아닝가 생가카우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