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3
박 경 리
분홍 빛 내리닫이 입고
딸에게 친구들에게
손 흔들며 작별하고
수술실에 들어갔었던 그해 여름
눈을 떴을 때
하루 사이
세계지도같이 기미가 쓴
딸의 얼굴이 보였다
글 쓰는 굴레 벗어 버리고
고뇌와 분노의 굴레 벗어 버리고
미움과 절망도 다 벗어 버리고
그해 여름은 불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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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3 ─ 박경리
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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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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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
24.08.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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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작가의 외롭고 고뇌에 찬 시간들을 잠시 내려 놓은 시간은 결코 불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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