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코끼리와 문재인의 풍산개
우리나라에 코끼리가 처음 등장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태종 때인 1411년 음력 2월 22일에 이런 기록이 있다.
조선이 팔만대장경 판권을 요구하자 대가로 일본의 한 장군이 사신을 보내 코끼리를 조선에 바쳤다.
태종은 그 코끼리를 궁중에서 말을 관리하는 사복시에 맡겨 기르게 하였다.
괴이한 동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다. 구경을 하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1412년 음력 12월 10일 공조전서(현 국토부장관) 벼슬을 지낸 이우라도 구경을 하러왔다.
이우라가 보니 몸집도 큰 이상한 동물이 먹는 먹이가 콩이었다. 한자리에서 콩 다섯 되를 거뜬히 먹어 치우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사람도 콩을 먹기가 어려운 때인데 코끼리가 많은 양을 먹는 것을 보니 공연히 화가 났다.
이우라가 코끼리를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추하다고 비웃고 침을 뱉으면서 담뱃대로 등을 건드렸다.
화가 난 코끼리는 그 자리에서 이우라를 밟아 죽였다.
일이 이렇게 되자 1413년 병조판서 유정현이 태종에게 청한다.
“일본 나라에서 바친 코끼리는 성상께서 완호하는 물건도 아니요, 또한 나라에 이익도 없습니다. 사람을 죽인 코끼리를 법으로 논한다면 죽이는 것이 마땅합니다.
또 1년에 먹는 꼴은 콩이 거의 수백 석에 이릅니다. 중국의 사기를 보면 주공이 코뿔소와 코끼리를 몰아내 사람의 생활 터전을 안정시킨 고사가 있습니다. 이를 본받아 전라도의 해도로 귀양을 보내기를 청합니다. 라고 상소를 올렸다.
한양에서 쫓겨나 전라도로 내려간 지 약 반 년 만에 코끼리는 다시 실록에 등장한다. 이번에는 전라도 관찰사가 보고를 올렸다.
“길들인 코끼리를 순천부 장도에 방목하는데, 수초를 먹지 않아 날로 수척하여지고, 사람을 보면 눈물을 흘립니다.”
코끼리의 처지를 불쌍히 여긴 태종은 코끼리를 육지에 내보내 처음과 같이 기르게 했다. 코끼리를 둘러싼 난리법석은 한동안 가라앉은 듯하다 세종 2년인 1420년 전라도 관찰사가 청을 올리면서 다시 불거졌다.
“코끼리란 놈은 길러도 유익되는 점이 없거늘, 지금 도내 네 곳의 변방 지방관에게 명하여 돌려 가면서 먹여 기르라 하였으니, 폐해가 적지 않고, 도내 백성들만 괴로움을 받게 되니, 청컨대, 충청·경상도까지 아울러 명하여 돌아가면서 기르도록 하게 하소서.”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충청도 관찰사가 하소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끼리가 또 사람을 죽인 것이다.
“공주에 코끼리를 기르는 종이 코끼리에 치여서 죽었다. 그것이 나라에 유익한 것이 없고, 먹이는 꼴과 콩이 다른 짐승보다 열 갑절이나 되어, 하루에 쌀 2말, 콩 1말씩이 온즉, 1년에 소비되는 쌀이 48섬이며, 콩이 24섬입니다. 화를 내면 사람을 해치니,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해가 되니, 바다 섬 가운데 있는 목장에 내놓으소서.”
그래도 세종은 이 기이한 동물에 애착이 있었던 것일까? 충청도 관찰사의 청을 들어주면서도 코끼리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물과 풀이 좋은 곳을 가려서 이를 내어놓고, 병들어 죽지 말게 하라.”
세종의 당부를 끝으로 기록에 코끼리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당시 국가의 재정이 코끼리 한 마리를 사육하는데도 버거울 정도로 열악했다.
또, 코끼리는 과도한 먹성과 괴팍한 성질 때문에 낯선 나라에서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귀양’만 다니던 코끼리는 세종의 당부대로 무사히 제 수명을 다할 수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그 이후로는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어디에도 코끼리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가 없다.
요즈음 핫 이슈 중의 하나가 문재인 사저 반려 견 풍산개 파양이다.
문재인이 2018년 남북 3차 회담 기념으로 김정은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3마리를 파양하고 대구의 한 동물병원으로 보내 버렸다.
한 때는 남북 평화의 상징이라며 암 수 2마리 풍산개에게 ‘곰이’와 ‘송강’으로 이름을 붙이고 일반인이 손자 대하는 것 보다 더 진한 사랑의 손길로 사육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가끔 공개했다. 개를 안고 우유를 먹이는 그 눈빛은 따스하고 인자하기까지 했다. 퇴임을 할 때 영구임대 형식을 밟아 양산 사저에서 키우기 위해 데려갔던 반려 견들이었다.
언론에 보도되는 파양 이유가 개 사육비를 정부에서 주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그가 요청한 개 사육비는 월 250만원 정도였다.
문재인은 퇴임을 앞둔 마지막 국무회의를 하면서 ‘검수완박법’과 함께 자신이 키울 풍산개 사육비도 같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기록물 관리법도 함께 통과 시켰다.
문재인이 요청한 풍산개 사육비용은 총 242만원이었다. 항목별로 보면 사료비 35만원, 의료비 15만원, 사육관리용역비 192만 원 등이다.
사육관리용역비 192만원이 포함 된 것을 보면 반려 견을 사육하는 사람을 따로 두고 자신은 가끔 사진을 찍어 공개하면서 선한 모습만 국민들에게 보여줄 심상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반려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비염이 심해 가까이 하면 당장 호흡기 질환이 따라온다. 그래서 멀리한다.
그래도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존경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심성이 근본적으로 선하다. 선하지 않고는 사람과 다른 종의 동물에게 사랑을 깊게 줄 수는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문재인이 반려 견을 파행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인격적으로 매정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반려 견을 앉고 인자한 모습으로 웃던 미소, 따뜻하게 보내던 눈길 전부 연출한 가짜였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못된 인격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필부필부들도 자신이 키우던 개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문재인이 기르던 풍산개는 남북평화의 상징물인 것처럼 선전하며 5년 동안 이용해 먹은 동물들이다.
그것을 돈 얼마를 지원해 주지 않는 다고 버리는 몰인정에 혜를 내 두를 따름이다.
북한의 김여정은 예지력이 높은 사람임이 분명하다.
문재인을 보고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형국을 미리 예견한 것처럼 생각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연금이 월 1,400만원인데 그것도 비과세로 받는다고 한다.
사료비 35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파양했다고 하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아니겠는가?
홍준표의 평이 흥미롭다.
그것을 인용하여 글을 맺고자 한다.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느냐?. 김정은에게 선물 받은 풍산개 세 마리가 이젠 쓸모없어졌나 보다.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 사료 값 등 관리비 안준다고 이젠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려 한다. 전직 대통령은 키우는 개도 나라가 관리해 주나. 참 좋은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