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숙 선생님의 자서전 소개
이 책은 저자가 태어나던 해인 1936년부터 최근까지의 삶을 9개장에 걸쳐 모두 100편의 글로써 기록한 자서전으로, 굴곡진 우리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개인의 진솔한 기록이자, 한국 교육 민주화 과정과 함께해 온 저자의 생생한 증언이기도 하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이 책의 기록을 “격동과 변혁의 시대를 살아온 한 개인의 생애이자 무변광야(無邊曠野)를 동고동락한 사람들과의 집적된 인연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는데, 육이오, 사일구, 오일륙, 오일팔, 유월항쟁 등 저자가 살아온 시대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험로였고, 그러한 시절에 교육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면서 많은 교사, 민주화 운동가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 온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또한, 교육 민주화를 위해 힘써 온 저자의 삶이 다름 아닌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고, 그리하여 참된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이 책 도처에서 발견하게 된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진흙 속에서도 더럽혀지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처럼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만들어 가며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살아 있는 동안의 우리의 역할이라는 점을. 우리는 각자 스스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구슬그물인 인드라망 처럼 실제로는 서로가 연결되어 비추고 비추이는 밀접한 관계 속에 있다는 점을. 인간관계뿐 아니라 세상과 인간과의 관계도 그러하다는 점을.” ― 저자의 머리글에서
격동과 변혁의 시대에 대한 기록적 증언
정해숙은 1961년 송정고등공민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다가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가입으로 해임된 후 전교조 광주지부장, 전교조 부위원장, 전교조 제5·6대 위원장을 지내고, 1998년 광주기계공고에 복직되었다가 이듬해 정년퇴임하기까지, 평생을 우리나라 교육 민주화를 위해 애써 왔다. 이 책은 저자가 태어나던 해인 1936년부터 최근까지의 삶을 9개장에 걸쳐 모두 100편의 글로써 기록한 자서전으로, 굴곡진 우리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개인의 진솔한 기록이자, 한국 교육 민주화 과정과 함께해 온 저자의 생생한 증언이기도 하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이 책의 기록을 “격동과 변혁의 시대를 살아온 한 개인의 생애이자 무변광야(無邊曠野)를 동고동락한 사람들과의 집적된 인연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는데, 육이오, 사일구, 오일륙, 오일팔, 유월항쟁 등 저자가 살아온 시대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험로였고, 그러한 시절에 교육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면서 많은 교사, 민주화 운동가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 온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또한, 교육 민주화를 위해 힘써 온 저자의 삶이 다름 아닌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고, 그리하여 참된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이 책 도처에서 발견하게 된다.
오일팔의 상처를 실천적 삶으로 극복해 나가다
1980년 봄 광주에서 인권이 짓밟히고 무고한 생명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한없는 절망을 느끼기도 했으나, 정해숙은 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작은 일 하나하나를 묵묵히 실천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어 왔다. 오일팔 때 김준태 시인의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가 실린 『전남매일신문』을 보고 남아 있는 신문을 모두 구입하여 전국의 여교사들에게 발송한 일이라든가(pp.104-108, 「‘고립된 섬’ 광주를 알리기 위하여」), 오일팔 이후 일 년여 동안 추모의 뜻으로 검은 옷만을 입고 다녔던 일(pp.109-113, 「‘검은 옷’ 출근」), 1983년 오일팔 영령을 위로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뜻으로 「촛불굿」이라는 전시를 개최한 일 등에서 우리는 생명의 존귀함, 평화의 귀중함을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했던 저자의 특별한 노력을 읽을 수 있다.
교육계의 불합리, 부정의에 맞서며
정해숙은 평교사 시절에 이미 남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구태에 맞서고, 불합리, 부정의에 목소리를 높여 왔는데, 그리하여 보수적 사고와 관행적 습성에 젖어 있던 우리 사회의 기득권 세력들로부터 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 광주 북성중학교 교사 시절, 학교에서 나눠준 선서문 중에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라는 대목이 불합리하다고 여겨 그 대목을 지운 채 날인을 한 일화나(pp.121-125, 「교사 선서문을 거부하다」), 부적절한 ‘교원소양평가’에 대해 찬성하는 사설을 낸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교사뿐만 아니라 논설위원들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평가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한 일(pp.148-150, 「일방적인 ‘교원소양평가’」), 오일팔이 일어난 지 불과 이 년 후인 1982년에 광주 지역 여교사들을 불러 모아 연 간담회에서 시장이 “광주에서 있었던 이 년 전의 일을 우리 이제 잊어버려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자 그에 맞서 대놓고 항의 발언을 한 일(pp.125-130, 「뜻밖의 발령」) 등, 저자는 언제 어디서 곤 약자의 편에 서서 기득권 세력의 불합리와 부정의에 맞서 왔다.
전교조 위원장으로서 내린 용단
정해숙은 전교조 위원장을 지내면서 크나큰 어려움에 놓이기도 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후 해직교사의 복직 문제를 가지고 정부와 교섭을 벌일 때였다. 전교조에서 탈퇴하면 복직시켜 주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강력히 맞섰으나, 1989년 전교조 결성 이후 해직된 교사들의 삶은 이미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이요, 가정파탄과 자살에 이르는 최악의 사태가 속속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1993년 10월 명분을 내세우는 조직 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직교사의 전교조 탈퇴 후 복직’을 수용하는 특별 담화문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그야말로 눈물을 머금은 결단이었다.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은, 명분보다는 현실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직교사들이 일선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헤아렸던 것이다. 이를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때의 용단이야말로 지혜롭고 냉철하게 대처한 것이었음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생명평화를 향한 새로운 발걸음
정년퇴임 후 저자는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좀더 많은 사람들과 좀더 다양한 영역에서 나누고자 하며, 더불어 참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의 말미에 저자의 최근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청화 스님의 말씀에서 ‘동체대비사상(同體大悲思想)’과 ‘불이사상(不二思想)’을 배우고, 자기 주체성 가운데 모든 해결방법이 들어 있다는 깨달음을 얻으며(pp.407-411, 「“자기 주체성 안에 모든 해결 방법이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화를 위한 한결같은 삶과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그 상징적 표현에서 다시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pp.418-422, 「김대중 대통령」), 파주출판도시 같은 혁신적 문화 공동체에서 우리 사회가 지향해 나갈 점을 공감하는 것(pp.414-417, 「파주출판도시가 주는 문화의 소중함」) 등을 통해 그의 사유의 폭이 풍부해졌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민주화 과정에서 세상 떠난 이들의 삶을 다시금 되새기며 그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자신의 뒤를 이어 참교육의 실현을 위해 애쓰고 있는 후배 교사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며, 시골 분교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혁신학교나 대안학교 운영에 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 것 등, 그의 ‘생명과 평화의 가치 실현’ ‘참된 세상을 향한 노력’이 매우 다양하고 풍부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더불어 함께 살아온 생명평화의 길”이 곧 저자의 삶이었다.
영원의 세계를 향한 진실한 기록 ‘열화당 영혼도서관’
이 책은 ‘열화당 영혼도서관’ 총서 중 한 권으로 발행되었다. ‘영혼도서관 프로젝트’는 평생 동안 자서전 쓰기를 독려하여 개인의 삶을 성찰하고, 이를 출판하여 영구히 보존함으로써 한 인간의 생을 아름답게 마감할 수 있게끔 이끄는 국민적 캠페인이다. 이렇게 탄생한 책들이 꽂힐 공간이 바로 ‘영혼도서관’이며, ‘열화당 영혼도서관’ 총서는 앞으로 건립하게 될 ‘영혼도서관’이 개관하여 본격적인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이 진행될 경우 그 출판을 담당하게 될 시리즈로, 현재는 자서전, 회고록, 전기, 평전 등 출판의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시도하는 준비기에 있다. 2010년 6월, ‘열화당 영혼도서관’ 시리즈의 첫 번 째 권으로 고려신학대학 총장을 지내고 한국 초기 기독교 역사의 격변기를 체험한 민영완(閔泳完, 1918?2009) 목사의 진실한 기록을 담은 『민영완 회고록』을 선보인 이래, 두 번 째 책으로 우리 근현대기에 참군인의 길을 걸어온 『김익권 장군 자서전』(전3권)을 출간했고, 세 번 째 책으로 사십육 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 그간의 교육 현장과 생활 전선에서 겪은 경험을 뒤돌아보고 갖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과정을 기록한 권재중 선생의 자전적 수상록(隨想錄) 『교육의 발견』을 선보인 바 있으며, 『정해숙 자서전』은 이 시리즈의 네 번째 권에 해당된다.
목차
머리글
유년과 학창 시절
미제 과자 쫓던 철부지 / 멋모르고 참여한 춤 공연 / 학생 농구 선수 시절 / 국제여류기자를 꿈꾸며 / 항일 학생 비밀결사에 몸담았던 외숙 / 의대 진학, 그리고 연이은 휴학
초임 교사 시절
운명적으로 선택한 교직 / 척박했던 새내기 교사 시절 / 억척스런 농군, 옥자 어머니 / 제물포에서 배운 ‘산교육’ / 여교사라는 이유로 / 유신헌법 홍보를 위한 가정방문 / 부조리극 〈공모살인〉 / 고심 끝에 강행한 독서대회 / 이유 있는 꾀병 결근 / 사일구 교원노조, 그 탄생과 와해 / 김천배 선생과의 성경 공부 / 첫 유럽여행에서 받은 문화 충격 /
오일팔
처참했던 ‘광주의 봄’ / 희생의 아픔을 나누던 시민공동체 / ‘고립된 섬’ 광주를 알리기 위하여 / ‘검은 옷’ 출근 / 오일팔 왜곡 발언
싹트는 참교육에의 열망
반공교육에 맞서며 / 교사 선서문을 거부하다 / 뜻밖의 발령 / 사직서를 지니고 다니던 교장 선생님 / Y교협의 결성 / 오일팔 영령을 위한 촛불 전시회 / 숨은 우리 역사에 눈을 뜨며 / 일방적인 ‘교원소양평가’ / “학교 문 닫아도 학생은 지킨다.” / 탄압받던 교육 개혁의 열정 / 교육 민주화 선언
국가주의 교육에 맞서다
아이들이 인간답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위하여 / ‘국가주의 교육’에 맞선 성내운 선생 / 천주교 원주교구 / 미국 연수에서 깨달은 교원노조의 필요성 / 교사 일직·숙직제가 폐지되기까지 / 이석형 피디와의 인연 /
전교협과 평교사회 / 못 말리는 여교사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을 향하여
역사적인 전교조의 출범 / 전교조 분회의 확산 / 문교부의 무차별적 징계 / 1989년 8월 3일, 효광여중에서 해직되다 / 범 민주 세력의 동참 / 참교육학부모회 / “우리는 해직 교사를 지지한다.” / 가슴 아픈 사연들 / 비밀작전으로 치른 1989년 대의원대회 / 해직 교사를 위한 두 차례의 전시회 / 참교육 외치며 산화한 보성고 김철수 / “광주를 사랑하는 만큼 아픔도 크더군요.” / 돈보스코 정신 / 세계 교원 단체들의 지지 선언 / 일본의 부러운 현실 / “군인들이 정치를 해서인지, 참 잔인하네요.”
전교조를 이끌며
제5대 전교조 위원장으로 당선되다 / “어디서 저런 여선생님을 구해 왔어요?” / “해직 교사를 무조건 복직시키라” / “그래서 우리는 노동자의 깃발을 올린 것입니다” / 스위스에서 만난 박경서 박사 / ‘전교조 탈퇴’ 전제한 정부의 복직 방침을 전면 거부하다 / 악역을 자처한 눈물 회견 / ‘선별 복직’에 일침 놓은 김숙희 장관 / “슬퍼할 겨를이 어디 있느냐?” / 문익환 목사의 타계 / ‘해직 교사 1호’ 이규삼 선생 / ‘생명 존중’을 실천한 김시천 선생 / “선생님, 우리에게도 조국이 있습니까?” / 콩나물이 아닌 콩 나무를 키우는 교육 / 착잡한 심정으로 전교조 위원장 재출마를 수락하고 / ‘오일팔 최후의 수배자’ 윤한봉 / 일등만 강조하는 ‘5·31 교육개혁안’ / 역사 왜곡 바로잡기 / 날치기로 통과된 노동법 / ‘나무 할아버지’ 채현국 이사장 / “한국에서는 교사가 노동자가 아니면 누가 노동자입니까?”
복직, 그리고 교단을 내려오며
십여 년 만의 복직 / 고물 자동차와의 이별 / 정년퇴직 / 건강과 자립에 대한 깨달음 / 오일팔 희생에 빚진 교육 민주화 / 그릇된 시대 인식의 뿌리 / 생명평화운동의 거름이 된 ‘지리산 위령제’ / 탁발 순례
다시, 새로운 삶을 꿈꾸며
첫 하안거에서의 깨달음 / 참선과 명상의 소중함 / 청화 큰스님의 열반 / 백양사에서의 안거 / 사회를 따라가는 종교 / 북한 신계사 복원사업 / 민주화 과정에서 세상 떠난 동료들을 생각하며 / 곳곳에서 피어나는 참교육의 꽃 / 청화 큰스님의 어록 전시회 / “자기 주체성 안에 모든 해결방법이 있습니다.” / 마을 공동체 중심의 작은 학교들 / 파주출판도시가 주는 문화의 소중함 / 김대중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