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발해님께 탁배기라도 한잔 하시자고 찾아 주시기를 청해 잡은 날이 바로 오늘 입니다
딴에는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해산물을 대접해 보려고 고등어 ×가리, 명태 머리등을
넉넉히 넣어 통발을 던져 놓았었지요.
( 전날 물이 빠지는 아침 8시30분 까지만 통발을 놓을수 있는지라 출근도 미루고 바다로 달려가 통발을 놓은거지요..
최소한 24시간은 지나야 괴기가 들어가거든요.)
드디어 토요일입니다.
바다를 내려다 보니 벌써 물이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부리나케 달려가 통발을 건져 보니 고작 망둥어 한마리에 놀래미 한마리뿐 입니다.
추운 겨울엔 수온이 너무 차서 괴기들이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이 어설픈
초보 어부가 몰랐던겁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길에는 모든게 다 때가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거지요.
마침 발해님도 도착하셔서 합류해 주셨는데
이거 영 체면이 아닙니다.
하지만 겨울엔 겨울대로 다른 먹거리가 있긴 합니다.
지천에 깔린 자연산 굴이 있지요.
그런데 이곳은 워낙 조류가 쎄서 잘 크지를 않는 답니다.
4년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아요.
몇번 굴을 까서 굴회도 해 먹어보고
굴국도 끓여 먹어 보았지만 너무 힘들어서
요즘은 그냥 바라만 보고 있지요.
추운 바닷바람속에서 굴 까는 일이 보통 힘든게 아니거든요.
또 톳도 있습니다.
발해님과 바닷가를 거닐며 이런저런 세상살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파도에 떠밀려온 선물(눈 여겨 보면 제법 쓸만한것들이 떠 밀려 온답니다.)도 각자 하나씩 챙겨들고 안빈낙도 아지트로 향합니다.
오늘 바다 사냥은 꽝 친지라 미안한 마음에
곡차 한잔 권해 봅니다.
미리 준비해간 연어를 썰고,삭힌 홍어를 안주로 내어 놓습니다.
난롯가에 앉아
도마에서 한점 한점 썰어 먹는 연어회.
잘 삭혀진 홍어회랑 곡차한잔에 추위가 녹습니다.
한순배 돌때마다 늙다구리들의 우정은 깊어갑니다.
쌩 홀아비들의
사는 이야기.
마눌 이야기,
자식이야기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나무랑 꽃 이야기...
그렇게 낮이 깊어갑니다.
(이게.원래 밤이 깊어가야 라는 표현이 맞는 컨셉인데 아침부터 시작하다 보니 낮이 깊어 갑니다.ㅋ)
해장술로 간단히 곡차 한병씩 비우고 발해님이 선물로 가져오신 묘목을 박농부 지게로 옮깁니다.
묘목을 옮겨 놓고는 함평으로 가시겠다 합니다.
저녁 함께 하자는 권유에도 손사래 치시며
떠나 갑니다.
사는 동안 늘 느끼는거지만
짧은 만남이든 오랜 만남이었든 헤어짐은
싫습니다.
혼자 덩그러니 남겨 졌다는 사실에
육십이 넘은 나이에도 가슴 한켠이 아려 옵니다.
"조심히 잘 가시구려. 발해 영감!"
"먼길 기꺼이 와 주셔서 감사하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지켜 서 있습니다.
죙일 그냥 일손도 안 잡히고 하여 기타를 잡아 봅니다.
밤에 불러야 제격인 노래를 낮에 부르려니
쪼매 거시기 합니다.
그렇게 토요일을 베짱이 놀이로 마무리 하고
일요일을 맞습니다.
첫댓글 두분 올만에 만나
좋은 시간 보내셧군요
예전에
문어잡으셧다는
글을 읽은지라
이번에도
통발낚시를 해서 푸짐하게
드셧나 궁금햇엇는데
아쉬웟겟어요
봄이 오면
안빈낙도에
가서 차한잔하고 싶습니다 ㅎ~~
튤립 , 일리움 꽃이 필때 오시지요.
@안빈낙도(해남) 2월에 피는 튤립은 업나요 ㅎ
안녕하십니까?
그날 초대했었는데
참석못해서
죄송합니다.
곡간에 쌀이떨어저서
방아찢고 진도읍에
쌀주문하신 분들
배달도하고 그럭저럭
바쁜하루였습니다
요번주말에 진도한번오시지요?
전번 입력이 잘 못된걸 니중에 알고 급작스럽게 연락 드린 제 불찰이지요.
이번주는 서울 누님이 오신다 하여 못 가 뵙구요.
2월첫주에 찾아 뵈면 어떠하올른지요?
@안빈낙도(해남) 제가30일날 여행갔다가 3일날 올듯합니다 4일날
로 임시예약합시다
@플라워둥지(진도) 4일날 좋치요 ㅎ
세월이 흐르면 늙어가는 몸
세월이 흐르면 속 마음은 ??
세월이 흘러도 내 마음은 청춘이란 말 들을 증명하시듯
마음만 청춘!
몸은 안 따라주고...
일이 힘에 부칠때마다 나이 생각이 드네요.
영암 정착은 완성 하셨나요?
두분이서 오붓한 시간 가지셨네요
쉬면서 즐기고 그러다가 생각나는 일도 하나씩 마무리 짓고 그러는게 삶을 누리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한주보내세요
그러려고 노력합니다만...
겨울만이라도 쪼매 느긋하게 보내보려고 하는데 구상해 놓은게 많다보니 마음만 바쁘네요.
행복한 주말이네요
화원반도 눈에 선합니다
할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
건강 하소서
마음맘 앞서고 몸은 안 따라주네요.
그래도 맘에 맞는 벗들과 함께할 공간이 있다는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요?
짝짝짝... 잘 들었습니다. 온갖 잡기에 능하십니다.
그러게요.
그날 하룻밤 함께 하면서 만리장성(?) 쌓을라 그랬는데 훌쩍 가셔서 맴이 쪼매 아팠답니다.
잘 올라가셨지요?
원하는 물고기는 잡히지 않았지만 뜻대로 되는 삶이면 그것또한 지루할지도요
두분의 즐거운 하루셨네요
지루해도 좋으니 뭐든 원하는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농담이구요.
늙으막에 얻은 소중한 만남
귀히 여겨야겠지요?
열정을 지니신 두 분 보기가 좋으네요
라니야님
보고 시퍼요
잘 계시죠
네 언제 까지나 식지 않는 열정이기를 기도해 봅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셨네요.
보기 좋습니다.^&^
네
잠시 세상 시름 잊고 평화로운 시간 가져봤습니다.
말 동무 할 사람과 곡차 한잔 하면서 세상 사는 이야기
나이들어가니 그런 시간이 천국인것 같습니다.
두 분 천상 나들이 하신것 부럽습니다.
네
이제 그런 삶을 추구할 나이가 된것 같습니다.
언제 곡차한잔 나누실까요?
멋진 하루보내셨네요~
홍어랑
연어랑~~
네
뭐니뭐니 해도 먹거리가 푸짐해야 분위기도
넉넉해 지지요.
실은 저녁 타임이 메인이었는데 극구 가신다기에 살짝 아쉬웠지요.
@안빈낙도(해남) 아 그 메인이 무엇인지
살짝 궁금합니다
전세계 어떤
요리도
잘하실거 같은 안빈낙도님
실력발휘 못하셔서
아쉬웟겟어요 ㅎ
@수잔(보성/대구) 이름하여 "황토삼겹살 수육"
삼겹살을 덩어리채 허브 로즈마리를 깔고 바나나잎에 싼다음 황토를 치대 만두피 처럼 싸서 장작불에 던져 넣었다가 수십분후에 꺼내면
훌륭한 황토 삼겹살 수육이 탄생하지요.
삶은 수육과는 비교가 안되는
구운 수육 이지요
쉽게 말하면
삶은 고구마 와 군고무마의 차이지요.
@안빈낙도(해남) 아 ~~
설명만 들어도
군침이 나네요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서해바다를 보며
난롯가에서
와인 한잔에
이런 요리를 먹는다면
금상첨화이겟지요
언제
안빈낙도님
요리솜씨 발휘하실 기회를 만들어드려야
할텐데 ㅎㅎ~~
두분 멋진 주말 보내셨네요~~
헤어짐은 언제나 아쉬웁지요~~~
네
언제 수초님도 함께 해 보시지요.
@안빈낙도(해남) 네~~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셨네요.
새주일을 힘차게 시작하실 수 있겠어요.
언제 지나는 길이 있으시면
들르세요.
곡차 한잔 대접하지요.
두분이서 소담하게 추억을 쌓으셨네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한편의 초코파이 씨에프를 보는듯 했네요
CF중에 노인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참 자연스럽지요.
그건 아마도 살아오며 쌓인 연륜이 배어나와서 아닐까요?
아마 오늘 풍경은 그런 삶의 애환이 자연스레 표현된둣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