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네의 일기라는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가 중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그때는 유태인이 뭔지, 나치정권이 뭔지도 몰랐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너무 어렵게 다가왔다. 그래서 그때는 그냥 읽는 둥 마는 둥 대충 한번 읽고 이 책을 덮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책장 정리를 하는데 이 책이 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숙제도할 겸 이 책을 꼼꼼히 읽기로 마음먹고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역시 나이를 좀 먹고 읽으니 말뜻을 이해할 수 있어서 책이 어렵지 않고 재밌었다. 그래서 안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안네는 자신의 생일 날 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일기장에 ‘키티’ 라는 이름을 붙이고, 히틀러의 나치정권 때문에 은둔생활을 하다 게슈타포에 의해 습격당해 수용소로 옮겨졌을 때도 수용소에서의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냉철한 비판과 생각들로 계속 일기를 썼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그 끔찍하고 무서운 상황 속에서도 안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항상 밝고 명랑하게 살았다는 것이다. 은신처 창문 밖을 바로 내다보면 유태인을 죽이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상황이 얼마나 끔찍할까?. 내가 만약 히틀러 정권 속에서 유태인으로 살았다면 희망이라는 단어보단 절망과 죽음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꽉 채운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을 것 같다. 그런 점이 안네를 존경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을 말하자면 안네가 일기장에 적은 말이었다.
“유태인이든 아니든 나는 명랑한 분위기와 찬란한 햇빛이 필요한 한 소녀에 지나지 않아요.” 라는 말이다. 이 글귀를 읽는 순간 정말 내 가슴에 와 닿았다. 단지 유태인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자신의 꿈을 펼쳐볼 기회조차 아직 갖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어린 소녀 안네...
그저 세상의 밝고 좋은 것만 보고 자라야할 나이에 사람들의 욕심과 분노, 죽음과 같이 어두운 것들을 먼저 알고 죽게 된 안네가 너무나 불쌍하고 가여웠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은 인터넷에서 본 글귀였다.
사람은 서로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말이다. 즉 나와 좀 맞지 않는 사람을 나와 틀리다고 말하지 말고 단지 나와 다른 것뿐이므로 그 사람을 이해하자는 말이다. 누가말한지 몰라도 참 명언이다.이 책은 나에게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책이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어린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 안네를 생각하면서 아직 나에게는 있는 꿈을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고 어떤 시련과 고통이 닥치더라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