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여자중학교 인성교육
어제 진명여자중학교에서 인성교육을 했다. 1교시는 2학년 3반, 2교시는 3학년 3반, 3교시는 1학년 3반에서 강의를 했다.
어느 학교에서 강의를 하든지 나는 먼저 대상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개교일, 졸업회수, 졸업생수, 학교교육목표, 학교장 경영 방침, 학교 교표의 표면적 의미와 내면적 의미, 교화와 교목의 이름과 그것을 선정하게 된 의도를 살펴보는 것으로 출발한다. 오늘도 역시 처음 전개는 그렇게 시작하였다.
진명여자중학교 교육목표가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학생’이다. 오늘 내가 수업을 전개해 나갈 주제와 정말 잘 부합한다.
지금까지 학교 급별로 방문하면서 강의를 해온 바에 의하면 강사들의 공통된 견해는 중학교 수업이 제일 힘들다고 한다. 그것은 개성이 강하여 수업시간에도 단위 시간의 수업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영어 문장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친구와 잡담을 하고, 심지어는 엎드려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제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수업의 분위기는 학교에 따라 너무나 차이가 났다. 진명여자중학교는 강사들 대부분이 호평을 했다. 나도 그렇게 느꼈다.
오늘 내가 수업한 3학년 3반은 정말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수업이 끝날 때 까지 한 학생도 시선이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전에 내가 경남교육연수원에서 교무부장과 연구부장을 대상으로 교육연구에 관한 강의를 할 때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집중도가 높았다. 그래서 나도 내가 구안해 간 강의 내용에 따라 수업을 전개 해 나갔다.
학생들에게 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항상 어떠한 특정 인물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오늘 이 학교에서 사례를 든 사람은 나의 둘째 딸이 자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일화를 예화로 들려주었다.
여러분 학교 졸업생 16,898명 중에 나의 둘째 딸이 포함되어 있다. 나의 둘째 딸은 진주서여자중학교를 졸업했다. 여러분의 학교가 원래 진주 여자고등학교 자리에 있다가 도동으로 옮겨왔는데 이곳으로 옮겨와서 이름을 진명여자중학교라 바꾸었다.
나의 딸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평범한 보통학생이었다. 그런데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격려로 열심히 공부를 하였는데 그로인해 성적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졸업을 할 때는 상위성적으로 졸업을 했다. 그리고 경해여고에 진학했고, 그 후 서울대학을 졸업했다. 대학문학상을 받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분 당선이 되었고, 졸업 후 kbs 방송국 작가가 되어 방송대상을 받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한림대학 강사를 하던 중 미국유학을 떠나게 되었고, 박사가 되어 미국 텍사스주의 대학교수가 되었다.
내 딸이 자기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은 여러분의 학교 교육 목표가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학생’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나는 여러분에게 30년 후에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여러분의 친구 중에 30년 후에 가장 존경받으면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친구가 누구일 것이라고 여기며 그렇게 생각한 까닭을 쓴 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
이 말을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나의 딸이 학회 초청 발표회 참석을 위해 지금 우리 집에 와 있는데 오늘 여러분 학교에 인성교육을 한다고 하니 자랑스러운 후배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고 하더라. 내가 여러분의 공부 모습을 촬영해도 좋겠니? 하고 물었더니 모두가 좋다고 하더라. 한 학생이 말하기를 우리가 혹시 미국에서도 스타가 될지 모르겠다. 하고 말했다. 모두 웃어넘겼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발표가 이어졌고, 경청 또한 진지했다.
끝맺음은 카이로스 신의 예화를 파워포인트를 보여 주면서 끝을 맺었다.
카이로스는 제우스(Zeus)신의 아들이며 특별히 기회의 신(神)으로 불린다. 이탈리아 토리노 박물관에 있는 ‘카이로스’의 조각상을 보면, 앞머리는 장발로 숱이 무성하나 뒷머리는 민머리이며, 발뒤꿈치에는 날개가 달려 있다. 그리고 손에는 저울과 칼이 들려있다. 조각상 아래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다.
“앞머리가 무성한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지 금방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나를 발견했을 때는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긴 것이고, 뒷머리가 민머리인 이유는 내가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나를 붙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해서이다. 저울을 들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앞에 있을 때는 저울을 꺼내 정확히 판단하라는 의미이며, 날카로운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칼같이 결단하라는 의미이다. 나의 이름은 ‘기회(Oppor tunity)’이다.”
‘기회’는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도록 무성한 머리털로 가려져 있지만, 혜안으로 알아본 사람은 그 무성함으로 쉽게 붙잡도록 배려한다. 그러나 기회의 뒷머리는 민머리이기 때문에 일단 놓치면 다시 붙잡기란 쉽지 않다. 발뒤꿈치에 달린 날개로 바람처럼 도망가기까지 한다. 그러니 우리가 기회를 보았다면 기회의 신이 들고 있는 저울처럼 정확히 판단하고, 그가 들고 있는 칼처럼 빠르게 결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의미의 시간이던 다시 돌아오지 않음으로 해서 소중한 것이다. 잃었던 건강도 섭생을 잘하면 회복할 수가 있고, 금전으로 파산해도 회생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은 매순간이 심판이고 여유부릴 틈을 주지 않는다. 삶의 대부분을 크로노스에 실어 놓고 무방비 상태로 흘러 왔던 것은 아마도 젊음에 대한 과신으로 시간이 넉넉할 거라 착각했기 때문이리라.
‘우리는 완벽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다가 삶을 헛되이 보내는 사람들을 잘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이란, 완벽한 여인을 기다리다가 사랑이 모두 지나갔음을 뒤늦게 깨닫는 머리 희끗한 노총각일 수도 있고, 항상 창업할 시기만 찾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야심 많은 직장 동료일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완벽한 기회는 없다. 완전한 순간도 없다. 그 완벽한 기회, 완전한 순간만을 기다린다면 평생 기다리다 끝이 난다. 용기, 모험심, 결단력이 새로운 변화, 새로운 기회의 주인이 되게 한다.’ 이것은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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