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暮途遠 (일모도원)(이재복)
날 일, 저물 모, 길 도, 멀 원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할 일은 많지만 시간이 없음을 비유하는 말
이 고사성어는 중국 사기(史記)의 '오자서열전'에 나오는 말입니다.
모(暮)는 없을 막(莫)에 날 일(日)을 받쳐 놓은 글자로서, 해가 풀숲에 숨는다는 뜻으로서 ‘저물다’ ‘늦다’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도(途)는 쉬엄쉬엄 갈 착에 남을 여(余)를 짝지은 글자로서, 사람이 걸어 다니는 여러 갈래의 길을 뜻한다.
초나라 평왕 때의 일이다. 평왕의 신하 중에 태자의 교육을 맡은 오사와 간신 비무기가 있었다. 비무기는 태자를 위해 데려온 여인을 평왕에게 권하여 신임을 얻었다.
이후 그는 태자의 보복이 두려운 나머지 태자를 모함하여 국경으로 쫓아버렸다. 그리고는 오사와 그의 아들을 모함하여 극형에 처했다. 그러나 둘째 아들 오자서는 오나라로 도망쳐 복수의 날을 기다렸다.
얼마 안되어 평왕은 죽고 비무기는 피살되고 말았다. 한이 맺힌 오자서는 초나라로 쳐들어가 단숨에 제압했다. 그리고는 평왕의 묘를 파헤치고 시체에 삼 백대의 매질을 가함으로써 아버지와 형의 원한을 풀었다. 이를 본 사람들이 그의 행동이 지나침을 비난했다.
이에 오자서는 “나는 나이가 늙었어도 할 일은 많다(日暮途遠)” 하고 말했다. 이때부터 일모도원은 ‘늙어서도 할 일이 많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평왕은 간신 비무기의 말을 듣다 죽어서도 곤욕을 치렀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도 비무기와 같은 인물이 너무 많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면 아첨하는 무리들부터 가려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