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꽃술 이 은 봉
구절초 꽃술 속으로 스며들고 싶을 때 있다 한 마리 꿀벌로 놀고 싶을 때 있다 중학교 때 냇둑길 따라 집으로 돌아오면서 모자 깃에 예쁘게 꽂기도 했던 꽃 구절초 꽃술 속으로 눕고 싶을 때 있다 꽃향기에 취해 깊이 잠들고 싶을 때 있다 구절초 꽃술을 언제나 마음 열어주는 것 아니다 어디서나 옷고름 풀어주는 것 아니다 단단히 여미고 있는 젖가슴, 더욱 단단히 여미고 있는 제석산 산자락, 구절초 꽃술들 보아라 구절초 꽃술 속으로 마냥 뒹굴고 싶을 때 있다 뒹굴며 한세상 잊고 싶을 때 있다 꽃술이 되고, 꽃자루가 되고, 꽃받침이 되어 한바탕 꽃향기로 흩날리고 싶을 때 있다. |
첫댓글 구절초로 머리에 화관으로 얹고 결혼식을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꽃으로 장식을 해달라고 했더랬습니다
지금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때 그 결혼사진을 보면
아직도 구절초가 싱그럽게 보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