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국화 유 자 효
열여덟 살의 소년 왕 투탕카몬이 죽었을 때 왕가의 계곡에서는 긴 장례가 치러졌다 마침내 그의 미라가 황금 가면을 쓰고 관 속에 안치되기 전 어린 왕비가 슬피 울며 수레국화 한 아름을 소년 왕의 곁에 놓았다 관은 닫히고 3천 년의 세월이 흘러 투탕카몬의 무덤이 발굴됐을 때 이상하여라 아직도 어린 왕비의 비탄이 살아 있는 듯 메마르게 건조된 수레국화 한 아름이 발견되었다 오늘날 카이로 국립 박물관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관 속의 관, 관 속의 관, 관 속의 관의 장려함에 감탄하면서 손가락, 발가락에까지 끼워져 있던 황금의 골무에 탄식하지만 그 곁에 걸려 있는 메마른 수레국화 한 아름의 내력을 알지 못한다 미라의 나라 이집트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꽃들도 미라가 되어 3천 년의 비탄을 전하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
첫댓글 어린 왕비가 슬피 울며 수레국화 한 아름을 소년 왕의 곁에 놓았다
제가 좋아하는 수레국화는 어리적 앞마당에 가득 피어있던 그리운 꽃입니다
마른 꽃을 벽에 걸어두었던 그 시절은 어디로 갔을까요?
지금도 만나면 반갑고 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