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답잖은 시론 박 제 영
시는 시(詩)다 말로 절을 짓는 거다 잘못 지으면 땡중 된다 이 말이렸다 시는 시(侍)다 사람이 절이고 사람이 부처다 그러니 모셔라 이 말이렸다 시는 시(市)다 구중궁궐이 아니라 책상머리가 아니라 시는 저잣거리에 있다 이 말이렸다 시는 시(視)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라는 거다 탄광의 카나리아처럼 잠수함의 토끼처럼 세상이 무너지고 가라앉고 있는 것을 먼저 보고 짖어라 이 말이렸다 시는 시(矢)다 짖어도 안 되면 아예 쏴라 세상 무너뜨리고 망가뜨리는 놈들 가슴팍에 화살을 팍팍 꽂아라 이 말이렸다 이상의 것을 무시하면 어떻게 된다고? 시가 시(屎) 된다 된똥도 아닌 묽은똥 된다 이 말이렸다 아예 시(尸)가 되는 수도 있다 시쳇말로 죽은 시가 된다 이 말이렸다 |
첫댓글 이 세상에는 죽은 시가 얼마나 많은지요
너도 나도 시를 쓰고 시인이라 으스대는 늙은 시들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