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요양병원서 17일 만에 34명 확진.."초동 방역 미흡 탓"
첫 확진자 발생 후 병실 1곳만 격리..7일 지나서야 병원 전체 격리
(오산=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경기 오산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오산 메디컬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 등 6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추가 확진자는 간병인 3명(오산 66∼68번)과 입원 환자 3명(오산 69∼71번)이다.
이 요양병원에서는 지난달 24일 입원 환자 A(오산 34번·사망)씨가 처음 확진된 후 간병인(4명)과 입원 환자(29명), 종사자(1명) 등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A씨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군포 남천병원을 방문해 기존 확진자(안양 226번)와 접촉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첫 확진자 발생 17일이 지나서도 병원 내에서 계속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당국의 초동 방역 조치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오산시 방역 당국은 지난달 24일 첫 확진자 발생 후 7일이 지나서야 병원 전체(2·3·5층)를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했다.
A씨가 확진됐을 때는 해당 병실 1곳만 격리했다가 하루 뒤엔 A씨가 거쳐 간 2층과 5층으로 격리 범위를 확대했고, 7일 후 3층에서까지 확진자가 발생하자 그제야 3층을 포함한 병원 전체를 격리한 것이다.
집단 감염 초반에 격리 대상에서 제외됐던 3층에선 최근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이 요양병원에서 확진된 환자를 보면 지난달 24일 4명(213호실 환자)이 한꺼번에 감염된 후 26일 1명(213호실 간병인), 31일 7명(2층 4명·3층 3명), 이달 1일 1명(3층), 4일 7명(3층), 6일 1명(2층), 7일 6명(2층 1명·3층 4명·5층 1명), 9일 1명(3층), 10일 6명(3층) 등이다.
지표환자 A씨가 머문 2·5층에선 11명이 감염됐으나 A씨가 들르지도 않았던 3층에선 22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오산시보건소 관계자는 "초반에 병원 전체를 격리하는 것도 고민했으나 당시 3층에선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전체 격리는 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24∼31일까지 3층에 대해서도 종사자와 간병인에게 보호장구를 착용하게 하고, 환자들의 병원 내 이동을 자제시키는 등 격리 조치에 준하게 관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요양병원에는 노령의 기저질환자와 치매 환자가 많다 보니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아 감염이 확산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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