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ㅍ을 썼습니다. 드뎌 자음쓰기 끝!!
ㅎ은 ㅇ하면서 같이 공부했으니까 다음 시간부터는 '각국' 들어가는 건가요??? 오늘 수업에서도 ㅊ자를 잡고 있으려니 답답하셨는지 선생님께서는 그만 ㅍ으로 넘어가자셨지요. 가로 줄긋기에서 ㅍ에 이르기까지 금방인 것 같은데 벌써 4개월이나 지났네요. 참 시간이 유수로다!
지난주에 국전에 응모할 작품이라며 보여주신 선생님의그 글씨를 보는 순간 소름이 확 돋았어요. 글씨보고 소름 돋기는 처음이었습니다. 30년이나 한결같이 묵향과 함께 하셨을 선생님의 시간들이 귀하고 아름답게 생각되더이다. 따지고보면 저랑 별로 나이차이도 나지 않는데 선생님께서는 어찌 그 어린 시절부터 붓과 함께 해 오셨을까 싶어요.
김어르신께서 국전도 다 돈잔치라고 하셨을 때, 그런 말씀 마시라고 지금껏 단 한 번도 돈 써서 입선한 적 없었다고 정색하시는 선생님과 서예공모전의 내막을 속속들이 아시는 냥 호언장담하시는 그 분과의 한치 양보없는 설전에 교실은 완전 살얼음판이었지요. 최고 연장자이신 그분께서 좀 더 교실 분위기가 따뜻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옛날분이시라 그런지... 저는 서예랑 결혼하셨다는 향교 서예반 선생님이 골드미스의 여자분이셔서 더 자랑스러운데 말이죠.
선생님.. 혹 이번 국전에서 고배를 마시더라도 선생님 말씀처럼 국전 졸업에 무슨 의미가 있으랴 까짓 거 쿨하게 생각하시옵소서... 빽 있어서, 돈 써서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슨 가치가 있으리오!
당락과 상관없이 결과가 나오면 제가 일 잔 쏘겠습니다.
첫댓글 학교에서 서예를 배우곤 했는데 단기간의 과정이라 그저 보며 따라한 기억이 납니다. 자음 모음의 순서나 훨씬 그 이전의 줄긋기 등,마음의 자세..나처럼 성격이 급한 사람에겐 인격수양으로 적합하겠습니다.꾸준히 서예를 익혀나가는 수나님의 열정과 끈기가 배어오는데요.농장일과 더불어 여유로움이 한껏 느껴집니다.늘 하루하루 즐기시기 바랍니다.
스텔라님의 글솜씨에 늘 감복하고 있습니다. 저만 밥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밥 벌어먹고 사는 일을 핑계로 자주 못 들어오네요... 하루하루 즐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ㅍ을 끝으로 자음까지 끝내셨군요.
그런데 서예 선생님이 골드미스 여자분이셨네요.
학교 다닐때 서예 선생님이 남자분이셔서 당연히 남자선생님이실줄 알았는데......우리는 왜 늘 이런 고정관념이 생길까요? 아무튼 서예와 결혼 할 정도로 애정이 깊으신 선생님의 국전에서의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특선을 하셨답니다. 특선부터는 본인의 작품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에서 직접 휘호를 쓰셔야 한다더군요.
한 10년 쓰면 저도 글쎄요...
벼루에 정한 웃물을 따라 부어 서서히 먹을 갈며,마음을 집중하여 정제 한 후 붓을 듭니다.잡념이 감히 범접 할 수 없는 침묵 속에서 한 획 한 획 붓질에 몰두합니다.濃淡에 숨겨있는 파르스름한 먹빛에 활기를 느끼고 희열했던 가슴.코끝 아련한 먹향이 무척이나 그립네요. 수나님! 건강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계시니 좋습니다. 골드미스이신 선생님의 국전 출품작이 소름 끼치도록 훌륭하다하니 입선의 기쁨이 있지 않을까요.
지금껏 늘 입선만 하시다 올해 처음으로 특선을 하셨다네요. 3프로에 들면 안 뽑아주겠나 하는 심정으로 응모해 오셨다는데 그 세월이 하 세월이셨다고.. 이제 2점만 더하면 국전 졸업하신다는데... 어디나 할 것 없이 왜 이리 씁쓸한 모양새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