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물 : 남, 37세, 회사원, 족구 중 오른쪽 너덜 완파
2. 사건 : 3월27일 족구 경기 중 공을 쫒아가며 오른발을 딛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발목을 돌로 있는 힘것 찍는 듯한 느낌.. 다른 회원님들 처럼 "뚝" 소리는 못 들었습니다.. 순간 앞이 까맣고 그자리에 주저 앉음.. 운전불가!.. 대리운전으로 집에 귀가..
3. 입원 : 3월28일 저녁 와이프 라식수술 한 날 이어서 데리러 갔다가 우연히 한의원 내방.. 한의원 선생님 왈 "원래 참을성이 많으세요?.. 당장 큰 병원 가서 초음파 찍어 보세요".. 눈으로 봐도 멀쩡한 쪽은 탱탱하고 단단한데 비해 끊어진 쪽은 물렁하고 약간 부어 있으면서 끊어진 부위가 움푹 패어 있습니다. 라식 수술한 와이프 내팽겨 치고 관악구 모 대학 병원 응급실로 직행.. 대학 병원+응급실 특성으로 X-Ray, 초음파(비급여), MRI(비급여) 찍고 8시간만에 아킬파열 확진 받고 임시 깁스(?)하고 밤 꼬박 새고 14시간 만에 입원실로 이동
4. 수술 : 3월29일 저녁 7시 (거의 24시간 금식..ㅠㅠ)그날 마지막 수술.. 발가 벘겨진 채 (수술하는데 도대체 왜 속옷까지 다 벗기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마취 여 선생님께 다 보여주고 내가 무슨 애로 배우도 아니고.. 작은 패드(?) 하나로 막음처리 하여 척추마취 시작.. 새우자세로 척추에 주사 놓는데 뭐 그리 생각보다 아프지는 않았습니다. 잠시 후 하반신 저려 오면서 점점 무감각.. 여러 사람이 매달려 새우 상태에서 수술대로 사람을 뒤짚습니다.. 이 때 목의 위치를 잘 잡아야 수술시간 동안 목 안 아픕니다.. 1시간30분 정도 수술 시간 소요.. 레지던트? 남자 간호사? 의사? 하여간 거기 있는 사람들 무지 떠들고 웃고 농담하고.. 그럽디다.. 저는 바보처럼 말하게 되더군요.. "저..어..기..요.. 너 어 무.. 추 우 워 요.."
5. 무통주사 : 수술 끝나고 새벽.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아 사람이 우둔하고 말그대로 꿈쩍도 못합니다. 소변 못 보고 가스 안나왔다니까 남자 간호가가 뭔가 집어 넣습니다. 마취가 덜 풀려 다행(?)이지만 그래도 뭔가 찝찝하고 깨림직한 느낌.. 아랫배를 눌러 억지로 소변 뽑아 냅니다.. 아침이 밝아오자 점점 마취 풀립니다. 돌아 버립니다. 미치겠습니다. 무통 주사 스위치 계속 눌러 댑니다.. 볼일은 소변통 옆에 놓고 해결 하는게 가장 덜(?) 고통 스럽습니다.
6. 무통제거 : 이제 화장실 가서 큰일을 봐야만 합니다.. 허벅지 중간까지 통 깁스한 상태로 휠체어든 목발이든 화장실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피쏠림! 수술부위 당김! 찌릿찌릿! 붓는 느낌! 불편함!.. 틀어 막을 수도 없고 정말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돈 내고!! 목발 교육 받는데 당시는 힘들었지만 계단 오르 내리기 등 나중에는 도움 됩니다. 깁스 뒷꿈치 부분에 그라인더(?)로 창문 내고 소독 합니다. 아버지가 보시고 깜짝 놀라셨습니다. 꼬맨 자국이 뒷꿈치부터 종아리 중간근처 까지 한뼘은 족히 된답니다.
7. 강제퇴원 및 전원 : 수술한지 겨우 만 3일하고 반.. 밀린 수술 환자 많으니 병실 차지하지 말고 퇴원 하랍니다.. 너무 아파 꼼짝도 못하는데 어떻게 퇴원시킬 수 있냐 그랬더니 계속 입원할 수 있는 다른 병원 소개 시켜 준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외래 통하지 않고 응급실 통해서 오면 성과가 정형외과가 아닌 응급실로 잡힌다네요.. 결국 자기들 실적 때문에 강제 추방을...
전원 소개서 들고 인근 병원으로 이동.. 또 X-Ray 찍고 피 뽑고 수액 꼽고 진통제 맞고.. 다리 높이고 누워 있으면 그나마 버틸만 하지만 침대에서 발을 내리는 순간 발이 뽑혀저 나가는 느낌! 고통스러움! 전원한 병원은 병실 밖에 화장실이 멀리..ㅠㅠ.
8. 완전퇴원 : 수술 만 7일째.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직도 많이 아픈데.. 회사에서 은근히 압력 넣습니다. 도저히 출퇴근은 불가하고 재택 근무 하기로 하고 퇴원 했습니다. 퇴원 기념(?)으로 일주일 만에 면도하고 의자에 앉아 머리 뒤로 젖히고 와이프가 머리 감겨 줬습니다. 3~4일 지나면 머리 안감아도 별로 안 간지럽습니다.. ㅡㅡ'
9. 재택근무 : 침대에 밥상 놓고 그 위에 키보드, 마우스. 침대 옆 테이블에 모니터 놓고 일 합니다. 애들이 달려 들면 밥상을 다리쪽으로 옮겨 보호 합니다. 여전히 순간적으로 찌릿거리고 아프고 피 쏠리지만 병원에 있을 때보다 통증은 많이 가라 앉은것 같습니다. 업무협의 때문에 3~4시간 정도 회사 갔다 온적 있는데.... 역시 당분간은 출퇴근 힘들것 같습니다. (집에 와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목발 때문에 손목 아프고 옆구리 아프고.. 일할때 자세 불편해서 허리 아프고.. 원래 무릎 아래로는 다 아프고.. 집에 욕조가 없어 계속 못 씻구.. 뭐 그런가 보다 하면서 점점 폐인(?)처럼 시간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10. 실밥제거 : 정확히 수술한지 14일 째. 실밥 뽑으러 갔습니다. 두시간 일찍 가서 피 뽑고 세시간 기다려서 면담 했는데 염증 있다 없다 얘기도 없고.. 수술 하고도 담배는 계속 피웠는데 뭐 그다지 영향 없는건가??.. 회사를 안가서 그런지 거의 매일 마시던 술을 한번도 마시지 않았는데 느낌 상 술은 확실히 염증 등 안 좋을것 같습니다..
실밥만 뽑고 깁스는 그대로 두고 2주 후에 발목 각도 조절하고 무릎 아래 깁스로 바꾸자고 합니다. 실밥 뽑을 때 대부분은 약간 따끔 거리고 마는데 실과 살이 많이 붙어버린(?) 부분은 꽤나 아픕니다. 집에 돌아온 지금은 또다시 재택근무에 폐인 모드(?)로 돌아와 있습니다~
제가 여러 선배님들의 글을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듯이,
수술을 앞둔, 수술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이 긴 글 읽고 "아~ 원래 다들 아프구나, 다들 불편하구나.." 하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첫댓글 웃어도 될 지 모르겠으나 몇 군데서 빵 터졌습니다. 애로배우ㅎㅎ벌거벗겨진 그느낌 저도 알죠ㅠ.ㅠ 이렇게 서로 위로할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어차피 벌어진일 웃으며 이겨내보도록 해요 우리. 박지성처럼 골을 넣는 그날까지 화이팅 입니다!^^
ㅎㅎ 고생 많으시네요. 저랑 나이도 비슷한것 같고, 하시는 일도 비슷한것 같고, 그리고 아킬 파열된 동기도 똑같네요. 저는 왼쪽(2007년12월), 오른쪽(2011년3월) 수술했습니다. ㅎㅎ 병원, 수술할때 가급적이면 대형, 대학 병원보다는 중급 병원에 가시는게 편합니다. 업무 절차 및 비용, 사후 관리가 편하지요. 그리고 아킬봉합술은 대수술이 아니라서 주로 대형, 대학병원급에서는 레지던트급에서 중급병원은 10년정도 경험이 많은 전문의가 시술하지요. 저의 짧은 상식입니다만..... 그리고 MRI도 좋지만 초음파만 봐도 아킬이 부분파열, 완전파열 등 다 알수 있다고 합니다. 사후 관리가 중요합니다. 잘 관리 하시길....
아..정말 그런것 같네요.공감
저는 오늘로 9일짼데 저 이야기릏 써놓은거처럼 똑같네요 저도 하반신마취에 안아팟고 옷다벗고 환자복만입고 수술중 고개들엇다가 수술후 현기증에 매스꺼움으로 디지는줄알앗습니다 진통제주사맞고 회복... 곧 실밥풉니다 아직입원중 퇴원해도된다고는 햇음
근데 잠잘때와 자세가 너무 불편함... 발올리면 피쏠려서 불편하고 내리면 붇는다고하고..
저도 수술6일째 퇴원하고 회사의 압력으로 그날부터 바로 출근했습니다. 왼쪽부상이라 원래 스틱운전하다 신랑님 오토차량 대여받아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여간 불편한게 아니네요~~ 오늘 저녁메뉴는 뭘로 해야되나??고민중인 아줌마입니다...
낼 실밥 뽑으러 갑니다. 오늘 가야는데 업무상 눈치보여 못가고... 낼 가야될것 같애요 저는 통증은 없는데 다리를 쭉 뻗으면 장단지 쪽이 뻐근합니다. 수술13일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