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달날 아침 9:00
달마순례 후유증이라며 온몸으로 아침산책을 거부하는 채영이와 학교에 먼저 올라왔습니다.
"걷는 대신 오늘 찾는배 시간 어르신들 세 분 오신다니 차 준비 할래?"
흔쾌히 OK 하더니 달려가 (다리 아프다며..) 쟁반을 씻고, 찻잔을 나르고...
오셨어요!
바로 이 분, 개구리샘의 어머니
이모님 두 분과 함께 두더지 찾는배 시간에 함께 자리하셨어요.
경남 거창에서 전날 밤 오셔서 개구리와 하룻밤을 주무셨대요. 참으로 오랜만에...
찾는배의 청강생 지안이도 할머니들과 함께 해요. (서진이는 코~ 자요)
지난 시간부터 속바지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홈질이냐, 반박음질이냐, 왜 시접을 이렇게 두느냐...'
기초적인 질문들로 입은 바쁘고, 손끝은 더딘 저희들과는 달리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윗도리를 벗으시더니 바느질을 시작하십니다.
"바늘이 안 들어갈 땐 이렇게 이렇게 머리에 대고 문질러!"
7남매 중 맏언니, 개구리의 큰이모님
눈은 침침하지만 바느질 솜씨는 천의무봉 (天衣無縫)
이거 제 속바지예요. 운도 좋죠? ^^
막내이모님과 짝이 되신 두더지 "조수하는 것도 힘드네요.."
참한 며느리감들...
어... 참한 사윗감...?
우리 큰돌 선생님의 자상한 가르침을 받아요.
세상에서 가장 다사로운 이 얼굴 표정...
한땀한땀에 정성스런 마음을 모읍니다.
바느질은 마음모으기에 참 좋은 수련
한복도 양복도 척척 막내이모님, 빛의 속도로 바늘땀을 뜨십니다.
"아니, 벌써 한 쪽 다 하셨답니까? 저는 아직 실꿰고 있는데..."
"정말요?"
감탄이 절로...
세월이 그대로 보여지는 우리 어머니의 손...
시침핀을 바지에 함께 고정해주는 센스!
실이 너무 짧게 남아 매듭짓기 곤란할때 새 실과 잇는 법을 배웠어요.
그걸 '정 잇기'라고 한대요. 情 잇기라.. 참 예쁜 말이죠?
서진이도 잠에서 깨어 보송한 얼굴로 품에 안겨요.
예뻐요 예뻐!
12시 마음모으기가 끝나고 우리 아이들이 할머니들께 절하러 모였습니다.
막내이모님만 표정 관리중 ^^
"우리 엄마예요!"
오늘 개구리의 마음 연못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아들 덕분에 이렇게 좋은데 구경도 와 보고 감사합니데이~"
개구리를 좋아하는만큼 할머니들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
(사진 훨씬 많은데 아이들이 펄쩍펄쩍 뛰는 바람에 다 촛점이 흔들렸어요ㅠㅠ)
해피클로버에서 함께 밥모심
예승이의 밥그릇을 보시고 짠해지신 어머니,
"아가, 너 쪼까 더 먹어라. 그거 먹고 어찌케 산다냐.."
개구리 아들 올챙이, 이제보니 할머니를 꼭 닮았어요!
"언니, 이것 좀 더 잡수쇼잉~"
세월이 흘러도 좋은 이름 언니 언니 언니...
모처럼의 순천 나들이 즐거우셨길요!
어머니, 저희도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울 엄마손가 어찌나 닮았든지. 저도 모르게 손을 잡았네요. "촌에서 이일 저일 하느라 손이 이렇게 험해" 하시던 이모님,
손이 넘 부드럽고 따뜻하신지는 아실련지요. 하루 종일 엄마가 그리운 날이 였네요.
개구리 얼굴이 활짝~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