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삼락회 梧峯 박영학 선생님의 건강 관리법
11월 15일이 진주교육삼락회 월회 날이었다.
3일 전 즈음에 사무국장으로부터 이번 달 연수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번 달 모임 참석 인원이 평소에 비해 삼분의 일 정도로 저조했다.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져서 연로하신 분들은 건강을 해칠까봐 걱정이 되어 불참한 것 같고, 일부 회원들은 여행으로, 다른 시정 때문에 시간이 겹친 회원들은 점심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바로 참석하겠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개회 시간에 맞춰 참석한 인원은 15명이었다.
회의 장소를 회의실 대신 휴게실로 바꿨다.
회장인사에 이어 공지사항 전달이 있었다. 곧 이어 나의 연수 차례였다.
서두를 이렇게 시작했다.
연세가 연로하신 어른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는 내용의 연수는 가장 저급한 수준의 연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모두 40년 이상을 교단에 섰던 역전의 용사들입니다.
서양 속담에 ‘노인 한 사람 쓰러지면 도서관이 하나 없어지는 것과 같다.’ 고 했습니다. 이 말은 노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의 중요성을 대변한 의미일 것입니다.
저는 여러 회원들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이번 시간은 제가 궁금한 사항을 중심으로 듣는 것 위주로 진행을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면 누군가에게 말할 기회도 줄어들고, 또 말을 한들 주의 깊게 들어 줄 사람도 별로 없고, 심지어 가족들마저도 소홀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 자연적으로 말을 꺼리게 됩니다.
사람은 감정을 가졌기에 자신의 생각을 외부에 잘 표출하면 얼굴빛이 평온해 지는 반면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고 억누르고 있으면 얼굴 근육이 고착화되어 어딘지 모르게 낯설게 보입니다.
‘우리 오봉 박영학 회원님은 금년 연세가 96세 이십니다. 그런데도 얼굴 빛이 맑고 온화할 뿐만 아니라 걷는 모습을 보면 허리 곧음이 잣대로 그은 듯이 바르십니다.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시기에 그 연세에도 그렇게 정정하신지 그 비결을 듣고 싶습니다.’ 하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제안을 받아 정리가 안 되어 이야기가 잘 될는지 모르겠다.’ 하시고는 말씀을 하시는데 청산유수였다. 13분 동안 우리는 넋을 잃고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를 요약하면 대략 이러하다.
나는 젊어서부터 위장이 안 좋아 고생을 했기에 평소에 먹는 것에 특히 조심을 하고 있고, 운동은 아침 일찍 일어나 꾸준히 하고 있다. 그리고 배우는 것에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 퇴직 후에 대집단이 모이는 연수나 집회에 적극 참여하여 활동을 했는데 나이가 85세를 넘기니 주체하는 단체에서 혹시 불이의 사고라도 일어날까 싶어 꺼리는 경향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그런 모임에는 가는 것은 줄이는 대신 개방대학에 입학하여 4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만학의 길을 걸었는데 성취감을 맛보기도 했다. 지금도 기회가 주어지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집회에 의도적으로 참가하여 새로운 정보도 듣고, 사람들의 군집된 기(氣)를 받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그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것 같다. 하시고 가정생활도 가능한 남의 도움 없이 자립을 하려고 애쓰신다 하셨다.
13분 동안의 이야기가 조금도 흐트러지거나 중언부연 없이 토로하셨는데 듣는 사람 모두 경탄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었다.
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멘트를 붙였다.
박선생님 호(號)가 오봉(梧峯)인데 한자를 살펴보니 ‘벽오동 오’ ‘메뿌리 봉’자입니다.
천년은 산다는 봉학(鳳鶴)은 벽오동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대나무 열매를 먹고 이슬을 마심으로 장수를 한다는데 아마 선생님의 호가 오봉인 것도 장수의 요인이라고 여겨집니다. 라고 언급을 했다.」
이어서 裕松 박정식 선생님의 장수 가족력과 靑田 이만영 회원의 무릎 수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모두 유익한 내용이었다.
연세가 높은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는 새로운 지식을 전하는 내용보다는 그분들의 경험담을 듣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어 연수자의 뇌리에 감동으로 자리 잡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연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