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월 30일 순례모임 이야기
촉촉한 저녁에 노라, 나마스떼, 석영아빠, 동그라미, 라떼, 자운, 석영엄마가 아늑한 라떼네에서 모였습니다. 민혁이 혜민이 나우의 웃음소리가 간간이 들리는 가운데 따뜻한 먹거리와 함께 시작하였어요. 순례를 준비하는게 아닌 기다리는 모임이니만큼 다 함께 하는 것도 좋겠다는 마음이 모아져서 모임 후기를 올립니다.
@[두 노인]을 읽고..
--톨스토이가 낭만이 있더라. 누구누구의 장례식이 아닌 길 위의 죽음을 원하여 순례 중 길에서 소천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후마가 알려주셨던 산티아고 순례 동영상 중에 두 노인의 엘리사와 비슷한 순례자 이야기도 들어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우연히 듣게 된 법륜 스님 이야기를 할까 한다.
질문자; 제가 60살인데 어떻게 하면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까요?
법륜스님: 지금까지는 행복하게 살았어요?
질문자; 네
법륜스님; 그럼 앞으로도 행복하겠네요.
질문자; 아, 불행도 아픔도 있었습니다.
법륜스님; 그럼 앞으로도 그러겠네요.
즉 인생은 습대로 살아가게 되어있다는 말씀이었는데 두 노인 이야기와도 통하는 말인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긍정적이고 즐거운 습을 가져보자.
--에핌을 보고 ‘나인가?’했다. 또 순례 떠날 때 어떻게 하면 친구를 행복하게 해줄까 고민했던 엘리사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나도 그런 마음을 배우려고 배움터를 찾아왔지만 어렵다. 그래도 처음보다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고 있다. 본인의 환경과 기질을 못바꿔도 신성한 나무 책에서 본 동서남북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잘 배워보면 되지 않을까? 순례를 마치고 돌아올 내 옆의 그 분을 어떻게 기쁘게 해줄까 생각해보려 한다.
--이야기 말미에 에핌이 엘리사의 공덕을 얘기하려 하자 화제를 돌리던 엘리사가 생각난다. 지금 이 순간 얼마나 정직하게 무언가를 만나고 있는가가 늘 나의 화두다. 적어도 어떤 상황이든 비굴하지 않게 살고 싶다. 최상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했던 지금까지의 삶.. 남의 생은 내게 더 떳떳한 삶이길 바란다.
--에핌처럼 살고 있지만 엘리사처럼 살고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이 좋아 소리내어 읽었다. 또 ‘그리스도의 길’이라는 문구도 들어왔다.
누구나 마음 속에 있는 그리스도의 길을 잘 따라간다는 건 뭘까? 내 양심, 본성, 사람다움에 대한 믿음을 찾아간다면, 그것들을 잘 따라간다면 그게 그리스도의 길일거라 생각한다. 순례를 떠나며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겠다’는 엘라사의 마음가짐을 봤다. 꼬리별 순례단도 저마다 자기의 숙제를 잘 가지고 걸을 것이다. 순례단 배웅을 마치고 순례 기간 동안 내 옆 사람을 잘 모셔보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가깝고 어렵고 제일 큰 스승이니까.
--에핌처럼 살아도, 에핌만큼만 살아도 잘 사는 거 아닌가 싶다. 누구나 엘리사처럼 살고 싶지만 실상 누군가는 소도 키워야 하니까. 그리고 에핌 역시 발걸음이 늦어서 어려운 누군가를 마주했다면 할 수 있는 만큼 도움을 줬을 거라 생각한다. 다음 이야기 제목이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이던데 에핌도 우리 모두도 사랑, 연민이 있다고 본다.
@ 순례자들이 하루 걷기를 마무리하는 산티아고 시간 3시(한국 시간 10시)가 가까워져서 마음 모으고 마쳤습니다.
@다음 모임은 6월 7일 수요일 늦은 7시 배움터에서 갖겠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오늘 역시 풍성하고 충분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열일해주시니..이 또한 감사 감사.
덕분입니다
함께하고팠는데 후기로라도 들으니 좋네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소를 키우시는 분이 또 있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