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의 노래 손 택 수 (1970~ )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 마당 구석구석을 쑤시고 있었다 혼자라는 게 영 마땅치 않았지만 술래가 된 게 마냥 싫지만도 않아서, 평소에 거들떠도 보도 않던 장롱 속과 정지와 헛간을 찬찬히 뜯어보는 재미로 해가 지는 줄 몰랐다 마당귀에 핀 봉숭아와 꽃속에 파묻힌 개미들, 구름 속에 숨은 낮달까지 꼭꼭 숨어라 그런 어느 날 나는 보지 못할 것을 보고 말았다 병풍 뒤에 숨은 할아버지 관뚜껑 속을 들여다보고 말았다 아마도 그 이후부터인가 보다 내 놀이는 여전히 끝이 나질 않아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사람들 머리카락 끝이라도 보일까 무심히 지나치던 풀잎도 다시 보고 마냥 심드렁해진 길섶도 두근두근 되짚어보곤 하는 것이다 |
첫댓글 치매가 들면 술래가 되어 온 집안을 쑤시고 다니지요
어디에 무엇을 두었는지 매일 그 무엇을 찾아 다니다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