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론 제법 선선해져 지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아직 한낮의 불볕 더위와 폭염은 삼복 더위 못지 않다
이 모든게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원인이며
그 제공자는 인간 생활에서 너무 과도한 에너지 낭비가 단초라 하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로다
초승달
저녁 노을이 빗긴 어젯 저녁에도 폭염 주의보는 늦게까지 지속되고 있었다
열대야 현상으로 밤새 선풍기의 혜택을 받아야만 이을 수 있었던 잠은
새벽이 오기도 전에 눈을 뜨고야 말았다
자리에 멀뚱히 누워 있기도~ 그렇다고 TV를 켜는 수선도 마땅찮아
어둠을 뚫고 삽교천으로 라이딩을 나와버렸다
조용히 물결만 일렁이는 둑방에서 무성하게 자란 가시박꽃이
성근 털복숭이를 곧추 세우며 나를 맞아준다
아직은 철새들이 날아 올 시기는 아니지만 혹시나 기척이 있을까 하여
소들섬 주변을 은근히 두리번 거렸다
오늘 조각배의 선장은 왜가리가 맡은 모양이네! ㅎ
어깨를 움추린 이녀석은 밤새 어부들의 어구(漁具)를 지키느라 꼴밤을 새운 것 같고!
새벽 안개가 무겁게 깔린 들판으로 시나브로 아침이 스며 든다
소들 쉼터
덩치가 약간 작기는 하지만 나이는 훨씬 오래 된 솟벌섬이 소들섬과 이웃해 있다
칡꽃향이 은은히 퍼져오는 삽교호의 아침은
들이건 강이건 좌우 어디를 둘러봐도 앞이 탁 트여 가슴이 시원해진다
가스층으로 흐리멍텅한 일출
올벼는 이미 수확을 마쳤고!!
지나는 길에 부장리 지인의 정원에 들러 탐스럽게 핀 배초향을 만났고!
?
우강 들판
벼(禾)와 피(稷)가 반반으로 섞인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예전에는 게으르다고 흉을 봤었지!
들판과 삽교천 둑방길을 약 1시간 반쯤 돌아다니다
집 마당으로 들어서니 분홍 분꽃이 새색시처럼 수줍어 하고 있었다
장미
자주 달개비와 나나니벌
샤워를 마치고 아침상을 받고 나니
오늘 할 일을 다 끝낸 것 같은 여유로움으로 폭염에 맞설 채비를 한다
이런 폭염은 당당히 맞서는 것 보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아예 모르쇠 작전으로 쥐죽은 듯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