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 똥은 고요하다 권 달 웅
염소 똥은 고요하다. 풀밭에서 싸우는 염소는 서로 물러나지 않는다. 아무리 뿔을 들이받아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일 뿐이다.
염소 뿔은 뒤로 젖혀 있다. 이미 지는 쪽을 가리킨다. 소리의 부딪침은 소통이다. 울음을 삼킨 염소 똥은 평화롭다.
물러나지 않으려고 뿔을 들이받다가 잠시 물러난 염소는 다시 들이받을 생각을 한다. 물러난 대립은 화해이다.
서쪽 하늘에 긴 줄이 하나 걸려 있다. 한바탕 소란이 지나간 풀밭에는 고요가 소복하다. 노을이 고요를 팽팽히 잡아당긴다. |
첫댓글 얼마나 긴 시간을 염소랑 있어야 고요를 느낄까 생각합니다
늘 평화로울것 같은 염소들을 보고 있으면 셔열을 위해 싸우기도 한다는데
동물들도 제 위치가 분명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