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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미주현대불교 원문보기 글쓴이: 파란연꽃
숭산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한국 선불교의 전통을 이어가는 수행도량 미국 프로비던스 젠 센터(Providence Zen Center)
취재/홍성미
용맹정진 참가자들
좌담회 중인 주지 본행법사(좌측), 정향선사(가운데)와 켄 캐슬(우측)
며칠 전 한 미술영재가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7살이 되었다는 그 꼬마화가의 작품은 마치 잭슨 폴락의 ‘Dripping Painting’처럼 물감을 캔버스위에 직접 뿌리거나 주르르 따르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 작품들이었다. 튜브안에서 바로 나온 듯한 원색의 물감과 추상적인 형태가 어우러진 미술 작품은 어린 화가의 순수한 영혼을 그대로 담아 내고 있는 듯 보였고, 그 나이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그 꼬마작가의 작품 속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수줍지만 침착하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던 그 꼬마화가는 캔버스의 왼쪽 아랫부분에 있던 황금색의 둥근 부분을 가리키며 그곳이 그림의 ‘중심점’이라고 했다. 단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그리고 부모님이 모두 화가라서 다른 아이들보다 좀 더 전문적인 환경에서 그림을 그린다고만 생각했던 필자에게 “This is the center of my painting”이라고 설명하는 어린 화가의 설명이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림뿐만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 사물을 움직이는 중심점이 있다. 작은 원을 하나만 보더라도, 그 원은 중앙의 중심점을 통해 원으로 표현되고 완성된다. 사회조직도, 도시고, 그리고 국가도 마찬가지다. 리더라는 상징적인 중심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의 의식이 만들어 내는 보이지 않는 로고스는 조직의 실질적인 중심점으로 작용하며 그 조직을 움직인다. 사람도 그 사람을 움직이는 중심점이 있다. 서양과학이 발달하며 우리는 오랫동안 뇌가 인간을 움직이는 Center Point라고 여겨왔다. 물론 인간의 뇌는 우리 인체의 많은 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많은 수행자들을 만나고, 마음과 관련된 글을 읽으며 필자는 인간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브레인은 우리의 머리가 아닌 마음속에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해보곤 한다. 어쩌면 동양의 수 많은 성인들, 철학자들, 그리고 선지식들은 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방대한 철학서와 경전을 통해 마음에 관한 연구논문들을 후대에 남겨 주고 있는 것이다.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이 마음을 모두 하나씩 갖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이 마음의 사용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사용하고 있다. 형체가 눈에 보인지 않는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성인들과 선지식들은 다양한 방법의 ‘마음 설명서’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마음을 사용하고 또 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올바른 마음 사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직 모를 뿐 !
“오직 모를 뿐” “Only Don’t Know” 라는 가장 간결한 ‘메뉴얼’로 많은 서양 지식인들의 복잡한 머리를 청소해 주고 마음의 눈을 뜨게 했던 숭산 스님. 필자가 숭산 스님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 건 학교 명상모임을 통해서였다. 맨해튼에 위치한 조계International Zen Center 에서 수행을 하던 지도법사 한 분을 초청해 법문을 듣던 중 그 지도법사는 한국의 숭산스님과 관련된 일화와 그의 가르침인 “오직 모를 뿐” 이라는 수행법에 대해 소개해 주었다. 그날 명상모임이 끝난 후 필자는 숭산스님의 자료를 찾아 보았고 눈에 익숙한 회색 가사를 입고 한 손에 죽비를 든 숭산스님은 우렁찬 목소리의 ‘Broken English’로 미국불자들에게 법문을 하고 계셨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숭산 스님의 ‘Broken English’는 이해가 쉬웠고, 가르침의 핵심을 정확하게 설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난 후 필자는 숭산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프로비던스 젠 센터를 찾았다.
프로비던스 젠 센터(Providence Zen Center)
프로비던스 젠 센터는 맨해튼에서 차로 약 4시간정도 떨어진 로드아일랜드 주 컴벌랜드(Cumberland)라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약 50 에이커의 대지 위에 자리잡고 있는 프로비던스 젠 센터의 도량 안에는 주 건물인 본체, 그 옆에 별체로 지어진Abbot House, 파란색 기와 지붕이 인상적인 Diamond Hill Monastery, 한국 전통탑 양식을 본 떠 지었다는 65 피트 높이의 불탑, 작은 연못, 야채를 재배하는 텃밭과 과수원이 들어서 있었다. 본체건물과 연못을 사이에 두고 들어서 있는 Diamond Hill Monastery는 조금 떨어져 있는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Monastery의 마당 한쪽에는 숭산스님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Kwan Um School of Zen 의 각 지부가 협력해서 세웠다고 한다. 그 오른쪽 언덕에는 범종이 걸려 있는 종루가 하나 있었고, 지금도 이 범종은 저녁 법회의 시작을 알리며 매일 타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서 주최하는 대부분의 행사는 주 건물인 본체에서 이루어 지고 있었다. 본채건물 1층에는 참선 수행과 법문을 할 수 있는 큰 법당, 담소를 나누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작은 휴식공간, 등록 사무실, 그리고 gift shop등이 있었고, 아래층에는 식당과 주방, 그리고 윗 층에는 또 하나의 작은 법당, 리트릿 참가자들을 위한 25개의 객실, 그리고 숭산 스님이 생전에 사용했던 방에 스님의 유품과 사진들을 전시해 놓은 숭산스님 박물관이 있었다. 박물관 안에는 숭산스님의 초기 활동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들과 숭산스님의 붓글씨, 그리고 법안스님의 서예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원래 요양원이었던 건물을 개보수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본체건물의 외관은 불교사찰이라기 보다는 일반 가정집의 모습에 가까웠다.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는 스님이 딱 한 분밖에 안 계신다고 현 주지인 본행 선사(Zen Master Bon Haeng)는 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관음 School of Zen 산하 젠 센터들은 스님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수행 지도자들을 부른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수행자가 인가(Inka)를 받으면 지도법사라는 호칭을 얻게되고, 그 후 계(Transmission)를 받게 되면 Zen Master, 즉 선사라는 호칭을 얻게 되는데, 지도법사와 선사가 되어야만 불자들을 지도할 수 있다고 했다. 숭산 스님도 Zen Master 숭산 즉 숭산 대선사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 곳의 지도법사와 Zen Master(선사)들은 대부분 결혼을 하고 가정과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주지 본행 선사(Zen Master Bon Haeng)는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Cambridge Zen Center, 그리고 자신이 설립자이자 주지로 있는 Open Meadow Zen group을 오가며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는 일주에 두 번 온다고 했다. 현재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는 약 12명의 불자들과 수행자들이 상주하고 있었는데, 유일한 스님인 관행 스님이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 상주하며 도반을 이끌고 있었다. 숭산 스님의 제자인 관행 스님은 한국에서 출가해 여러 사찰에 머물며 십 수 년을 수행했고 몇 년 전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했다.
프로비던스 젠 센터는 세계 Kwan Um School of Zen의 총본부이자 미국지부의 본부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불자들을 위한 뉴스레터와 일년에 네 번 발행되는 ‘Primary Point’라는 Kwan Um School of Zen의 잡지를 발행하고 있었다. 로드아일랜드 지역에는 ‘The Greater Rhode Island Shangha’라는 불교연합회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 지역에 있는 불교단체들의 소식을 전하고 연계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소속단체로는 프로비던스 젠 센터와 더불어 Brown University Contemplative Studies, Chenrezig Tibetan Buddhist Center, Insight Meditation Community of Providence, Kodokai Dojo Soto Zen, Providence Shambhala Center, Prison Dharma Network 등이 소속되어 있었다.
Kwan Um School of Zen
1972년 미국에 건너 온 숭산스님은 세탁기 수리공과 배관공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 불교학과 프르덴(Leo Pruden)교수의 초청으로 브라운 대학교에서 불교 법문을 하게 되었고, 그 후 숭산스님에게 불교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고 한다. 당시 프로비던스 젠 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던 숭산스님의 작은 젠 센터는 미국불자들의 도움으로 1978년 50에이커의 부지를 구매하며 현재의 위치인 컴벌랜드로 이전했고, 도량정비가 안정된 1978년부터 숭산스님은 유럽을 돌며 포교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당시 유럽에는 숭산스님의 젠 센터들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숭산스님은 많은 외국인 제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절기와 동절기 이렇게 일년에 두 번 약 3개월동안 진행되는 동안거와 하안거를 통해 숭산스님은 한국불교의 전통과 불교 수행법을 외국인 제자들에게 소개해 주었고, 지금도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서는 이러한 동안거와 하안거가 중요한 프로그램으로서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안거’를 이곳에선‘결제’라고 불렀다. 보통 안거가 시작되는 첫 날을 결제라고 부르고, 안거가 끝나는 마지막 날은 해제라고 부르는데, 이곳에선 안거를 동결제와 하결제라고 부르고 있었다. 결제가 진행되는 3개월 동안 사람들은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3개월까지 자신에게 맞는 결제기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 숭산스님의 많은 젠 센터들이 세워지자, 1985년 숭산스님은‘Kwan Um School of Zen’이라는 재단을 공식적으로 설립한 후 세계에 펴져있는 숭산스님의 젠 센터들을 하나의 조직체계로 연결시켰다. 현재 Kwan Um School of Zen에 속해 있는 젠 센터들은 미국에만 약 34개, 그리고 아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유럽과 이스라엘 지역에 약 57개로 총 90 여개가 넘는 숭산스님의 젠 센터들이 Kwan Um School of Zen이라는 한 지붕안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선의 진수, 불법의 정수 - 세계 일화 사상
Kwan Um School of Zen에서 수행하는 숭산스님의 제자들은 3년에 한번씩 열리는 세계일화대회를 통해 공식적인 교류를 한다. 세계일화대회는 숭산 스님이 시작했던 행사 중 하나로 관음선종이 아니더라도 전 세계불자들이 함께 모여 일상생활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더 나아가 세상에 도움이 되기 위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본다는 취지로 시작된 국제 선불교 교류의 장이다. 세계일화대회는1987년 수덕사에서 처음 계최된 후 세계 각국을 돌며 열리고 있는데, 작년에는 숭산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이해서 한국 무상사에서 이 세계일화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세계일화 사상은 만공스님의 가르침에서 그 시작을 살펴볼 수 있다. 1945년 8월16일, 우리 겨례가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나라를 되찾은 다음 날 아침, 덕숭산에 머물던 수행자들도 해방의 기쁨을 만끽했다고 한다. 이 때 만공스님은 상좌에게 붓과 무궁화 한송이를 가져오라 일렀고, 스님은 붓을 잡고 상좌가 가져온 무궁화 잎에 ‘세계일화’라고 쓴 후 다음과 같은 법문을 하셨다고 한다.
“세계일화는 온 세상이 한 송이 꽃이라는 얘기니라.
너와 내가 하나요, 만물중생이 다 한 몸이요, 세계 만방 모든 나라가 하나다.
이 세상 삼라만상이 한 송이 꽃이니라.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조선땅이 세계일화의 중심이 된다. .............중 략.............
세계일화라는 참 뜻을 펴려면 지렁이 한 마리도 부처로 보고, 참새 한 마리도 부처로 보고, 심지어 저 미웠던 원수들마저도 부처로 봐야 할 것이니 그리하면 세상 모두가 편안할 것이다”
한국 무상사에서 왔다는 한국인 불자 한 분은 한국 불교 선종의 중흥조인 경허 스님의 가르침이 그 제자인 만공스님으로 이어지고, 그 뜻이 숭산스님대에서 꽃피우고 있다며, 세계일화대회에 대한 큰 자부심을 표현했다. 세계일화적 마음으로 시작해 평화로운 세상 구현으로 끝을 맺고 있는 만공스님의 가르침은 한국의 선불교가 바라보았던 그 지향점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옛 선사들이 강조했던 이러한 세상을 향한 적극적인 참여의식은 위빠사나 명상과 같은 남방불교의 선 수행과 한국 선불교의 차별화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숭산 스님 1세대 제자들이 지도하는 간화선과 공안
필자가 프로비던스 젠 센터를 찾았던 날은 그 전날 있었던 ‘Buddha’s Enlightenment Day’(성도절)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하고, 그 날 오후부터 시작되는 용맹정진 7일 리트릿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도착하며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운좋게도 용맹정진 리트릿을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온 성향 선사(Zen Master Soeng Hyang_Barbara Rhodes), Chogye International Zen Center of New York에서 온 지도법사 Ken Kessel, 그리고 주지 본행 선사(Zen Master Bon Haeng)로부터 프로비던스 젠 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들을 수 있었다. 이 세 분은 모두 약 1974년경부터 숭산스님과 함께 불교공부를 시작했던 숭산스님 제 1세대 제자들이었다.
화두(공안)를 통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성향 선사(Zen Master Soeng Hyang)는 화두만을 붙잡고 오직 일념으로 그 화두만을 관하는 한국의 전통적인 방법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공안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궁극적으로 숭산스님의“오직 모를 뿐”이라는 가르침을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다는 성향 선사(Zen Master Soeng Hyang)는 공안집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이 일어나기 이전의 원래 생각을 일깨워 주고, 나와 남을 둘이 아닌 바리밀적인 자비심과 보살도의 마음을 가르친다고 했다. 숭산스님을‘working abbot’으로 기억하고 있는 성향 선사(Zen Master Soeng Hyang)는 종교적 권위보다 인간을 먼저 배려하는 숭산스님과 한국불교의 인간적인 모습에서 불교 가르침의 참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그녀 역시 인간적인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학생들과 수행자들을 먼저 이해하고, 또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숭산스님의 붓글씨
프로비던스 젠 센터의 주지 본행 선사(Zen Master Bon Haeng)은 1972년 센터가 문을 처음 연 후 약 4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 가르침의 방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많은 부분이 서구화되었다는 것이다. 이 날 용맹전진 리트릿에는 약 20명의 수행자들이 참가하고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미국불자들이었다. 미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흡수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던 사람으로 숭산스님을 기억하는 본행 선사(Zen Master Bon Haeng)는 인터뷰 때마다 마치 몇 년만에 처음 본 사람처럼 반갑게 반겨주던 숭산스님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불법을 그 어떤 것보다 사랑했던 숭산스님은 곧바로 깨달음의 크기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을 던지셨고, 인터뷰가 아닌 평범한 일상속에서도 숭산스님은 언제나 가르침을 생활화하셨다고 전했다. 숭산스님은 처음부터 한국적인 전통을 고집하기보다는 미국문화에 맞은 불법을 가르쳤다고 본행선사 뿐만 아니라 다른 두 선사들도 그렇게 숭산스님을 기억하고 있었다.
Chogye International Zen Center of New York에서 온 지도법사 켄 캐슬(Ken Kessel)은“인정”“간화선” “화두”와 같은 짧은 한국단어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간화선은 한국인의 정서와 성향에 잘 맞는 수행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지도법사 Ken Kessel은 그와 인터뷰를 했던 많은 한국불자들은 모두 순간적인 깨달음을 얻었고, 깨달음을 얻는 순간 학생들의 눈빛은 순간적으로 달라졌고 그것을 통해 그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했다. 부처라는 한 명의 보살이 수 많은 사람들의 삶과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처럼, 프로비던스 젠 센터의 수행은 세상속에서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며 바르게 살아가는 진정한 보살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지도법사 Ken Kessel은 주변의 아픈 사람들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들과 내가 둘이 아니라는 지혜를 통해 진정한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불교수행의 목적에 대해 덧붙여 설명해 주었다.
프로비던스 젠 센터 곳곳에는 영어로 번역된 숭산스님의 책들과 숭산스님의 사진첩이 비치되어 있었다. 특히 흑백사진으로 가득차 있는 숭산스님의 사진첩은 귀중한 자료라는 생각을 들었다. 숭산스님의 책 중 역대 선사들의 공안을 추려서 다시 묶어낸 숭산스님의 공안집은 프로비던스 젠 센터의 많은 선사와 지도법사들이 수업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교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용맹정진 리트릿 참가자들을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짧은 법회가 있었는데 필자도 잠시 자리를 함께 했다. 법회를 담당했던 두 지도법사는 공안집에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법문을 하고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안집의 이야기를 통한 법문이었다. 숭산스님의“오직 모를 뿐”은 곧“How May I Help You”라고 말하며 한 지도법사는 마치 물이 가득찬 컵에는 더 이상 새로운 물을 담을 수 없듯이 선입견이나 관념적인 생각들을 내려 놓아야 진정한 바라밀 선을 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선불교의 향기가 있는 곳
프로비던스 젠 센터는 선생님도 학생들도 모두 미국인들이다. 시간이 흐르며 많은 부분이 서구화된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수행 프로그램이나 한국 선승의 가르침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인 선사와 지도법사들의 법문속에서 필자는 한국 선불교의 향기가 그대로 묻어 나오고 있음을 느꼈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한국 선불교의 흔적들을 느껴져서인지 프로비던스 젠 센터는 왠지 마음이 더 가는 그런 곳이었다. 주지 본행 선사(Zen Master Bon Haeng)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센터를 유지하고 명상리트릿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센터를 둘러보던 필자 역시 많은 부분에 사람의 손길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일할 사람이 부족하구나’라는 짐작과 함께 알 수없는 안타까움이 교차했었다. 짧은 방문으로 프로비던스 젠 센터의 모든 교육 프로그램과 수행방법을 이해한다는 건 한계가 있을 것이다. 2016년 1월 4일부터 약 3개월간 동결제가 시작된다고 하니 이번 겨울에는 일주일정도 시간을 내어 프로비던스 젠 센터의 동결제를 한번 찾아 볼까 한다.
Providence Zen Center
99 Pound Rd. Cumberland RI 02864
401-658-1464
www.providencezen.org
첫댓글 나중에 컴으로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미주불교 이야기 감사합니다
저도 조금 한가한 시간에 한번 흩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숭산스님 이야기...
고맙습니다.
_()_
관세음보살
얼굴엔 미소, 마음엔 평화
감사합니다_()_
마음이부자님 감사합니다
나무석가모니불_()_
감사합니다_()_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