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프라이드영화제 |
[문화뉴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퀴어영화제이자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인 '서울프라이드영화제(SPFF)'가 오는 11월 1일(목)부터 7일(수)까지 총 7일간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최된다.
지난 6월 18일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질병분류 제11판의 온라인 버전을 공개하며 트랜스젠더의 정체성을 비병리화 한다는 수정된 내용을 담아 이슈가 된 바가 있다.
서울프라이드영화제는 그동안 '치료받아야 하는 정신적 질병'으로 분류되어온 트랜스젠더를 '다양한 성별 정체성 중 하나'로 개정한 세계보건기구의 결정을 환영하기 위해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핫 핑크 섹션'을 구성했다.
올해의 핫 핑크 섹션에서는 1992년작 <크라잉 게임>(감독 닐 조던)과 1999년작 <소년은 울지 않는다>(감독 킴벌리 피어스)와 같은 고전 작품을 비롯하여 제2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남우주연상과 황금 카메라상을 수상한 <걸>(감독 루카스 돈트) 등 최신 작품까지 트랜스젠더를 다루는 다채로운 영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걸>은 성전환 수술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열다섯 살의 라라가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발레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드라마로 주연인 빅터 폴스터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걸>은 보기 드문 감동적인 작품이다"(CineVue_Joe WalshMay), "살아있는 연기와 통찰력 있는 연출은 영화에 대한 당신의 믿음을 되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The Playlist _Jordan Ruimy) 등 해외 평단의 호평과 함께 <걸>의 상영 소식은 국내 관객의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밖에 핫 핑크 섹션에서 선보이는 작품 중에서 주목해야 할 작품은 <엄마의 유산>(감독 로베르토 카누토, 쉬 샤오시)과 <레이디 에바>(감독 딘 해머, 조 윌슨)이다.
<엄마의 유산>은 중국 청두에 있는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장례를 치르는 이야기이다. 극 중 주인공은 현재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집안의 아들의 의무인 부모의 장례식을 위해 고향 땅에서는 남성으로 간주하는 모습을 해야만 한다.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전통적 관점에서 이질적인 모습을 한 주인공이 고향 친구들과 집안 어른들 속에서 겪는 마찰로 현재 중국에서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들의 모습을 대변해준다.
<레이디 에바>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통가 왕국을 배경으로 '트랜스젠더 미인 대회'에 출전해 수상자에게 지원하는 장학금을 받으려는 에바가 가족의 반대로 가족과의 관계유지와 대회 참석이라는 양자택일의 중대한 결정을 하려는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소재를 떠나 이미 평단과 관객에게 인정받은 작품이 포진된 이번 '핫 핑크 섹션'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관람하는 즐거움과 함께 트랜스젠더가 다양한 성적 정체성의 하나로 세계에서 인정하고 있는 흐름 또한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