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
'꽃'은 여운과 여백입니다. 사랑, 행복, 기쁨, 환희, 감동, 열정, 고백, 감사, 희망, 고독, 이별, 그리움, 기다림, 외로움..... 나라마다 불리는 이름은 다르지만 꽃에 대한 정서와 감성은 다르지 않습니다. 한 편의 시처럼, 한 악장의 심포니처럼 꽃은 ......가슴으로 느끼고 공감하는 세계 공통의 언어이자 공통의 감성입니다.
꽃(꼳;한국어) 花화; 중국어) はな(하나; 일어) Flower(플라워; 영어) Fleur(플뢰르; 프랑스) Fiore(피오레; 이태리) Blume(블루메; 독일) Flos(플로스; 라틴어) Flor(프롤; 스페인) The KKOT is '사랑'입니다. '행복'입니다 '열정'입니다. '이별'입니다. '그리움'입니다.
꽃은 '사랑'입니다........love 다이아몬드보다 빛나는 꽃 한 송이의 프로포즈, 뒤춤에 감췄다 멋적게 건네는 수줍은 꽃 한 다발, 뜻밖의 첫눈처럼 예고없이 배달되는 꽃바구니,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두 손 꼭 잡고 걷는 해질녘 꽃길......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사랑은 꽃과 함께 시작됩니다. 꽃은 행복입니다..........Happiness 눈 앞에서 바라보고 있어도 애닳게 보고 싶고 생각만해도 얼굴에 아침햇살 같은 환한 미소가 번지고, 때론 바람 빠진 풍선처럼 혼자 피식 옷기도 하고, 같은 하늘,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존재하는 것, 꽃은 배불러도 자꾸자꾸 먹고 싶은 달콤한 행복입니다.
꽃은 열정입니다........Passion 내 속에 잠재된 더 큰 나, 더 멋진 나를 만나는 것, 상처받거나 실패할 것을 두려워해 주저하지 않는 것, 남이 만든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거나 제한하지 않는 것, 가장 행복할 때가 가장 열정적일 때라는 것을 아는 것, 꽃은 언제나 내 안에 존재하는 뜨거운 열정입니다.
꽃은 이별입니다.....Leave 웃다가도 울컥, 눈물이 쏟아지는 것, 지는 낙엽처럼, 꽃잎처럼 몸의 일부가 분리되는 것, 서로를 향해 열었던 마음의 문을 굳게 닫는 것, 텅 빈 자리, 텅 빈 하늘, 텅 빈 가슴, 텅 빈 사랑,..... 사랑이 아름답게 피는 꽃이라면 이별은 찬란하게 지는꽃입니다.
꽃은 그리움입니다......Yearning 불러도 대답 없는 무심한 메아리처럼 닿을 듯 말 듯 눈 앞에 아른거리는 외딴 섬처럼 썼다, 지웠다 하며 끝내 부치지 못하는 가을밤 편지처럼 행복한 순간에 멈춰버린 빛 바랜 흑백사진처럼 꽃은 기억과 추억 사이에 피는 아련한 그리움입니다.
************************************************** 꽃은 상처입니다........Wound 밤새워 성장통을 앓고난 뒤 마지한 아침, 언제 아팠더냐고 소년의 떡 벌어진 가슴에 깊게 남은 상처.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아픔이 클 수록 상처는 깊을 테고, 그 상처에서 꽃은 찬란하게 피어난다지요. 모든 청춘의 성장은 가슴 깊이 남은 상처에 피어나는 꽃과 함께 합니다.
꽃은 선물입니다........Present 결혼 후 처음 마지한 아내의 생일, 꽃집 앞을 지나쳐 아파트 울타리에서 장미 몇 송이를 꺾었습니다. 쑥스럽게 내민 내 가난한 선물에 아내는 환하게 웃어주었습니다. 가난했기에 내 사랑은 더욱 빛났고 우리의 삶도 풍성했습니다. 고백하건데, '그분'께 받은 내 생에 가장 빛나는 선물은 아내입니다.
꽃은 불리움입니다....... 그대 이름을 불러 주던 세례성사의 감동을 기억하시나요? 빈.첸.시.오..... '그분'의 너른 어깨와 따스한 손, 귓가에서 속삭여 주시던 다정한 말씀에 가슴은 메어지고, 불리움 받은 자리, 우린 당신의 딸이 되고 아들로 태어나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하여, 우린 당신의 소중한 꽃이라 불리워집니다. 꽃은 설레임입니다................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대를 처음 만난 날을. 그대의 이름으로 편지를 부치고 답장을 뜯으며 내내 설레었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설렘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책갈피에 꽂아둔 빛 바랜 꽃은 추억이 아니라 새롭게 피어나는 설레임인줄, 오늘도 지천으로 피어난 마가렛꽃을 꺽으며 환하게 웃어줄 그대를 떠올립니다.
꽃은 유혹입니다. 당신을 바래주고 돌아오는 방죽에 어지러이 핀 금낭화와 앵초, 조팝나무 그리고 꽃 꽃 꽃,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로 유혹하는 봄날은 꽃들의 섹스, 그위로 비가 내리고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 걸, 사람은 누구나 다 꽃이고, 꽃 사이에서 유혹하는 몸짓인걸요. 고백하리다. 그대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 꽃은 쓰디쓴 술입니다..... 우리 사랑, 백년동안 피고지는 배롱나무 꽃 닮아라 했건만 그대와 마신 와인, 투명한 유리잔에 남은 맆스틱 자국, 건배는 거품처럼 덧없었고 그 떨림, 부질 없는 추억만이 날 아리게 합니다. 우리 사랑은 그랬어요. 애리지도 않고 다만 쓰디쓴 술잔에 불과한 것을 내 가슴에 잠시 피었던 꽃을 위하여, 돌아오지 않을 청춘과 건배합니다.
미리 밝히려다 마감하는 자리에서 사연을 말하지요. 이 글을 읽는 흥취가 깨질까봐서요.
올 여름, 딸아이 방에 떨어졌 있는 이 글을 보고서 넘 좋더군요. 부랴부랴 배껴쓰며 물었더니 우리 아이도 잘 모르더라고요. 서체공부하러 다니는 교실에서 연습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디자이너인 딸아이가 서체 공부를 하러 다니거든요. 출처도, 글을 지은이도 모르는 가운데 내가 덧붙여 써보았습니다.
상처입니다부터 제가 쓴 겁니다. 읽어보시니까 확연히 다르지요? 아~ 글이란 이런거구나. 내공이, 솜씨가 가당치도 않는 주제에 덧붙인다는 게 어리석었습니다. 하지만 백면서생이 깎일 체면도 없고 타박하신들 손상받을 명예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쩌랴 싶어서 올려봤습니다. 원래 글은 아름다운 시라면 제가 쓴 것은 유행가 같이 유치하지요? 아참 이런 실수를.... 요즈음 대중가요 가사는 수준이 워낙이 높아서 큰 실례를 했네요.
혹시, 누구 아시는 분 없는지요? 원저자가. 초등학생일 때 습자지에 서예공부한 게 생각납니다. 덧칠하는 거 만큼 볼상 사나운거 없다던데 왜 이런 부질없는 짓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 일별하시고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떠나버린 옛사랑도 떠올려보시면 뭐 그리 나쁘지 않은가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부질없는 짓을 한 게 아닌가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