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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 권이다. 처음에는 세포의 활동이라는 기발한 착상에 매료되어 책을 구입하여 읽었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그것은 하나의 상투적인 면모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주인공인 유미의 연애담이 매우 현실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지나치게 낭만화되어 그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단지 인간의 감정을 ‘세포’들의 작용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보였던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13권은 결혼하기 전의 마지막 연인으로서 출판사 편집자인 순록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가 끼어들기도 하고, 세포들의 활동 역시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그 본질은 낭만적인 연애담이라는 것이라고 하겠다. 분명 인간의 행동이나 감정이 세포들의 활동과 연관되어 있다는 발상 자체는 흥미롭고 기발한 설정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인간의 감정이 미묘하기는 해도 그것이 발현되는 양상은 그리 다양하지가 않다. 그렇기에 기발한 착상을 통해 흥미를 느끼는 에피소드의 효용은 한계가 있기 마련일 것이다.
오랫동안 이어왔던 연재를 끝내는 작가의 마음은 분명 아쉽고, 한편으로 홀가분함이 있었을 것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에 대한 집중도나 흥미는 감소되었지만, 기발한 발상을 통해서 얼마든지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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