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니
세월의 묶음으로
매듭지어진
억척의 나날들
억겁에 눌린
움푹패인 주름살
등이 휘어진 꿈속엔
당신의 눈물과 땀이 베인
인내의 결실이
울타리 안으로 동행합니다
그저 바라만 보던
애잔한 미소 속엔
인고의 세월이 쌓인
당신의 주름살로 가득합니다
등뒤에 숨은 서러움
당신의 아름다운 빈자리를
쓰다듬으며 울먹이는
노년의 한 남자가
할미꽃 핀 무덤가에서
당신의 빈자리를 그리워 합니다
2) 가족관게
헐거워진 신발의 요구
그 크기를 가늠한
실눈의 잣대로
가족관계가 마무리 된다
닮은 발가락에서 비롯된
가족의 인연은
아주 멋지거나 소중한것
혈의 구조는 요식행위
끈끈한 핏줄의 끌림이
아주 자연스런 시작이다
마주치는 그 순간
불과 분의 당연한
가족관계로 묶어 놓고
게놈지도를 그린다
한솥밥의 동행으로
아름답게 태어난 즉시
느낌으로 와 닿는것
이것이 가족관계이다
3) 달밤체조
식은 죽 먹기로
몸에 젖은 운동이라지만
달밤에 얻어지는
알량한 근육놀이
뱃살 접힌 삼겹 체조
깊은 숨 몰아 쉬며
잘 익은 보름달 삼킬 때
변하는 목젓으로
둥근 달밤을 즐긴다
팔뚝 힘껏 젖혀
온몸 훑어 내리면
이마에 걸린 달이
무척 정겹다
한줌 움켜잡고 훔치면
달걀 노른자 먹듯
달 떠는 저녁을
온몸으로 즐긴다
4) 가는세월
산골 촌노의 쇠잔한
등골에서 흐르는 울음
한숨,휴식을 취하고 있다
낡은 멍석위로
구름 한 조각 망설이다
휑하니 허공을 가르며
촌노의 시린 허리를 감는다
당신이 애타게 갈망하던
젊고 푸른 소망도
갈갈이 찢어진지 오래다
세월의 꼬리에서 신음하는
눈물의 발자국이 촌노의
울음을 빌려 주고 있다
히끗한 머리결 위로
세월의 주름이 스며든다
하늘바라기로 쭉정이가 된
삭풍에 휘말린 육신은
그늘진 세월의 끝에서
석양을 빨아 먹고 있다
5) 꿈꾸는 풍류
마음이 가난할수록
몸은 정결해진다
빈 마음의 고요함
삶의 분수령을 넘어
깨우치는 자아실현
맑은 허공에 꿈을 뿌린다
멍에 눌린 삶의 좌표
척박한 흔적을 지우는
팽팽한 오만의 길거리
욕심을 쏟아 내리면
무념무상의 좌선은
꿈꾸는 풍류길 걷는다
홀로 지샌 두터운 상념
도연명의 귀거래사
두루마리 베게 삼아
자연의 섭리를 빙자한
안빈낙도의 꿈길에서
가난한 나신을 눕힌다
허남기
경북영천출생
2014<문장21>등단/2014<문학광장>신인상
월간사진94'추대작가/시에문학회 회원
텃밭문학회원/ 영천문협회원
주소;경북 영천시 창신1길21 창신타운102동701호
이메일:hurdang6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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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문학 제8호원고-龜岩허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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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0.1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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