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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이나 소동이 모였어요. 반갑고 소중한 얼굴들이에요. 함께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이번 소동모임은 점심에 냉면을 먹고 찻집에서 찬찬히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아 이번 글이 정말 길어요..!
한결: 어떻게 지냈지? 일단 빠짐없이 학원을 매일매일 나갔고요. 그 즈음은 자꾸 비가 와서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아요. 점점 공정여행 만남에 흥미를 붙이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공정여행이 뭔가요! 하는 건 아직 안 했지만 그냥 셋이 만나서 수다 떠는 걸 좋아해서.
시현: 공정여행이 뭔가요?
한결: 여행하는 사람에게도 이롭고 그 지역민들에게도 이로운 여행을 말해요
시현: 누구랑 만나는 건가요?
한결: 어떤 협동조합에서 나오신 분하고 만납니다. 그분이랑 예진이, 나하고.
그리고 저번에 수학 보조교사 기대된다고, 마지막 모임에서 그랬는데 그 뒤로 두 번 수업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애들 내 앞에서 다투기도 하고, 너무 귀여웠어요. 누가 누굴 좋아하는지까지 다 알게 될 것 같더라고요. 아직까지는 제가 8학년을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방학 끝나고는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요. (어려워져서) 아무튼 둘이 싸우는 게 귀여웠어요. 그리고 요즘은 얼마 전에 영화관 가서 좋았고요. 어제 갔는데 너무너무 좋았고요. 근래 개봉한 영화가 다 마음에 안 들어서 안 갔는데, 영화가 마음에 안 들어도 영화관을 갔다는 게 기분 좋았어요. 그 외에는 일정도 일주일 꽉꽉 차 있어서 피곤하긴 한데 기분 좋아요. 그런데 요즘은 잠을 잘 못 자요. 잠에 못 들어요. 저번 주에는 그게 가장 큰 스트레스였는데 이번 주에는 괜찮아졌어요.
두더지: 잠을 자게 돼서 나아진 게 아니고 똑같은데 나아졌다?
한결: 네. 좀 더 나아졌어요.
두더지: 생각이 많아?
한결: 아니요, 생각이 많은 건 아닌데 잠에 들려고 누워있으면 못 자더라고요. 피곤한데도. 그래도 요즘엔 좀 나아요. 그리고 또 뭐가 있지? 제가 좋아하는 미드를 빨리 봐야 하고, 너무 재밌는데 왜 사람들이 (넷플릭스에서) 빼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그거 보는 게 요즘 제 낙입니다. 범죄수사물이에요. 재밌어요.
두더지: 제목이 혹시?
한결: <한니발>이요. 아무튼 그렇고, 책은 별로 안 읽고 기분 따라서 필사하거나 공정여행 책 조금씩 읽고 있어요.
예진: 저는 제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요! 난 이게 정말 뿌듯해. 알 수 없지만. 이게 무슨 느낌으로 먹게 되냐면 박카스 같은 느낌으로 먹게 되는 거예요. 그냥 내가 알아, 아 지금 나 카페인이 부족해, 하고. 마시면 좀 살아나는 거죠. 근데 학원 다니면서 마실 줄 알게 된 것 같아서, 이건 참 신기한 효과라고 생각을 해요. 학원 다니기 전까지는 손대지도 않았거든요. 무조건 단거, 단거, 단거, 맥심, 맥심, 맥심, 했는데. 발전한 느낌.
두더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또다른 여인을 내가 알아.
예진: 누구예요?
두더지: 다음에 소개해줄게.
예진: (웃음) 그리고 한결이랑 같이 일정을 소화하는 느낌이라서 한결이가 한 일이 곧 내가 한 일이고 그렇게 되고 있는데, 그래서 이미 앞에서 내가 뭘 했는지는 다 말을 했네요. 저도 한결이랑 같이 한 달 동안 수학도 하고 공정여행 모임도 하고 학원도 꼬박꼬박 나오고.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저는 오히려 학원을 다니면 내 몸이 익숙해져서 그 사이사이 시간을 잘 쪼개서 쓸 줄 아는 여유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점점 힘들어지는 기분이에요. 처음에는 의욕이라도 있었는데 이젠 적당히 익숙해졌는데 힘이 드는 거예요. 이 일상들이. 다음 주에 끝나거든요. 완전히. 수업이 다음 주면 완전히 끝나서 이번 주에 시험 보고, 다음 주에 수료식 하고 끝나는 건데. 이게 끝난다고 생각하ㅣ까 막막한 거예요. 내가 다시 6월 전으로 돌아가는 건데, 그럼 난 아무것도 않 k고 백수로 살았는데 다시 그렇게 살 수 있는 건데 상상이 안 되는 거죠. 학원이 없을 때는 하루종일 뭘 했었는지. 앞으로 학원이 끝나면 어떻게 일상을 꾸려가야 할지 그런 고민도 조금씩 생기고 있고요. 그래도 일단 학원 다니는 것 자체는 정말 즐거운데 그 속에서 내가 활력이 없는 건 좀 힘들어요.
두더지: 눈빛은 활력이 대단한데.
예진: 진짜요? 저 지금 눈 반쯤만 떴는데…
두더지: 이보다 더 뜨면 어떻게 되는 거야. (웃음)
한결: 밥 먹고 커피 마셔서 그래.
예진: 아아, 그런 것 같아. 요즘 저를 열정도 없고 무기력한 사람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반어법이라고 생각을 해 봐야죠.
두더지: 뭔가 다른 욕망이 있나 보지.
예진: 뭘까요? 생각하는 건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다섯 달만 놀고 싶다고 생각해요.
두더지: 그렇지. 그런데 학원이 끝나면 어떡할까 또 고민이지.
예진: 네. 내가 꿈꾸는 게 바로 앞에 있는데, 좀 모순인 것 같아요. 또 돈은 벌어야 하고. 생각할 게 많아지고 있어요.
두더지: 세상에 최고에 가까운 사람의 모습이 뭔지 알아? 건달이라고 그래. 그런데 그 건달이라는 말을 안 좋게 사용하잖아. 달 자가 다다를 달(達) 자야. 최고에 다다른 사람이라고. 그런 의미를 갖고 있는데, 지금 예진이가 이야기하는 것은 백수로 살고 싶다는 건데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 건달로 살고 싶다는 뜻도 되잖아. 불교에서도 붓다 바로 밑에 건달바가 있어. 그게 쉽지 않다 이말이야. 그런 정도의 경지에 다다르려면. 누구나 백수로 사는 거 아니야. 굉장한 실력이 있어야 사는 거야. 건달이라고 하는 게 뭐야. 먹고자고 하는 걸 다 얻어먹는 사람인데, 그걸 다 얻어먹고 살려면 엄청난 도력이 있어야 하는 거지. 누가 뭘 사 준다고 하면 부담스럽잖아, 그런데 평생 얻어먹고 산다고 해 봐. 도력을 잘 쌓아야 하는 거야.
현보: 저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지냅니다. 검정고시 얼마 안 남아서 공부를 빡세게 하고 있고, 하루에 진도를 한 백 페이지는 나가요. 이틀차 하고 있습니다. 시급이 8590원에서 9000원으로 올랐어요. 저번 주에 일을 많이 안 했는데 20시간 하고 20만원 벌었어요. (시급 만 원이네~) 거의 그렇지. 팁도 받아서. 일이 힘든 날에는 사장님이 팁 주실 때도 있고, 손님들이 주실 때도 있어요. 아빠가 알바를 8월까지만 하라고 했는데 그만두기 싫어서, 조율해보려고 해요. 내년에 학교를 가냐 안 가느냐도 그렇고,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108배와 명상도 하고 있어요. 6시에 일어나서.
모두: 어쩐지 에너지가 달라졌어. 힘이 생겼어.
현보: 일어나서 절하고 공부하고, 알바 갔다가 돌아와서 한 시간 정도 공부하면서 며칠째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주미: 일단, 영화를 많이 보고 지내요. 저번 소동 이후로 영화를 열네 편 봤어요.
모두: 부럽다. 부럽다….
주미: (웃음) 살면서 이렇게 영화 많이 본 건 처음이에요.
모두: 잘 살고 있네! 바람직해. 멋져.
주미: 8월 돼서 친구들을 다같이 만났어요. 수요일 지훈이 생일에 여자애들끼리 놀고, 목요일에 또 놀고 금요일에 남자애들까지 다 함께 놀았는데, 사실 모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애들도 많이 바뀌어서 신기하고 좋았어요. 다빈이가 말이 많아졌어요.
모두: 오~
주미: 다빈이가 갑자기 와서 주미야, 너는 요즘 뭐하고 지내? 라고 해서 엄청 놀랐어요. 용훈이도 예온이도 많이 바뀌었고. 예온이는 부끄러움이 없어졌다고 할까. 그랬어요. 은빈이는 그대로예요. 게임하고 지내요. 아무튼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고, 공부가 밀려서 조금 걱정이에요. 엄마랑 8월까지 끝내기로 했는데 못 할 것 같아요. 토요일에 고흥 갔다가 어제 왔는데, 가족여행 다녀온 거거든요. 친가 쪽이랑. 비 올 줄 알고 바다 갔는데 수영할 생각이 없어서 놀 거 하나도 안 챙겼는데 비가 안 오고 쨍쨍하더라고요. 에어컨 틀고 잔 게 오랜만이었어요. 펜션에서 잤는데, 집에서는 에어컨 안 틀거든요. 많이 습해서 에어컨 틀었는데 좋았어요. 특별한 건 없어요. 평일에 좀 심심하긴 한데 나름 잘 지냈어요.
두더지: 지훈이랑 매일 만나는 건가?
주미: 매일은 아니고, 이런 모임 있기 전이나 후에 잠깐씩 만나요.
시현: 오랜만에 소동에 오니까 참 좋고… 제가 오기 전에 버스에서 몇 자 적어 봤어요. 일단은 작년과 같이 올해는 좀 가득 채워서 살아나가고 있어요. 작년엔 여유로운데 그 속에서 바쁨을 찾으려고 애썼고 올해는 바쁜데 그 안에서 여유로움을 찾으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년과 반대가 됐잖아요. 그래서 몸과 마음이 잘 못 따라주니 지치고 속상하기도 했어요. 시간이 빠르다는 걸 몸으로 많이 느꼈는데 시간을 붙잡지 못하는 게 답답한 거예요. 시간을 잡아 두고 뭔가를 해 보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까. 시간은 빨리 흘러가잖아요. 그 시간을 붙잡아 보려고 하다가 더 시간을 흘려보낸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한 학기를 보내고 왔는데,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보니까 내 스스로도 많이 밝아진 것 같고, 공부는 아니지만 새로운 걸 해 보니까 말을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그런 것도 좋고, 뭔갈 하고 있다는 것도 좋고. 그리고 얼마 전에 시험을 처음 봤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너무 지치고 힘들었는데 질문이 딱 들었어요. 공부는 왜 하는 걸까? 정말 왜 할까, 왜 나는 평가를 당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길을 가다가 공부 왜 하지? 하고 입 밖으로 혼잣말을 했어요. 그런데 지나가는 언니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세상을 여러 관점으로 볼 수 있으려고 공부를 한다고 말하는데, 그게 또 맞는 거예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어렵더라고요. 아직은, 배워 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지훈: 시험 날이 다가오니까 시간이 금방금방 지나가요.
아 이번에 시험 봐?
네, 고졸 봐요.(대입) 하루가 빨리 지나가니까 괜히 마음도 급해지고, 그래서 자주 생각하는 게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26시간이면 좋겠다.
지훈: 사실 마음도 계속 조급하고, 그런 나를 보고 있으니까 약간 어린왕자에 나오는 어른들처럼 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씩 공부하다보면 가슴도 답답한 마음이 들어요. 주변과 소통하는 시간, 기회도 없고 계속 속에서 나랑만 이야기하는 거니까. ‘너 이거 아니? 나 이거 알아. 나 이거 몰라’ 살짝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니까. 좀 답답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학교에서와 달리 앞에 걸어볼 시간도 없어지고, 다가오니까 마음도 급해지고. 옛날에는 시간 내서 했던 책보기나 그림그리기도 못하고 있어서 하다보면 살짝 답답한 마음도 들어요. 그래서 요즘은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냐면, 일단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일이 이런 거니까 지금 일을 열심히 하고 시험이 끝난 후에 나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이 주어질 거니까 그때 또 열심히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많이 조바심 내지 않고 사는 연습을 하려고하는 중이예요.
두더지: ‘가짓것 산다’는 말이 있어.
- 가짓것이요?
가짓것. 그 말이 아마 충청도쪽 말이라고 하는데 열심히 산다. 라는 말보다 가짓것 산다. 가 참 좋은 말 같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정성을 다한다. 최선을 다한다. 가짓것 산다. 열심히 라는 것은 상당히 뭔가 좀 인위적인 뉘앙스가 풍겨. 가짓것 산다. 라는 말이 있으니까 그런 말을 자꾸 쓰면 좋을 것 같아. 왜냐하면 열심히 산다는데 내가 열심히 못 살면 잘못산 것 같고, 잘못한 것 같고, 이런 마음이 들거든. 그렇잖아. 두 사람 다 비슷한 건데 아까 하루가 25시간26시간 시간이 없다, 짧다 이런 말들을 하던데 시간이라는 게 있나? 시간이 존재해?
- 형태적으로는 흘러가는 것이 표현이 되니까 존재하는 것 같아요.
시간은 없어. 우리들의, 인간들의 약속일뿐이야. 언어도 마찬가지지만. 없는 거야. 시간은 없어. 없는 것을 자꾸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면 힘들어. 없는 것을 있다고 하면서 사는데. 예를 들면 죽음도 마찬가지야. 태어난 모든 것은 죽어. 그런데 안 죽으려 하니까 힘들어. 죽으면 되는 건데. 인간이 지혜로운 것 같으면서도 어리석은 게 뭐냐 하니까, 자꾸 안 죽으려 하는 거야. 똑같은 이치로 시간도 마찬가지야. 없는 거야. 없는 것인데 다만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편리와 서로간의 약속과. 이런 것을 위해서 설정해놓은 것 일 뿐이야. 옛날사람들은 시계가 없이 살아. 특히 원주민이나 부족들은 지금도 있대.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언제 만날까요? 하면 ‘해가 서산 쪽에 떠오를 때!’ 하고 약속을 했지 몇시에 만난다. 이런 게 없어. 그런 것을 이제 알 때가 되었고, 그걸 알고 시간을 써야해. 그러지 않으면 시간이 나를 움직여. 말이 안 되잖아. 마치, 돈이 인간을 부리는 것 있지. 돈을 내가 부릴 줄 알아야해. 부리는 사람이 되어야해. 자칫하면 인간이 만들어놓은 무엇인가, 돈이라든지, 시간이라든지. 이런 것에 부림당하면서 사는 인간들이 많아. 어른이 되어간다는 표현을 했는데, 이런 것들이 습관이 되면 건강한 어른이 아닌 게 되는 거야. 이런 것들은 조심히 해야 해. 아까 공부 왜하지? 자칫하면 공부, 학교 이런 것이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삶을 억누르고, 그런 공부나 학교나 되고 말아. 사실 알련가 모르지만 그런 점에서 학교를 안 가는 거잖아. 그렇잖아, 학교를 안 가는 이유가 있을 것 아냐.
지훈: 저는 스스로 배우려고요.
그렇지. 학교가 가지고 있는 것이 뭔가 건강한 것이라면, 당연히 가야지. 그런데 뭔가 건강하지 않아. 그러니 안 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거지. 또, 어쩔 수 없이 다니더라도 다니는 사람들 대개 힘들어. 그러니 이런 질문이 생기는 거지. 물론 이런 질문을 통해서 진실을 찾아가는 것 인데. 오늘 대체적으로 이렇게 얘기하는 시간. 없는 걸 있다고 착각하면서 사는 게 많아. 예를 들면 제도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신. 그런 신들은 없어. 없는데,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참 많아(속고 사는 거지). 그래서 시간에 속지 말자. 다만 자기의 감정, 느낌.(거기에 집중하자는 거지). 아까 리강이 이야기한 것처럼 주어진 일. 그게 뭐가되었든, 안하려면 몰라. 안 하려면 깨끗하게 하지 마. 그런데 하게 된다면 가짓것 해. 지금은 학교 다니니까. 공부할게 있으면 가짓것 하고. 시험 봐야 할 게 있으면 잘 준비해서 잘 보고. 그래서 아까 이야기했지만 자유인 있잖아.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 하루 사는 거야. 인생은 하루야. 더 잘사는 사람들은 순간을 사는 거야. 그런 사람들을 뭐라고 해. Here and now. 지금 여기를 사는 거야 염려할 것 없어. 염려도 없는 거야. 두려움도 없는 거야. 없는데 염려하니까 힘들지.
시현: 근데 뭔가 작년하고 지금 소동 느낌이 되게 달라요. 왜냐하면요. 사람이 많아진 것도 맞는데 현보도 알바를 하고, 한결이랑 예진이도 배우잖아요. 지훈, 주미도 뭔가를 하는 것 같고(웃음). 작년에는 저희가 뭘 안했단 말이에요. 집에서 자고, 먹고, 보고, 책 읽고, 폰만 했는데. 그래서 소동에 와서는 뭘 하고 있는지 보단 심적인 변화 그런 것들 있잖아요. 난 요즘 이런 생각이 들었고 이런 마음이 들어, 이런 이야기들을 했었는데 이제 뭔가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니까 눈빛이 다른 것 같아요. 맨날 이런 얘기들 했잖아요. 어제 방을 청소 치웠고, 책을 뭐 읽었고, 하는 이야기들 그때는 느린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다들 눈이 초롱초롱하고. 얘도 명상하고 절했다고 하고. 좀 달라졌어요. 그래서 부럽기도 했어요. 각자의 시간들을 잘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이 달라졌구나. 그 두 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너무 다들 많이 변해서, 좋은 쪽으로 되게 신기했어요.
두더지: 이게 젊은이의 매력같애. 젊으면 조금만 무언가에 집중하면 금방 변해. 나같이 이런 정도 되면 오랫동안 해도 잘 안되잖아. 세수만 한번해도 낯빛이 다르고. 난 처음에 현보 보고 좋은 일 있나?
지금 이 시기가. 물론 늘 변화하잖아. 특히나 지금 앞으로 몇 년이 아주 역동적이지. 얼마나 역동적이냐면, 몸과 마음이 조화가 안 되고 못 따라가고. 자기가 힘들만큼 역동적인거야. 그래서 그때는 그런 줄 알아야해. 그 시기가 나 스스로도 감당이 안될만큼 에너지와 온갖 여러 가지 생각들과. 그래서 힘들대. 그때가 사춘기 과정이지. 자기가 감당 할 수 없는 생각들. 에너지 분출. 그래서 아까 만남과 헤어짐. 이건 이야기를 해볼 필요가 있어. 만남이라는 것이 뭔지. 어떻게 만나야 하는게 건강한 만남인지. 헤어지는 것도 마찬가지야. 건강하게 만나면 헤어짐도 건강해. 그런 방법이 있어. 그게 삶 자체가 건강한 사람은 죽음도 건강해. 그렇잖아? 만남과 헤어짐과 삶과 죽음은 이치가 같아. 어차피 그게 하나의 삶인데, 경험인데. 누구든지 사람은 만나고 헤어지고, 그렇잖아. 자연스러운 거야. 그런데 왜 우리가 자연스럽게 말을 못해. 말을 할 수 있어야지. 우리가 나중에라도 이야기할 수 있어야해. 이때에 우리가 또 뭘 시간 내서 이야기해봐야 하냐면 ‘사랑’이라는 주제야. 빠뜨릴수 없는 매우 중요한 주제야. 지금은 시험준비 한다고 하니까. 하지만 그게 끝나면 사랑이라는 주제로 공부를 해야 해. 사랑을 하지 않고 사람은 살 수 없잖아. 이것에 대해서 건강하고 올바른 사랑을 갖고 있지 않거나, 철학이 없다면, 사랑이 백번 왜곡되게 되어있어. 왜곡된다는 건 사랑을 하면할수록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라 사랑에 얽매이게 되고 상처만 남는 것 이고. 대중가요 노래 제목처럼,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 없이 살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대해서 공부하거나, 그러지 않는다는 거야. 이번 방학에라도 사랑에 대한 공부를 하자.
- 두더지가 말하는 사랑이 연애를 하는 사랑이에요 아니면 모든 사랑이에요?
연애를 포함한 모든 사랑이지. 아까 청소년이 가지고 있는 매력중 하나가 에너지라고 그랬잖아. 그 에너지를 우리가 사랑이라고 표현해도 되는데, 이때 건강한 자기의 생각을 갖고 있지 않으면 백번 왜곡된 사랑을 하게 되어 있다는 거지. 이성적인 것도. 그거는 내가보기에는 꼭 필요해. 선택과목이 아니고, 필수과목이야. 사랑이야말로 같이 이야기하고 생각이 깊어지고 건강해야하는 것이거든. 이런 식의 공부를 안 한 사람들이 커서 부부의 연을 맺어. 그 공부를 하지 않은 부부가 아이를 낳아. 부모가 자녀들에 대한 사랑. 부부간의 사랑. 거기에서 자녀를 낳잖아. 이런 것이 악순환, 건강하지 못한 것들이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사랑에 대한 질문과 거기에 대한 건강한 답을 구해야해. 아주 중요한 문제야.
첫댓글
그 에너지와 함께하는 두더지~
그 에너지를 품고사는 소동~
건강한 삶과 죽음...듣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