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 신라에는 유민들이 산곡 사이에 나뉘어 살아 6촌을 이루었다. 이 6촌은 본인들의 임금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었다. 그러자 나정에서 번개가 내리치더니 흰 말이 나타나 보랏빛 알을 낳고 사라졌다. 이 알에서 태어난 사람이 박혁거세이다. 박혁거세는 6 촌장들의 추대로 13살에 왕위에 올라 서라벌이라는 나라를 세우게 된다. 나는 신화가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만들어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 역사를 기록하고 읽다가 너무 지루해서 숨은 의미를 넣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이 신화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계림: 65년 탈해 이사금이 서쪽에 있는 시림이라는 수풀 속에서 웬 닭의 울음소리가 나서 신하 호공을 시켜 시림으로 가게 하였다. 그러자 금빛 작은 함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휜 닭이 그 밑에서 울고 있었다. 이것을 본 호공은 탈해 이사금에게 가서 이 일을 말하였다. 그래서 탈해 이사금이 시림으로 가서 금빛 함을 열어 보게 되었다. 그러자 용모가 아름다운 사내아이가 나왔다. 이때부터 시림의 시를 ‘닭 계‘로 바꾸어 계림이라고 부르고 그것을 나라 이름으로 삼게 되었다. 탈해 이사금은 아이에게 금함에서 나와 성을 김이라고 하고 이 아이가 성장하자 총명하고 지략이 많아 알지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 사람이 경주 김씨의 시조이다. 이번에 계림을 가보았는데 뛰어놀기 좋아 보였다. 내가 생각할 땐 김알지가 신화처럼 화려하게 태어나는 것이 아닌 시림에서 이름이 없는 아이가 닭이랑 놀고 있어서 탈해 이사금이 아이에게 이름을 붙여 주고 아이를 위해 시림 이름을 계림으로 바꿔준 것 같았다.
월성(석빙고): 월성은 달처럼 생긴 토성이고 신라의 궁궐터로 추정된다. 그 안에 석빙고가 있는데 석빙고는 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쓰던 얼음을 보관하던 창고이다. 6세기 지증왕이 늙은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순장을 금지하고 우경을 실시하고 신라 처음으로 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많은 업적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지증왕은 더위를 남들보다 많이 타 여름엔 나랏일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증왕은 신하들에게 여름에도 얼음을 쓸 수 있도록 얼음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만들라고 명령하였다. 그렇게 신하들이 머리를 끝까지 굴린 끝에 얼음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만들어 냈다. 이 창고는 원래 나무로 벽을 세웠지만 조선 시대로 갈수록 돌을 써 석빙고로 쓰이게 된다. 전기라는 개념이 없었던 시대이지만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얼음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만들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석빙고가 월성 안에 있어 월성을 갔지만 나는 월성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잘 몰랐는데 신라 시대 궁궐터였다. 근데 월성이 궁궐터인데 돌로 지은 석성이 아니라 흙을 지은 토성이었다. 고구려, 백제 같은 경우엔 궁궐을 방어할 수 있게 석성으로 지었다. 그런데 신라가 석성을 지을 기술도 뛰어난데 왜 월성을 토성으로 지었는지가 의문이다. 토성이 비용이 적게 들고 적이 다리를 설치해 올라가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성을 기어서 올라가기도 힘들다는 장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신라 역사에는 수도에서 적과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생각은 수도에는 병력을 두지 않고 다른 지역에 있는 성에다가 병력을 두어 적이 수도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다. 하지만 적을 막지 못한다면 본인들이 약한 것을 인정하고 나라를 바친다는 나름 평화적인 방식을 추구한 것이나 수도가 부실해도 주변 나라들을 정복할 수 있다는 신라의 자신감이었을 것 같다.
흥륜사: 신라 최초의 절이며 이차돈의 순교로 신라의 불교가 들어오게 되고 난 뒤 생긴 절이다. 법흥왕이 왕권을 강화 하기 위해 신라의 불교를 들이려고 했다. 불교에는 ’윤회설‘이라는 것이 있다. 이 윤회설은 평범한 사람이 보시를 하게 되면 다음 생에 부자가 되고 여기서 또 보시를 하게 되면 귀족이 되고 여기서 또 보시를 하면 왕이 된다는 것이 윤회설이다. 왕이 된다는 것은 전생에 착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왕은 당연히 존경받고 모셔야 한다는 왕권 강화에 정당성을 뒷받침 해주는 종교가 불교이다. 하지만 법흥왕이 아무리 불교를 들여와야 한다고 주장을 해도 신라 귀족의 반대로 불교를 들이지 못했다. 그러자 법흥왕의 최측근 신하인 이차돈이 불교를 위해 순교를 해서 신라에 불교가 들어오게 된다. 나는 흥륜사에 가서 느낀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포석정: 신라 시대 왕과 귀족들이 정치와 국사에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맑은 물을 계곡에서 끌어와 곡수를 만들고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술 한 잔 마시고 시를 한 수 읊는 놀이였다. 하지만 나는 포석정 주위를 돌아보며 차라리 포석정에서 술 마시고 시 읊는 것보다 그냥 주위 수풀에서 뛰어노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