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읽은 '劍客(검객)'
내일 4월 10일은 제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날이다. 여당과 야당이 명운을 걸고 사생결단을 하고 있다.
나는 이번 선거판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이면의 배후를 생각해 보니 씁쓸한 생각마저 들었다.
여당의 뒤에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심정적으로 응원을 보내고 있는가 하면, 야당의 뒤에는 중국이 음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향으로 볼 때 미국은 그래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박애에 바탕을 두고 사고를 하는 국가임에 비해 중국은 철저하게 중화사상에 기반을 두고 자국민 우선의 정책을 펼치는 국가다.
여기서 역사 논쟁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 가운데 우리가 중국보다 잘 산 역사는 최근 60년이 전부다. 그 전에는 한 번도 중국보다 앞선 문화를 가진 적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잘 살아온 기간은 친미정책을 추구해 온 기간과 일치한다.
195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이 우리 보다는 앞선 과학 기술을 가졌다고는 하나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 6⦁25전쟁에 참전했던 중공군의 무기는 너무 형편이 없어 유엔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인명 피해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때 중국이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었다.
중국의 국방과학 기술을 급속도로 발전시켜 준 나라는 미국인 셈이다.
중국의 우주개발 아버지라 불리는 첸쉐썬이 1955년 미국으로부터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첸쉐썬은 캘리포니아 공대를 졸업하고 2차 대전 당시 제트추진 연구소에 근무를 했다.
그는 미국의 로켓 기술만 익힌 것이 아니라 독일의 로켓 기술까지 익혔던 인재였다.
중국으로 돌아간 첸쉐썬은 군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각종 로켓 개발과 우주선 개발에 매진을 하게 된다. 중국이 로켓과 우주선 개발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하게 되도록 초석을 놓은 사람이 첸쉐썬이다.
최근 중국이 화성 탐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우주 개발 분야에서 이미 선진국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는 사건이다.
중국은 개방이후 기술력 확보만이 살 길리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그러한 연유로 자국 내의 인재 육성은 물론 외국의 선진 기술을 탈취할 계획까지 세워 추진했다.
우리나라 가전 3사의 기술을 스파이를 통해 빼내가거나 연구원에게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겠다고 회유해서 데려가 수천억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고스란히 탈취하는 수법을 쓴 관계로 가전제품이나 스마트 폰 기술의 격차를 좁힘으로써 원천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 회사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k 배터리 기술과 반도체 기술을 빼내어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니 두려움마저 든다.
또 중국은 최근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인재 1000명을 유치하겠다는 이른바 ‘천인(千人)계획’을 세워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돈으로 선진국의 기술 인재를 데려와 기술 유출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산업 스파이 활성화 계획’과 같은 처사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화학 교수를 매수하여 첨단정보를 빼낸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 의료 로봇 기술을 빼낸 것도 천인계획의 일환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실체를 깨달은 미국은 기술유출방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맹국과 결속하여 함께 대응을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기술유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힌 범죄자에게는 중형으로 다스리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법망이 느슨해 중대한 범죄가 아니고는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많아 중국의 유혹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산업스파이에게 중형을 내릴 수 있도록 법망 체계를 강화하는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반도체나 AI 바이오 분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AI는 인간의 지능적인 행위를 흉내 내는 집합체다. 중국의 인구가 14억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 네티즌이 10억 명이라 가정할 때 이들이 글을 올리면 축적되는 데이타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게 되면 AI 딥런닝(deep rearning) 분야에서는 어느 국가도 중국을 따를 수 없게 될 것이다.
다가올 미래에 중국이 AI 딥런닝(deep rearning) 데이터를 무기삼아 세계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 중국의 시인 賈島(가도)가 지은 劍客(검객)을 읽고 불현 듯 느낀 바가 있어 생각나는 대로 써 보았다.
劍客(검객) : 賈島(가도)
十年磨一劍(십년마일검) : 십년동안 한 자루 칼을 갈아
霜刃未曾試(상인미증시) : 서릿발 칼날 시험조차 하지 않았소.
今日把贈君(금일파증군) : 오늘 칼 잡아 그대에게 주노니
誰有不平事(수유불평사) : 불평을 일삼는 일을 감히 누가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