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힘이다, 보여주는 것은 그겁니다. 이야기는 아주 단순합니다. 고층빌딩에 남아있는 아내와 두 아이를 구출해내는 것입니다. 문제는 왜 그들이 거기에 있어야 했는지 하는 것이지요. 이제 신축 오프닝 축하연이 시작되는 시점인데 유일하게 입주한 주민이 있습니다. ‘윌 소여’의 가족에게 특혜를 준 것입니다. 물론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숨은 뜻을 알지 못하고 윌 소여는 가족과 함께 들어옵니다. 윌이 일하러 나간 사이 기다렸다는 듯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밖에 있던 윌이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사태가 심각해져 있습니다. 생각할 틈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 가족을 구출해 내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세계 최대 높이의 건물 ‘펄’을 짓고 이제 개업식을 하려는 날입니다. 이 날을 함께 기다려온 작자가 따로 있습니다. 아무튼 건물주인 자오가 모든 준비를 하고 고층에서 직원들과 이런저런 점검을 합니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윌 소여가 소개됩니다. 아직 소규모 회사를 가지고 있는 윌에게 이 초고층 빌딩의 안전 책임을 맡긴 이유는 친구 덕입니다. 친구가 강력 추천한 것이고 그만한 이용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윌로서는 오직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덫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가족이 이미 위험에 빠진 상태입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 : 15) 말씀처럼 친구는 사망으로 끝납니다.
위에서는 축하식을 준비하며 사전 점검을 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 내로 침입자들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96충에 올라와서 화학 약품을 뿌립니다. 불을 낼 작정이지요. 나중에는 아래위로 불길이 번져서 건물 전체를 삼킬 것입니다. 문제는 윌의 가족이 98층에 거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발화와 동시에 불길이 96층 전체로 번집니다. 곧바로 소방서에 연락이 되고 밖에서는 이 놀라운 광경을 보려고 시민들이 몰려듭니다. 당사자에게는 미안하지 말이지만 예부터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불구경’ 볼만한 구경입니다. 사람들 소방차들 경찰들 게다가 방송사들 그리고 헬리콥터까지, 한 마디로 야단이지요. TV 중계까지 됩니다. 그런데 화면에 용의자로 바로 윌이 뜹니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윌이 바로 사람들 그리고 경찰의 눈에 띕니다. 잡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한 시가 급하지요.
일단 건물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모두 통제되었습니다. 게다가 경찰에 쫓기는 몸까지 되었습니다. 건물 가까이 대형 크레인이 보였습니다. 일단 저것을 타고 건물 가까이 아니면 그 건물로 진입할 생각입니다. 경찰도 악착같이 따라옵니다. 악당들이 노리는 것은 건물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태블릿 PC입니다. 그것을 건물주인 자오가 책임을 맡을 윌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러니 윌은 양쪽으로부터 목표가 됩니다. 안팎으로 쫓기며 가족을 구해내야 합니다. 일단 화재 현장인 건물로 들어가야 합니다. 대형 크레인을 이용하지만 그 높은 허공에서 건너편 건물로 공중을 이동한다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사실 이런 질문은 무의미합니다. 사람이 무슨 일을 당하면 자기도 모르는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도 하니까요.
악당은 윌이 자기네가 원하고 있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일부러 찾아갈 것도 없이 자기 발로 오게 할 수가 있습니다. 가족을 볼모로 잡으면 됩니다. 불과 싸워야지요, 경찰에 쫓기지요, 악당들과 맞서야지요, 대단합니다. 그렇게 불 속에서 그리고 그 높은 곳에서 가족을 건지려고 동분서주합니다. 눈앞에 가족을 보면서도 어떻게 불을 피해 나가느냐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런 형국을 악당들이 가만두지 않습니다. 역시 대단한 가장을 둔 가족입니다. 외과의사라는 아내 ‘사라’ 역시 한몫을 해냅니다. 아이들은 그 무시무시한 상황 속에서도 벌벌 떨고만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가 하는 의아심은 버리기로 합니다. 장애인이 된 아빠 그리고 남편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3배 크기라고 하던가요? 높이가 1천 미터나 된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지금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언제이고 정말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이야기는 뻔합니다. 그래서 홍보지에 줄거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냥 보라는 것이지요. 볼거리 그것으로 족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보기만 해도 듬직한 배우의 동분서주 가족 구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야기보다 볼거리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 왜 3D나 아이맥스로 만들지 않았는지 매우 아쉽습니다. 정말 실감나게 눈이 뱅뱅 돌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참, 사람들이 왜 자꾸 올라가려고 하지요? 옛날 ‘바벨 탑’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때야 혹 다시 생길 홍수가 두려워서 만들었을 것입니다. 다시는 물에 빠져 죽지 말자고. 그런데 요즘은 마치 부의 상징처럼 되었습니다. 그냥 비행기 타고 내려다보면 될 텐데 말입니다. 왜 돈 쳐 들여 그 고생을 하는지, 거 참!! 영화 ‘스카이스크래퍼’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