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국내 유일의 지평선이있는 김제로 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서구 문화 센터에서 주관한, 이 계양 박사님과 함께하는 이번 문학 기행은 조 정래님의 소설 "아리랑"의 주 무대였던
"징게맹갱"(김제 만경)의 역사적 의의를 되짚어보고 아울러 아리랑에 담긴 문학 정신까지 공유할수있는 기회라고 할수있겠다.
어제는 그렇게도 많은 비가 종일토록 내리더니 오늘 아침은 세수한듯 말끔한 얼굴로 우리의 여행을 기분좋게 안내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빼곡히 좌석을 채우고 1시간여를 달려 당도한 김제에서 제일 먼저 간 곳은 "벼의골"이라는 뜻의 인공 저수지인 벽골재이다. 백제 비류왕 27년(330년)때 쌓은 우리나라 최초,최대 규모라한다.
높은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대나무로 만든 거대한 청룡과 백룡이 우리를 맞이하고 "단야"라는 처녀를 바쳐 둑의 보수공사를 마칠수 있었다는 전설을 들으며 큰 기대를 안고 "장생거"라는 수문 위로 올라가보니 에게게~사진으로 보던, 바다와도 같은 넓디 넓은 저수지는 커녕 수로도 아니고 도랑도 아니고......(심했나?)
해설사의 말대로 실망감을 안고, 일단 다들 배고파해서 청국장과 순두부로 나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설레임을 안고 아리랑 문학관으로 향했다.
벌교의" 태백산맥"의 원고가 높이 쌓여있는것처럼 김제 또한 2미터가 훨씬 넘는"아리랑"의 육필 원고가 높다랗게 전시되어있고 집필을 위해 기록해둔 취재 수첩과 그림까지 곁들인 노트, 필기구 등 4년 8개월에 걸친 200자 원고지 2만장에 이르는 대장정의 소설임을 한눈에 알수있었다.
개인적인 감정이지만,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일제시대,아리랑에 이어 해방 전후를 그린 "태백산맥" 그리고 개발 독재 시대의 빈민들의
애환을 그린 "한강"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아픔을 픽션과 넌픽션을 적절히 넘나들며 방대한 분량의 글로 완성하여 민족의 삶의 모습을 비춰주고 새로운 시대로 지향하는 기회를 제공해준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있다.
"아! 한반도(1904~1911년)
"민족혼 (1912~1920년)
"어둠의 산하 (1921~1931년)
"동트는 광야 (1932~1945년) 등 4부로 나뉜 시대별 설명과 하와이로 이민간 동포들의 모진 노동의 고달픔과 고향의 향수를 달래기위해 불렀다는 "아리랑"을 우리 모두 진지한 마음으로 불렀을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했다.
작가 조 정래님이 가장 존경한다는 시인 한 용운님의 "님의 침묵"을 거의 프로에 가까운 감동으로 낭송해준 박 미영씨의 멋진 시간에 이어 6개월 이후에나 배달된다는 느린 편지 쓰기 시간도 갖었다.
나 자신에게, 혹은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친구에게 각기 편지를 쓰는 아름다운 모습도 볼수있었고 힐링할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모든 일정이 끝나갈 무렵, 드문 기회일듯 싶은 김 초혜 시인의 문학관 방문으로 다같이 단체 사진도 찍고 악수도 나누는 귀한 시간도 가졌고 맛깔나게 설명해주신 해설사님의 찬사도 들었다.
열심히 듣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수준높은 경청 자세를 보여준 우리 하하님을 비롯 오늘의 여행을 함께 즐긴 아리랑 문학관 여행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여행의 뒷자락은 늘 아쉽다.
시간은 어찌 그리 빠르게 지나가는지 "망해사"를 들를 계획은 무산되었고 벌써 어둠이 찾아오려 서성대는듯 낮의 밝음은 속절없이
물러갈때쯤 출발지였던 서구 문화 센터에서 작별의 아쉬움을 뒤로하였다.
첫댓글 아리랑을 끝까지 읽었는지 어쨌는지도 기억나지않는 희미한 기억력의 소지자인지라 내일보다는 오늘이 명료하겠기에 오늘이 지나기전에 기록(?)하리라는 의무감에 허겁지겁 쓰고보니 징검다리 건너듯 띄엄띄엄......그래도 안쓰는것보다는 낫지않나싶습니다.아리랑의 내용이나 감상은 각자의 몫이어서 특별히 기술하지 않았고 일제의 만행에 울분이나 한서린 통곡은 더더욱 배제하였고 담담히 경로만 추적하였습니다.하하님과 더불어 처음 기행에 참여해주신 미숙씨, 선영씨, 지현씨, 천미영씨, 마리아언니, 민철씨,경만쌤? 모두모두 감사+행복,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지 못한 하하님들과도 다음 기회를 기약합니다~
''징게맹갱외에밋들'제목을 보고 일본말인가,맹꽁이타령인가 의문을 갖고 읽었습니다. 무식의 소치.'아리랑'을 읽었으면 금세 뜻을 알았겠지요.물론 '징게맹갱'은 알게 되었지만 외에밋들? 서구문화센터서 작품에 대한 공부를 할 걸 후회도 되지요.그런데 방대한 대하소설 같은건 읽어본 일이 별로 없습니다.물론 책을 멀리하는 건 아닌데도.. 아무튼 우리민족의 역사,삶,한을 배우고 갑니다.맑은 날씨와 더불어 행복한 힐링의 시간이 느껴옵니다.한용운의'님의 침묵'에 완전 몰입한 박미영님의 멋진 음성이 여기까지 들리네요.여행전문가 리한님,다음에도 아름다운 여행기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