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유엔군사령관 겸직)이 4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과 관련해 “(수립된) 계획을 조정하며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주한미군전우회와 한미동맹재단이 한미연합사 창설 기념일(11월 7일)을 계기로 주최한 웨비나에서 “대부분 계획이 처음 그대로 가진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미 수립된 전작권 전환 계획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전작권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국 군의 입장과는 다소 결이 달라 보이는 대목이다. 다음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 등을 놓고 치열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의 명확한 타임라인을 못 박아야 한다는 지적에 “12월 SCM을 할 때 국민의 여망 등을 포함해 강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은 한미 군 통수권자, 그 다음 이에 따른 연합지휘 체계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전작권 전환은) 어찌됐든 타임테이블을 정해놓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 이뤄질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한미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양국 군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는 한반도를 수호하고 정전협정을 이행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67년간 유지된 정전협정은 대한민국 침략에 대한 연합사의 억지력 증거”라며 “이는 동맹 프로세스와 복잡한 결정 절차를 시험하는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을 통해 강화됐다”고 말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20일 “종전선언을 하든 안하든 (북한의) 위협은 그대로”라며 “우리의 책임은 대한민국과 한국민을 보호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은 이날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 주최로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종전선언 논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직 한미 연합군 수장으로서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간과한 채 섣불리 종전선언을 추진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종전선언 논의는) 굉장히 복잡한 이슈로 세심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이런 논의가 대중적으로 이뤄지면 많은 소란을 야기할 수 있어 내부적으로, 또 외교적으로 조용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이 한국 대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가’라는 참석자의 질의에 그는 사견을 전제로 “미국은 타국의 선거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조용하게 제대로 된 방식으로 해야 종전선언도 잘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대해 그는 “북한은 ‘내가 못할 것이 뭐냐’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며 “북한의 SLBM 능력은 한미동맹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어 한미동맹도 이에 맞춰 발전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능력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이렇게 무책임한 국가가 미사일과 핵 능력을 가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의 군사적 힘과 경제적인 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북한의 군사력은 한미동맹에 게임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